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인민위원회 산하 각 동사무소를 통해 조총련 귀국자들과 북한에 귀화한 일본인 여성들의 현황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월 4일 ‘특별조사위원회’조직
박성우: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북한 당국이 ‘3.12 그루빠’를 통해 북송된 일본인들을 조사하고 있다, 이런 내용의 보도가 일부 한국 언론에서 나왔는데요. 그래서 ‘3.12 그루빠’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 그런데 북한이 새로 ‘3.12 그루빠’를 조직했다는 사실은 지금 보도되고 있는 ‘북한은 오늘’ 시간을 통해 처음 보도된 바 있죠?
5월 19일 방송이었습니다. 그때 ‘3.12 그루빠’의 존재에 대해 처음 다루었는데요. 그런데 지금 한국 언론들에 보도되고 있는 ‘3.12 그루빠’의 실체와 우리가 이 자리에서 처음 보도했던 ‘3.12 그루빠’의 내용에는 좀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 기자의 설명을 직접 좀 들어보고 싶은데요. ‘3.12 그루빠’의 구체적인 실체, 뭐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문성휘: 네, 최근 한국의 일부 언론들에서 북한이 “올해 3월 12일 김정은의 ‘방침’에 따라 북송 일본인 귀화자와 일본인 유골 등을 조사하는 ‘312 그루빠’를 꾸려 이미 실제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일본에 있는 총련(조총련) 관계자가 이런 진술을 했다고 한국의 언론들은 보도를 했는데요.
하지만 제가 다시 알아 본 결과 ‘3.12 그루빠’, 그러니까 이게 어떤 문제해결을 위해 일시적으로 조직된 ‘그루빠(그룹)’가 아니고 상설적인 사명을 띠고 앞으로도 계속 존재하게 될 ‘상무’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3.12 상무’라는 거죠. 이런 ‘3.12 상무’의 임무는 우리가 처음 다룬 내용과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저희들이 언급을 했듯이 ‘3.12 상무’는 올해 3월 12일 주민등록과 통제를 더욱 강화하라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조직됐습니다. ‘3.12 상무’가 조직된 배경은 3월 9일, 북한 전역에서 치러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와 관련이 있습니다.
당시 북한의 언론들은 마치 모든 주민들이 다 선거에 참가해 찬성 투표한 것처럼 보도를 했지만 본의 아니게 선거에 참가하지 못한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게 주민들의 이동이 많은데 비해 주민등록 심사가 까다롭다 나니 많은 주민들이 현지에 거주하면서도 주민등록 절차를 무시해 버리는 게 원인이라는데요.
이와 관련한 대책으로 조직된 것이 바로 ‘3.12 상무’입니다. 따라서 ‘3.12 상무’의 임무는 불법적인 거주자들, 또 임시적이라 할지라도 해당 조직의 ‘이동증’과 ‘군사 이동증’이 없이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 그리고 출처가 분명치 않은 거주자들에 대한 통제입니다.
박성우: 그러니까 ‘3.12’라는 게 그루빠가 아니고 ‘상무’라는 거고요. 그리고 한마디로 일본인 납북자와 북송 일본인들에 대한 조사를 위해 새로 만든 조직은 아니라는 이야기인 거죠?
문성휘: 그렇습니다. 북한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를 다루게 될 ‘특별조사위원회’를 7월 4일에 조직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3.12 그루빠’가 벌써 몇 달 전부터 북송된 일본인들을 내부적으로 조사하고 있었다는 건데 이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내용입니다.
우선 저희들이 5월 19일, ‘북한은 오늘’ 시간을 통해서 “북한 당국이 최근에 또 무슨 ‘상무’라는 걸 조직했다”라고 ‘3.12 상무’가 조직됐음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 잘 못 이해를 하다 보니 ‘3.12 상무’가 조직된 날짜를 3월 12일, 김정은이 지시한 날짜로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성우: 네,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 좀 더 설명을 해주시죠.
