북, 국제사회 지원물자 전용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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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2012년 5월 9일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죤’은 김정은이 만경대유희장을 돌아보면서 관리부실 문제를 질타하는 사진들을 내보냈습니다. 또 2012년 10월 15일에 김정은은 혁명가 유자녀들을 키운다는 ‘만경대혁명학원’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김정은은 ‘조선소년단’ 창립일을 맞으며 2014년 6월 6일에도 ‘만경대혁명학원’을 현지지도 했습니다. 아마 평양시에 살거나 평양에 대해 잘 아는 북한 주민들이라면 제가 왜 이런 말을 꺼내들었는지 선뜻 짐작하고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만경대유희장은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이 태어났다는 만경대 고향집에서 직선으로 5백 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김정은이 두 차례나 현지지도 한 ‘만경대혁명학원’도 만경대 고향집에서 누우면 발이 닿을 만큼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선대수령들의 혁명사상, 혁명전통을 100% 완벽하게 계승한다는 김정은이 할아버지 김일성이 태어난 고향집을 코앞에 두고도 애써 외면해 버렸다는 이 엄연한 사실을 북한의 인민들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까?

김정일 시대까지 북한은 인민들에게 혈통의 순수성을 선전할 때마다 ‘만경대 가문’, ‘만경대 혈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왜냐면 김정은이 자랑하는 ‘백두의 혈통’은 김일성과 빨치산 투쟁을 하던 집단을 가리키는 상징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김정은이 ‘만경대 혈통’이라면 가문의 순수성과 거리가 먼 ‘백두의 혈통’을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김정은이 정말 ‘만경대 혈통’이라면 장성택 처형을 통해 마지막 남은 ‘만경대 가문’의 계승자였던 고모 김경희를 매장해 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제 북한의 인민들은 김정은이 왜 ‘만경대 혈통’이라는 순수성을 버리고 혈통의 범벅 탕인 ‘백두의 혈통’을 고집하고 있는지, 왜 만경대를 코앞에 두고 매번 외면을 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지난해 함경북도 수해지역의 복구를 위해 국제사회가 무상으로 기증한 물자와 식량, 자금을 평양시 여명거리 건설장과 원산 해저호텔 건설장으로 빼 돌리고 일부는 전쟁예비 물자로 전용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폭로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큰물피해 지역에 지원물자를 고루 나누어 준 것이 아니라 집이 완전히 파괴된 가정들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지원했다”며 “새집을 받았다고 해서 다 지원물자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8월말부터 9월초사이 태풍 ‘라이언 록’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북한 함경북도 두만강 지역에 큰물피해가 발생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여명거리 건설을 중단시키고 북한의 모든 건설인력을 두만강 지역 수해복구에 동원시켰습니다.

북한은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2만여 동의 살림집을 지어 집을 잃은 수재민들을 발 빠르게 입주시키며 김정은의 인민사랑을 요란하게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새 집에 입주했다고 다 지원물자를 받은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수재민들에게 가족 수에 상관없이 국제사회가 지원한 쌀 50kg씩을 지원하고 도루묵 10kg, 두 달분의 땔감과 5kg짜리 식용유를 공급했다며 그 외 동복과 담요 식기류를 지원했지만 상표는 모두 북한산이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설령 새집을 받았다고 해도 큰물피해로 집이 반파돼 재산을 건질 수 있었던 주민들과 큰물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들에겐 아무런 혜택도 없었다며 2만여채의 새 살림집 에 입주한 주민들 중 지원을 받은 가정은 60% 정도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함경북도 큰물피해 복구를 위해 국제사회가 지원한 자금과 물자는 현지 공공건물과 살림집의 지붕을 씌우는데 이용됐을 뿐 나머지는 전부 여명거리 건설과 원산시 해저호텔 건설에 돌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통조림으로 된 식품들은 수재민들이나 여명거리 건설자들도 맛보지 못했다며 통조림은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전부 전쟁예비물자로 보관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지원한 디젤유도 전량 군수물자로 돌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큰물피해를 입은 함경북도의 경우 고산지대여서 11월 초만 되면 디젤유가 얼기 때문에 운전기재들을 움직일 수 없다”며 “함흥 이하 내륙지대는 겨울철에도 기온이 높아 디젤유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올해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에 주요 도시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을 한 것도 유엔과 국제사회가 함경북도 수해복구와 북한의 애육원 어린이들에 영양제로 지원한 물자들을 이용해 마련할 수 있었다고 소식통은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이 수해복구에 지원한 2천만 위안의 자금은 주로 굴삭기를 비롯한 건설장비들과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철근과 시멘트”라며 “국제사회의 넉넉한 지원으로 올해 4월까지 여명거리 건설을 끝낼 자재들을 모두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 있던 시절인 2010년 8월 신의주에서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발생한 큰물피해 때에도 중국에서 지원한 건설자재들을 빼돌려 원산시 갈마반도에 호화물놀이시설을 건설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양강도의 소식통은 “김정은이 2014년 8월 원산시에 세계적 수준의 해저호텔을 건설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지만 필요한 자금 2천만 달러를 확보하지 못해 지금껏 기초공사만 했을 뿐 기본 건설엔 착수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인민군 건설부대인 공병국 제1여단을 동원해 원산시에서 해저호텔 건설에 착수했다며 건설용 자재들은 대부분 지난해 함경북도 수해복구를 위해 국제사회가 지원한 물자로 보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김정은은 자신이 발기한 원산해저호텔 건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김정은의 독촉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해저호텔 건설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바닷물의 수압에 견디는 강화유리 구입을 비롯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수해복구에 필요한 시멘트와 응급치료용 의약품은 얼마든지 자체로 생산할 수 있었음에도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았다”며 “수재민들에게 지원한 천막도 나중에 전시예비물자로 모두 회수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2012년 12월 강원도 ‘세포등판’에 대규모 목초지를 조성할 때에도 국제사회가 지원한 천막과 담요들을 회수해 두었다가 건설자들에게 긴급지원을 했다며 북한에 지원한 물자가 주민들의 손에 닿는다는 것은 꿈같은 얘기라고 일축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평양시 여명거리 건설이 끝나면 삼지연 건설과 원산관광도시 건설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은 이런 건설에 자재를 대주어 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역할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