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닝 멘트]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여러분들은 혼자 있고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그냥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저 같은 경우엔 정처 없이 여행을 떠나는 편입니다.
예전에 왕복 기차표를 끊어서 서울에서 목포까지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때론 산에 오르기도 하는데요.
주변에 보면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더라고요.
특히 영화 관람은 남녀노소 할 것이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편히 쉬면서 뭔가에 몰입하고 싶다면 아무래도 영화만한 것이 없겠죠.
이번 시간은 영화 관람에 대한 얘깁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하영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이하영: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성탄절과 주말 잘 보내셨어요.
이하영: 지난 주말에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집에만 있었습니다.
노재완: 이번 주말이 새해 첫날인데요. 이하영 씨는 새해 첫날 뭐하실 계획이세요?
이하영: 1월 1일이 토요일이잖아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몰릴 것 같아 먼 곳에 가기는 좀 어려울 것 같고요. 오랜만에 영화나 볼까 생각중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보니까 신년을 맞아 새로 나온 영화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 중에 눈에 띄는 영화가 몇 작품이 있었습니다.
노재완: 아, 그래요? 어떤 영화입니까? 좋은 영화 있으면 저한테도 추천해주세요.
이하영: 29일에 개봉한 영화인데요. 제목이 뭐더라.. "라스트 갓파더"요. 인터넷에서 보니까 배꼽 잡는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새해 첫날 크게 한번 웃어보려고 그 영화를 예매했습니다.
노재완: 그 영화가 아마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 바로 '영구'? 나오는 영화 맞죠.
이하영: 네, 맞아요. 못생긴 얼굴에다, 덜 떨어진 행동. 쉽게 얘기해서 좀 모자란 사람이죠.
노재완: 영구 역을 맡은 사람은 80~90년대 한국에서 웃기기로 유명했던 희극배우 심형래 씨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영화도 많이 만들었던 배우인데요. 이번에 이 영화를 통해 다시한번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습니다.
이하영: 아, 영구로 나온 그 분이 원래 유명했던 희극 배우였군요.
노재완: 네, 근데 한국에선 요즘 희극 배우라고 하지 않고요. 개그맨 이라고 부릅니다.
이하영: 개그맨요? 어떤 사람들은 코미디언이라고도 하던데요.
노재완: 희극배우가 원래 영어로 코미디언입니다. 근데 80년대 말인가요. 익살이나 우스갯소리를 하여 일반 대중을 즐겁게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개그맨'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하영: 쉽게 얘기해서 '익살꾼'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노재완: 네, 맞습니다. 영어로 익살을 '개그'라고 하는데요. 영어로 사람을 뜻하는 맨을 붙여서 개그맨이 된 것입니다.
이하영: 아무튼 희극배우 출신의 심형래 씨가 영구로 나오는데요. 이 영구가 마피아 대부인 아버지 '돈 카리니'를 찾아 미국 뉴욕에 갑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갑자기 조직의 후계자로 지목돼 마피아 수업을 받게 됩니다.
노재완: 한 마디로 조직의 후계자가 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영구의 기상천외한 얘기를 그린 영화이군요,
이하영: 네, 맞습니다. '더 웃기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았다! 기대하시라! 영구 왔다~!'가 이 영화가 내세우는 구호인데요. 얼마나 웃기는지 한번 보려고요.
노재완: 이런 영화는 연말연시에 자녀들이랑 같이 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하영: 그렇죠. 아이들에겐 웃음만한 좋은 선물이 어디겠어요. 새해 선물로 딱이죠. 딱.. 요즘 보면 한국에서 만든 영화가 일본과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아주 인기가 많잖아요. 그리고 텔레비전 연속극도 인기가 높아서 한국의 연속극 배우들도 어디를 가든 인기가 많습니다.
노재완: 흔히 한류 스타라고 부르죠. 한류는 한국을 뜻합니다.
이하영: 북한식으로 말하면 인민 배우가 아시아 지역에서 최고 영웅이 된 것이죠. 한국 텔레비전 연속극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너무 재밌어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텔레비전 연속극 아테나(전쟁의 여신) 보신 적 있으세요.
