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도 전투함 침몰, 승조원 7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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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군의 구잠함과 경비정이 원산인근 앞바다에서 연일 침몰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지난 4월에도 전투함 한척이 침몰해 71명의 승조원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쌀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농민들과 쌀장사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 4월에도 전투함 침몰, 승조원 71명 사망

박성우 :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의 ‘노동신문’이 지난 2일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전투임무를 수행하다가 장렬하게 희생된 인민군 해군 제790군부대 용사들의 묘를 찾았다” 이렇게 보도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북한내부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좀 알려진 것이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우선 간단히 설명을 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번 북한 해군함선들의 침몰과 관련해 한국의 군 소식통은 3일, 북한해군의 구잠함과 경비정이 지난달 중순 동해바다 원산인근 등지에서 침몰해 해군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내용을 전했습니다.

김정은이 침몰한 해군 병사들의 묘를 찾았다고 보도한 북한 언론의 사진들을 보면요. 사망한 병사들은 대략 20명 정도로 추측이 됩니다. 또 묘비에 사망한 날짜를 10월 13일로 기록한 것으로 보아 사고는 지난달 10월 13일에 일어났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 그렇겠군요. 한국 언론보도를 보면 침몰된 함선은 북한해군 790군부대 구잠함 233호로 되어있습니다. 이 함선은 1970년대 중반 중국에서 들여와 이젠 수명도 다 지났다고 알려지고 있고요. 때문에 북한이 수명이 다 지난 함선을 가지고 훈련을 하다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주민들 속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문성휘 : 네, 우선 북한 주민들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텔레비죤’의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이러한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함선침몰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한 내부소식통은 사고가 난 원인이 “훈련도중 폭뢰가 잘 못 터졌기 때문”이라는 군 간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난 배에서 투척한 폭뢰가 바다에 떨어지자마자 폭발을 일으켰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북한 해군 구잠함 233호는 훈련에 동원돼 바다에 폭뢰를 투척했는데 이때 투척한 폭뢰가 제작상 결함으로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폭발을 해야 하겠는데 그 자리에서 폭발했다, 그래서 결국 구잠함이 침몰됐다는 내용입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물속 깊숙이 들어가서 폭발을 해야 정상인데 그러지 못했다는 건 제작상의 결함으로 보인다, 이런 말이군요?

문성휘 : 네, 맞습니다.

박성우 : 그러면 함선이 낡아서 침몰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지금 현재는 북한에서 그렇게 소문이 돌고요.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올해 훈련도중 그러한 사고가 비일비재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아, 또 다른 예가 있는 모양이죠?

문성휘 : 네, 올해 5월에도 황해남도 4군단에서 여성방사포부대가 사격훈련을 하던 도중 포탄이 포구에서 터져 3명의 여성군인들이 숨지고 4명은 심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고요. 그런가하면 지난 4월 28일 새벽, 그 당시가 북한이 한창 핵전쟁소동을 벌릴 때였습니다. 4월 28일 새벽에 함경북도 어대진 노동자구에 위치한 해군기지 전투함 한척이 훈련도중에 침몰해 무려 71명의 승조원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71명이 사망했다면 승조원 전원이 사망한 건가요?

문성휘 : 그런건 아니고요. 승조원은 모두 78명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나 승조원 세 명은 사고당시 함선에 타지 않았다고 하고요. 그러니까 75명이 승선해 훈련하던 중, 심한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함선에 균열이 가면서 침몰했다는 겁니다.

전투함이 침몰한다는 정황을 포착한 북한 당국이 심한 파도에도 불구하고 경비정을 띄웠으나 경비정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해군 병사들이 모두 숨진 뒤였다고 하고요. 다만 구조용 직승기가 동원돼 4명의 병사들을 구조했으나 짙은 안개로 하여 더 이상 구조를 못했다는 겁니다.

그렇게 큰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군인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것을 우려해 지금까지 그러한 사실을 비밀에 붙이고 있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이 이미 확인을 했습니다.

박성우 : 71명이 사망했는데 이걸 비밀에 붙였다, 이해가 잘 안되는 대목입니다. 북한에서 훈련 중에 사고가 많이 난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들었습니다. 이게 아마도 군기가 문란해지고 군장비에 대한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다보니 이렇게 사고가 늘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2. 주민들, 쌀값 하락에 시름이 더 깊어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길 좀 나눠보겠습니다. 올해 북한의 농사가 잘 됐다, 요즘엔 한국의 언론들도 이런 이야기 참 많이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오히려 주민들의 근심은 커졌다고 얼마 전에 문 기자가 얘길 했습니다. 왜 주민들의 근심이 커지는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문성휘 : 네, 지금 북한에선 농사가 잘 돼 식량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입쌀(벼) 가격은 아직 크게 하락하지 않았지만 국경연선 도시들의 경우 강냉이는 1kg당 최소 북한 돈으로 1천3백원, 감자는 30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북한에서 계란 1알이 중국인민폐로 1위안, 그러니까 북한 돈으로는 1천3백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강냉이 1kg 값이 계란 한 알 값과 맞먹는다는 얘기죠.

박성우 : 그럼 가을걷이 이전엔 어땠습니까? 강냉이나 감자 가격이 얼마였죠?

문성휘 : 8월 초까지만 해도 강냉이는 북한 돈으로 3천원 정도였고 감자는 kg 당 1천8백원 정도였습니다. 당시의 가격과 비교하면 지금은 절반이하, 3분의 1로 가격이 뚝 떨어진 거죠.

박성우 : 그렇군요. 하락폭이 너무 크다는 말인데요. 그런데 식량가격이 그렇게 하락하면 주민들에겐 오히려 좋은 것 아닌가요?

문성휘 :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식량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다른 생필품 가격들은 전혀 내려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농민들은 물론이고 뙈기밭 농사에 의지해 사는 주민들은 모두 식량을 팔아 자신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사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쌀 장사꾼들도 식량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데 지금은 장마당에서 식량을 사겠다는 사람들도 없어 당장 겨울준비를 해야 하는 농사꾼들이나 뙈기밭에 의지해 살던 주민들, 그리고 쌀 장사꾼들도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정리를 하면 식량난 해결이 곧 ‘인민생활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 되네요?

문성휘 : ‘인민생활향상’이나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거죠. 오히려 장마당 경제가 완전히 얼어붙는 것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주민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식량가격 하락이 다른 생필품하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식량은 북한에서 생산돼 가격이 오르내릴 수 있지만 장마당 생필품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오는 겁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이니 수입원가가 있다는 거죠. 그러니 생필품 장사꾼들도 수입원가 이하로 물품을 팔수가 없다는 겁니다.

박성우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먹는 문제만 해결되면 다른 모든 문제도 해결될 것 같았는데 정작 먹는 문제가 상당히 해결이 됐음에도 오히려 생필품을 비롯한 다른 문제는 악화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네요.

문성휘 : 네,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당국도 식량가격에 맞게 다른 모든 생필품의 가격을 내리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면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런 문제가 식량가격 하락과 맞닥뜨린 북한당국과 주민들의 고민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박성우 :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됩니다. 북한 경제가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북한지도부도 막막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문 기자 오늘 수고하셨고요. 다음 주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