문성휘: 네, 북한 내부소식통들에 따르면 ‘3.12 상무’는 5월 중순부터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북한에선 상당히 빠른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왜냐면 북한의 실무자들도 어떤 방침이 떨어지면 그에 맞는 조직을 만들 일정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기간이 보통 4~5달 정도가 걸린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이고요. 또 한국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는 달리 ‘3.12 상무’는 노동당 산하 조직인 것이 아니라 인민보안부에 소속돼 활동하는 조직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네, 무슨 말인지 좀 이해는 됩니다. 그런데 ‘3.12 상무’도 주민등록과 관련된 통제를 목적으로 조직됐다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이 조직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도 함께 다룰 수 있는 여지도 있지 않을까요?
문성휘: 네,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함께 다룬 다기보다는 주민등록 조사과정에서 일부 귀국자들을 조사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왜냐면 ‘3.12 상무’의 임무가 불법 거주자 통제입니다.
때문에 귀국자들 중에도 불법 거주자가 있다면 충분히 조사를 할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3.12 상무’의 조사는 어디까지나 북송 일본인 조사가 아닌 북한 주민등록 절차에 따른 조사라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알겠습니다. ‘3.12 상무’가 북송된 일본인들의 조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걸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현재 북한에서 일본인 납치자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네, 북한에서 일본인 납치자 조사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솔직히 조사가 전혀 필요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이게 왜냐면 북한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재일본 귀국자들을 전담하는 부서를 따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지도부는 당생활지도과, 간부과를 비롯해 여러 개의 부서들과 이와는 별도로 30여개가 넘는 개별적 과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중에 일부 알려진 과들을 보면 대남담당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지도부 1과나 김정은 일가의 호위 사업을 담당하는 5과, 남노당 출신들을 관리하는 6과와 같은 부서들이 있습니다.
또 총련계 재일본 귀국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각 도당 조직지도부 11과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이들을 철저히 관리해 왔기 때문에 사실상 따로 조사가 필요 없다는 의미입니다.
박성우: 그렇다면 북한이 최근 만들었다는 ‘특별조사위원회’가 있지 않습니까. 이게 실제 조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말로도 들리는데요. 어떻게 보면 되겠습니까?
문성휘: 네, 북한도 조사는 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의 모든 주민들은 그가 누구이든 말단행정조직인 ‘인민반’에 소속돼 생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남노당 출신들이나 총련계 재일본 귀국자들의 생활에 대해서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해당 인민반장이라는 거죠. 그런 이유로 최근 북한 당국은 각 인민반장들에게 재일본 귀국자들의 생활을 상위 기관인 동, 구역사무소들에 통보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그렇군요. 그런데 일본인 납치자 조사를 위해 만든 ‘특별조사위원회’는 보도에 따르면 국가보위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 기자의 말을 들어보면 보위부는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문성휘: 개입은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보위부가 개입하기까지 일정한 체계가 있다는 거죠. 해당 인민반장들을 통해 동, 구역사무소들에 귀국자들에 대한 통보가 이루어지면 그 자료는 다시 인민위원회 사무장을 거쳐 각 도당 조직지도부 11과에 보고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종합된 보고 자료를 참고해 조직지도부는 문제가 있을 만한 귀국자들이나 그들을 따라 온 일본인 아내들을 방문하고 조사하도록 해당지역 보위부에 위임한다는 거죠. 보위부의 조사라는 것도 내용적으로 보면 현재 생활이 몹시 어려운 귀국자들에게 식량을 지원해 주거나 건강상에 문제가 있는 귀국자들을 특별히 치료를 해주는 게 전부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그러니까 이제 와서 북한 당국이 이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보여주고 있다, 이 말이군요.
문성휘: 네, 그렇죠. 그만해도 정말 다행이라고 봐야합니다. 한마디로 북한은 일본인 납북자나 귀국자들을 특별히 관리해 왔기 때문에 ‘특별조사위원회’까지 만들어 놓고 그 무슨 조사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박성우: 알겠습니다. ‘3.12 상무’가 북송 일본인들을 조사하기 위해 만든 기관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이미 귀국자와 납치자의 현황은 북한 당국이 철저하게 파악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최근에 만든 ‘특별조사위원회’라는 게 그 용도가 의문시 된다는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