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 구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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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닝 멘트]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요즘 한국과 북한 등 한반도 일대가 가축 전염병으로 알려진 구제역이 발생해 온통 야단입니다. 소와 돼지 등 수 많은 가축들이 산 채로 땅 속에 매몰처분 되고 있는데요. 구제역 확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구제역 걸린 고기를 익혀서 먹으면 인체에는 해가 없습니다. 하지만, 도축되는 과정에서도 전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단 구제역에 걸린 가축은 모두 살처분되고 있습니다.

이번 구제역 파동으로 피해를 본 농민들은 슬픔에 잠길 수밖에 없는데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구제역이 끝나야 될 텐데 걱정입니다.

이번 시간은 구제역 파동에 대한 얘깁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하영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이하영: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어요?

이하영: 네, 잘 지냈습니다. 지난 주말에 일이 있어 충청도에 좀 다녀왔습니다. 제가 간 곳은 농촌 마을이었는데요. 그 곳은 구제역 때문에 난리더라고요. 돼지가 많은 마을로 유명했는데, 이번에 구제역 파동으로 거의 모든 돼지가 살 처분 됐다고 합니다.

노재완: 들어 보니까 돼지가 소에 비해 최고 3천 배나 전염성이 강하다고 하네요. 한 마리가 구제역에 걸리면 인근에 있는 돼지는 모두 전염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이하영: 이번 구제역 사태를 통해 구제역이 정말 무섭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노 기자님, 구제역은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입니까? 간단히 설명 좀 해주세요.

노재완: 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 감염되는 질병인데요. 아시겠지만, 구제역의 가장 큰 특징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겁니다. 구제역에 걸리면 주로 입술, 혀, 잇몸, 코, 발굽 사이 등에 물집이 생기는데요. 체온이 급격히 상승되고 식욕이 저하되면서 결국 죽게 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이하영: 근데 구제역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면서요?

노재완: 동물의 구제역 균은 사람의 세포와 맞지 않기 때문에 전염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구제역에 걸린 가축을 먹어도 큰 해가 되진 않는데요. 그러나 법적으로 전염병에 걸린 고기를 유통하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

이하영: 구제역에 걸린 가축을 먹어도 괜찮다면서요? 근데 고기를 유통시키면 안 된다는 것은 왜 그러죠?

노재완: 다른 가축들의 전염을 막기 위해 그렇습니다. 도살하는 과정에서 전염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구제역 바이러스, 그러니까 비루스 자체가 폐사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제역 질병이 확인된 가축과 같이 사육하는 가축에게서 구제역 증상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구제역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같이 살 처분 하는 것입니다.

이하영: 그 정도로 심각하군요. 신문에서 보니까 구제역을 잡고 나서도 문제라는데 붕괴된 축산업 시장으로 고기는 물론 우유 등의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축산물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하네요.

노재완: 어쩔 수 없죠. 당분간 소고기 수입을 늘려야겠죠. 그 뿐만이 아닙니다. 봄이 되어 언 땅이 녹으면 매몰 처분한 동물사체로부터 심각한 환경오염이 유발될 위험도 있습니다.

이하영: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네요.

노재완: 네, 그렇죠. 이번 구제역 파동은 또 소, 돼지 축산 농가의 손실은 물론 육류관련 업계와 유제품 관련 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하영: 네 맞습니다. 요즘 많은 지역에서 우유 공급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노재완: 우유가 부족하다 보니까 당연히 유유 값도 덩달아 인상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요즘 동네 빵집들도 울상입니다. 우유 원가 상승으로 빵 값이 올라가는 바람에 사람들이 빵을 잘 사먹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하영: 문제는 지난해 11월 경상북도 안동에서 처음 시작된 한국의 구제역 파동이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노재완: 현재 한국 전체 소 돼지의 20% 가량이 구제역으로 살 처분 매몰되었고 들었습니다.

이하영: 이번에 구제역으로 살 처분 되는 가축들을 보면서 비교할 수 없는 남북한의 차이를 더욱 실감하게 됐습니다. 특히 예방차원에서 병에 걸리지 않은 소, 돼지까지도 땅에 묻는 것을 보면서 북한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마 누가 가져갔는지 모르게 가져다 먹었을 거예요.

노재완: 정말 그럴까요? 아무리 아까운 가축이지만, 병에 걸린 돼지나 소를 어떻게 그냥 먹을 수 있어요. 말도 안 되죠.

이하영: 아닙니다. 북한은 지난 2001년 광우병 걸린 소고기를 독일에서 4차례에 걸쳐 3만 톤을 들여와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노재완: 아, 저도 그 얘기 압니다. 당시 광우병 처분 문제로 골치 아팠던 독일은 북한 당국이 광우병에 걸린 소를 운송해서 자신들에게 넘겨주면 알아서 처리한다고 해서 보냈는데 이 소를 북한에선 먹었다는 거죠. 이 일은 나중에 전 세계에 알려져 큰 화제가 됐었죠. 광우병 소를 넘긴 독일은 물론 그것을 받아서 먹은 북한도 비난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하영: 근데 그거 아세요? 북한에 온 독일 광우병 소고기는 정작 배고픈 인민들에게 가지 않고 대부분 평양 시민들과 지방 고위층 중심으로 공급됐다는 사실요. 그때 그 광우병 소고기를 먹은 온성에서 온 친구가 고기를 먹은 감상을 얘기를 저한테 얘기해줬는데요. 병 걸린 소고기가 기름도 많고 맛 또한 기막힐 정도로 좋아서 그걸 한 끼 먹고 보름동안 기운이 나고 눈이 더 잘 돌아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북한의 소고기는 일만 시키고 잘 먹이지 못해 야위어서 고기로 먹어도 너무 질깁니다. 나무 씹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노재완: 근데 최근 북한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확산되고 있다고 하네요. 지난달 평양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점점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갑작스런 구제역 발생으로 남북한 축산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구제역 파동이 빨리 극복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하영: 네, 요즘 한국에선 구제역 발생으로 실의에 빠진 주민들과 방역 작업에 애를 쓰고 있는 관계자들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데요. 라면, 커피, 빵, 등을 지원하는가 하면, 구제역 발생 농가에 격려금 등도 전달하고 있는데요. 국민들의 이러한 온정 덕분에 그 동안 추위 속에서 구제역과 외로이 싸워야 했던 농민들과 방역요원들이 다시 용기를 얻어 힘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노재완: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단결해 어려움을 극복을 하는 모습에서 한국의 이번 구제역 사태가 곧 해결될 거로 믿습니다.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 이하영, 제작에 서울지국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