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루가 멀다하게 벌려놓으며 “백악관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큰 소리를 치던 김정은이 요즘은 미국이라는 ‘미’자도 입에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한국의 대통령 관저인 청와대를 기습하는 놀음을 벌려놓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아마 김정은이 직접 청와대 타격지시를 내리고 훈련을 지휘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텔레비죤(TV)을 통해 잘 보았을 것입니다. 한국의 인민들도 텔레비죤으로 그 생생한 장면을 모두 보았습니다. 허황하기 그지없는 장난질이라는 게 그 장면을 본 한국 인민들의 반응입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은 두 번째 무기 수출 국가입니다. 지난 6일 영국의 피이낸셜 타임스는 “2020년이면 한국의 무기 수출이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보도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김정은의 눈엔 한국의 청와대가 어느 동넷집처럼 보이는 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헬리콥터를 탄 특수부대가 청와대를 기습하는 장면 따윈 과거에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입니다. 북한의 구식 헬리콥터는 휴전선을 넘자마자 한국의 정밀타격 무기 ‘비호’에 의해 형체도 없이 사라지게 될 테니 말입니다.
그나마 지상으로 공격을 한다고 해도 청와대 주변에 배치된 40미리 벌컨 유탄발사기에 침입자들은 살아날 희망이 제로입니다. 내년 1월 20일에 권력을 물려받을 새로운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는 말장난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김정은이 두 번 다시 미국을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간 그대로 목이 날아날 것입니다. 김정은이 아무리 많은 핵을 가지고 있다고 큰 소리를 쳐도 미국의 트라이던트 미사일이나 미니트맨 딱 한 발아면 끝장이 납니다.
점잖은 신사도 화가 치밀면 앞뒤를 구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이 무모한 핵 도발, 청와대 기습 같은 어리석은 놀음을 벌려 놓고 한번이나 그 후과를 생각해 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 그럼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쌀과 밀가루를 비롯한 식량을 대량으로 수입했습니다. “장마당의 식량가격은 매우 안정된 상태인데 왜 북한이 식량을 계속 수입하고 있나?” 이런 질문에 북한 내부 여러 소식통들은 ‘주민배급용이 아닌 경공업 자재로 들여오는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권력을 잡으면서 북한은 기존의 국가가 정해주는 가격, 즉 ‘국정가격’을 완전히 포기했다며 지금은 생산을 해 이윤을 얻을 수만 있다면 무슨 물건이든 공장에서 자체로 결정해 생산을 하고 가격도 자체로 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이미 자본주의 기업방식대로 생산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자율화를 허용했다는 건데 뚜렷한 사례는 각 지역 버스사업소들에서 주민들로부터 받는 승차료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는 점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또 현재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들이는 식량은 국가가 자금을 들여 수입해 들이는 것이 절대로 아니라며 지금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들이는 식량은 개별적인 공장, 기업소들에서 제품생산을 위해 들여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은 권력을 잡은 후 국산품을 거듭 강조하며 지난 10월 직업총동맹 대회에 보낸 서한에서도 “수입병이라는 말 자체를 없애자”고 호소했습니다. 김정일 시대까지만 해도 북한은 담배에서 당과류에 이르기까지 일체 경공업제품을 전적으로 중국의 수입에 의존해왔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권력을 잡고 경공업 제품의 국산화를 독촉하면서 북한의 세관들도 개인이나 무역기관들의 경공업 제품 수입을 엄격하게 제지하기 시작했고 가격 자율화를 허용하면서 그동안 문을 닫았던 경공업 공장들도 하나 둘씩 문을 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가격 자율화를 승인한 것은 2013년부터라며 가격 자율화가 허용됨에 따라 공장기업소들도 자본주의 경영방식을 받아들여 질적 경쟁이 일어나고 대량생산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다른 부문도 마찬가지이지만 가격 자율화가 허용된 후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식료공업과 의약품 생산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북한 당국이 기존 중국에서 들여오던 의약품과 당과류를 크게 제한하면서 국영공장들에서 의약품과 당과류를 생산해 자체로 가격을 정해 판매하도록 허가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은 릉라회사, 삼흥회사, 룡봉식료공장, 송도원종합식료공장,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을 비롯해 현재 약 70여개의 식료가공회사들이 빵, 당과류, 라면, 초콜릿을 비롯한 여러 가지 먹을거리들을 생산해 북한의 장마당들에 중국산 제품과 비슷한 가격으로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방의 식료공장들도 국영기업소 못지않게 술, 당과류, 담배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질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주장입니다. 이외 식량을 원료로 하는 의약품생산도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름난 제약회사들인 평양제약공장, 순천제약, 나남제약, 만년제약과 같은 기업소들이 여러 가지 항생제와 의약품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제약회사들은 식량을 원료로 항생제와 다른 의약품들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제품생산에 드는 원료들을 북한 당국이 대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공장기업소들은 장마당과 백화점, 국영상점들에 경쟁적으로 제품들을 내놓고 공공연하게 주민들로부터 달러나 중국인민폐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품을 팔아 얻은 수익인 달러와 인민폐는 다시 중국에서 원료인 식량을 사는데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비교적 크다고 하는 나남제약의 경우 라선특별시에서 중국의 한 개인을 통해 올해 약 1천1백톤 정도의 쌀을 원료로 수입해 들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평양에 있는 개선청년공원 식당이라든지, 해맞이 식당, 청류관도 신의주를 통해 중국 요녕성(遼寧省) 단동시와 심양시에서 필요한 식자재들을 직송해 들여 다양한 요리들을 값이 비싸게 팔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문제는 지금 북한의 공장기업소들이 이렇게 먹을거리와 의약품,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식량을 대량으로 수입하면서 자본주의적 생산경쟁에 돌입했지만 생산을 무한히 확대할 수 있겠는지에 대해서는 소식통들도 의문을 표했습니다.
현재 북한 당국이 평양 만년제약에서 생산하는 우황청심환 등 여러 가지 건강식품과 의약품들을 해외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당과 호텔들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극히 적은 량이라면서 자본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수출시장을 연 제품들이 없다는 점을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또 물고기나 석탄과 같이 북한에서 직접 잡아들이거나 생산한 수출품들도 특별한 가공이 없이 중국에 헐값으로 팔리고 있음을 언급하며 수출 주도형 경제가 아닌 이상 현재 북한 당국이 허용한 원료, 자재를 사들여 국내에서 자율 가격으로 판매하는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은 머지않아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