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인민생활 나아진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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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북한은 오늘’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이쇼프(이숍) 우화라하면 북한에도 아는 사람들이 많죠. 1986년에 북한은 ‘이쇼프 이야기’라는 책을 출판했고 1990년대 초 조선중앙텔레비죤(TV)으로 방영한 어린이 교육용 외국만화영화 몇편 중에도 이쇼프의 우화가 있었습니다.

제목이 ‘승냥이야, 승냥이야’였는데 이 우화의 원제목은 ‘늑대와 양치기 소년’입니다. 1990년대 이후부터 북한이 외국소설들을 출판하지 않고 있는 관계로 지금의 북한 젊은이들은 이쇼프의 우화를 거의 접하지 못했을 거라고 판단합니다.

이쇼프의 우화 중에서 ‘승냥이야, 승냥이야’는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양치기를 하는 목동 소년이 어느날 숲에서 뭔가를 보고 황급히 소리를 칩니다. ‘승냥이다, 승냥이가 나타났다’, 소년의 외침에 동네사람들이 낫과 몽둥이를 들고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도망을 갔는지 승냥이는 흔적도 없었죠. 동네사람들은 어린 소년의 너무 놀랐을 거라고 위안을 해주며 흩어집니다. 자신의 한마디 외침에 숱한 마을 사람들이 달려 나오는 것을 본 소년은 마음이 무척 즐거워졌습니다.

다음날 아침 양떼를 몰고 들판에 나간 목동 소년은 일부러 크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승냥이야, 승냥이야’, 마을 사람들이 다시 낫과 몽둥이 들고 나타났지만 이번엔 철부지 어린애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승냥이야, 승냥이야’ 하는 소년의 외침은 계속됐고 단단히 화가 난 사람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진짜 승냥이 떼가 나타났습니다. 황급히 나무에 기어 오른 소년은 힘껏 소리를 질렀습니다.

‘승냥이야, 승냥이야, 이번엔 진짜에요’, 하지만 소년에게 한두번 속지 않은 마을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나쁜 녀석, 우리가 그렇게 쉽게 속을 것 갔냐?” 그러는 사이에 승냥이들은 양들을 모조리 잡아먹었습니다.

거짓말도 한두번이지 밥 먹듯 계속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교훈을 이 우화는 어린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잘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의 인민들은 어떻습니까? 이 우화를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는가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 첫해 인민군 열병식 광장에서 북한 인민들에게 한 약속이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김정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인민, 만난 시련을 이겨내며 당을 충직하게 받들어 온 우리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당의 확고한 결심입니다.

노동당창건 70돌을 맞는 열병식장에서 김정은은 또 이렇게 연설했습니다.

김정은: 용감하고 슬기롭고 아름다운 우리인민을 위하여 만짐을 지고 가시밭도 헤치며 미래의 휘황한 모든 것을 당겨 올 것입니다.

네, 북한 인민들에게 노동당이 가장 큰 행복을 선사하고 또 인민을 위해 노동당이 모든 짐을 지고 어떤 시련도 감수하겠다는 것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연설 내용들인데요.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김정은의 영도업적을 자랑하기에 바빴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죤: 단층주택 지구였던 본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2만여평 미터에 달하는 넓은 부지면적에 수십개 호동의 다층살림집들이 자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선중앙텔레비죤’은 평양에서 진행된 ‘인민소비품 전시회장’을 소개하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영도아래 북한의 공장, 기업소들에서 인민생활 향상에 필요한 수많은 생필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장시간에 걸쳐 자랑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투쟁속에서 만들어 낸 질 좋은 방직 및 편직 제품들과 형태가 새롭고 질이 좋은 신발류들, 인민들의 식생활 수준을 한 계단 끌어 올리는데 기여할 갖가지 식품들이 출품돼서 참관자들에게 기쁨을 주었습니다.

노동당창건 70돌을 맞으며 북한이 이룩했다는 이러한 성과들은 모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발기하고 진두에서 지휘한 업적들이라는 것입니다.

[PROMO] 여러분께서는 지금 RFA,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전해드리는 ‘북한은 오늘’을 듣고 계십니다.

올해 5월 북한은 노동당 제7차대회를 개최합니다. 북한은 군인건설자들과 청년돌격대원들이 노동당 7차대회 전으로 건설을 완공하기 위해 백두산청년발전소 제2단계 건설과 위연-삼지연 사이 관광철도 건설을 다그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죤: 몸에 밧줄을 매고 10여 미터의 높이에서 기틀 조립 전투를 벌여 공사 속도를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2월 18일 북한은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당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의 ‘공동구호’ 350개를 발표하고 ‘올해 강성국가 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나가자”고 전국의 군인들과 청년들, 인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또 2월 23일 노동당 중앙위는 평양에서 당 정치국위원과 후보위원, 도당 책임비서와 인민위원장, 각 군부대, 근로단체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 당원들에게 보내 편지”를 전달하고 앞으로 ‘70일 전투’를 벌리자고 노동당원들을 독려했습니다.

그런데 7차대회를 위한 노동당의 조치들과 관련해 소식통들은 “당은 약속만 할 줄만 알지 약속을 지킬 줄 모르는 집단”이라고 꼬집으며 “김정은이 집권한 후 인민들은 더 이상 졸라 맬 허리띠가 없을 정도로 혹사당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 언론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수많은 살림집을 건설하고 유희오락 시설들을 일떠세웠다며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소비품들도 쏟아지고 있다고 선전하지만 정작 소식통들은 “빈 말뿐이지 우리에게 차례진 건 하나도 없다” 강조했습니다.

이런 소식통들의 주장을 증명하듯 국경을 넘어 마약을 밀수하는 북한 주민의 생생한 영상이 한국의 언론들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북한 밀수꾼: 이게 약입니다. 이게 얼마나 됩니까? 이게 ‘뺑국’이라는 겁니다.

김정은 정권이 인민생활 향상을 그토록 외쳤지만 북한 인민들의 생활은 목숨을 걸고 중국에 마약까지 들고 나와야 할 만큼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노동당이 최근 발표한 ‘전체당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공동구호’에 대해서도 소식통들은 “거짓말도 한두번이지 더는 속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