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북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들을 진단하는 뉴스해설 ‘박봉현의 북한전망대’ 시간입니다. 오늘은 ‘경수로’에 관해 이야기해 봅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핵 전문가들이 북한의 경수로 건설 소식을 잇달아 전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로스앨러모스 핵 연구소장을 지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중국 베이징, 즉 북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영변 지역에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의 잭 프리처드 소장은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개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한국,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들의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수로 발전소를 가동하려면 우라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경수로 발전에는 저농축 우라늄이 사용되지만, 이를 고농축하면 핵무기 개발에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수로 건설 소식에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시작했는지 그 진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북한의 로동신문 논설을 들여다보면 선군정치를 앞세운 핵개발 야욕을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2010년8월22일 자는 이른바 “선군정치는 내외호전세력의 북침 전쟁도발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며 평화와 통일의 앞길을 열어나가고 있다”고 선군정치를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11월12일 자에서는 “북과 남, 해외의 겨레가 선국옹호의 길에 한결같이 떨쳐나설 때 조국통일과 희망찬 미래는 반드시 펼쳐지게 될 것이다”며 선군정치를 전파하듯 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선군정치를, 북한은 물론 한민족이 열화와 같이 떠받들어야 할 기치라고 설파했습니다. 북한은 선군정치의 일환으로 핵개발을 계속해 왔습니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핵화 권고는 쇠귀에 경 읽기입니다.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집착은 로동신문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2010년 6월 28일 자는 “우리가 핵억제력을 갖춤으로써 나라의 최고리익과 안전수호가 담보되고 조선반도에서 핵전쟁발발 위험이 줄어들게 되었다…미국의 핵위협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핵 억제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며 지속적인 핵개발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또한, 11월14일 자에서는 “우리가 자위적 억제력을 가지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제의 침략적인 대조선핵 위협 정책이 낳은 필연적 결과이다”라며 미국을 핵개발의 빌미로 삼았습니다.
2009년 4월 29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고 첫 공정으로 핵연료를 자체로 생산보장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지체없이 시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후에도 북한은 경수로를 개발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전문가들의 말대로 북한이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그러나 경수로 건설이 사실이라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이미 북한의 언론에서 그 의지가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핵개발이 북한을 지키고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왔고 앞으로도 중단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입니다. 북한은 핵개발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됐고 북한주민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는 안보위기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모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권고하는데 북한정권은 귀를 막은 채 뒤로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