노재완: 네, 아내가 요즘 월요일, 화요일 저녁 10시만 되면 그거 본다고 정신이 없어요. 처음엔 그냥 따라 봤는데, 어느새 저도 중독이 돼서 그날 그 시간만 되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습니다. 첩보 영화처럼 박진감 넘치고 재밌더라고요.
이하영: 저는 연속극 제목인 '아테나'가 무슨 뜻인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 봤는데, 글쎄, '전쟁의 여신'으로 나오더라고요. 아무튼 연속극이지만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누가 그걸 만드는지 칭찬 좀 해드리고 싶어요. 북한 같은 경우 그렇게 만들고 싶어도 못합니다. 혁명성이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영화의 줄거리가 뻔합니다.
노재완: 영화라는 게 거의 꾸며진 얘기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현실을 반영해야 합니다. 현실성이 떨어지면 우선 재미가 없고, 어떤 감동도 줄 수 없으니까요.
이하영: 네, 그런 것 같아요. 여기 한국처럼 내가 살아가는 것을 반영해야 하는데 북한은 너무 혁명성에만 치우치니까 솔직함이나 편안함은 전혀 없고 허무하고 거짓되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재밌는 영화도 한 두 번 보면 질리기 마련인데, 북한은 똑같은 영화를 수십년 간 방영하는 나라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또 김일성,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담은 기록영화들이 많고요. 졸려서 조금 잤다고 6개월 혁명화 하거나 무보수 노동을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노재완: 아무리 영화 소재가 좋아도 그런 선전성을 띤 영화는 관람객들한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하영: 북한이 당당하다면 개방을 해서 외국의 모든 정보를 마음대로 불 수 있게 하고 세계적으로 대세에 대해서 알아야 발전할 수 있는데 내부에서만 "내 사는 내 나라 제일로 좋아"를 외치면서 외부의 모든 정보에 대한 차단을 물론 몰래 보았다고 죄 아닌 죄로 감옥에 가야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북한밖에 없을 것입니다.
노재완: 전 세계 훌륭한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세계 사람들이 다 보는데 북한 주민만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맘이 아프네요.
이하영: 한국의 영화관들을 보면 북한처럼 영화 화면이 크지는 않더라고요.
노재완: 한국도 예전엔 화면이 큰 영화관들이 많았는데요. 요즘엔 영화관 하나에 여러 편의 영화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화면을 축소시켰습니다. 대신 영화를 보는 관람석은 더 넓게 만들어 보다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하영: 영화를 보고 싶은 대로 골라볼 수 있고 편안한 의자에서 팝콘과 음료를 마시면서 영화를 보는 한국 사람들은 정말 호강하는 것 같습니다.
노재완: 요즘 큰 영화관을 가보면 영화관만 있는 게 아닙니다. 백화점 같은 큰 상점도 있고, 음식도 마음대로 골라먹을 수 있게 한 건물에 있어서 더울 때나 너무 추울 때, 아무 때나 시간에 관계없이 영화를 보러 올 수 있습니다. 주말 같은 경우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이른 아침에 반값 조조영화를 보면 됩니다.
이하영: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는 사람들은 아침에 첫 번째로 하는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끔 저도 조조영화를 보는데요. 아침에 영화보고 영화관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 먹고 그러면 하루가 금방 갑니다. 만원 한 장, 그러니까 미화로 10달라 정도만 있으면 주말 하루 정도는 즐겁게 보낼 수 있습니다.
노재완: 저도 대학생 때 조조영화 많이 봤습니다. 학생이니까 돈이 없잖아요. 그래서 친한 친구 몇 명이 모여 조조영화를 함께 보면서 재밌게 보내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 와서 제일 재미있게 본 영화는 뭡니까?
이하영: 최근에 본 영화 가운데는 부산 바닷가 해일을 소재로 한 영화, 해운대를 재미있게 봤고요. 외국의 영화들도 몇 편 봤는데 제목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그리고 예전에 본 영화 가운데 탈북자를 소재로 한 영화인 크로싱을 정말 가슴 아프게 봤습니다.
노재완: 신년이자 주말인 이번 설은 연휴라고 하기보다는 주말과 같아서 고향 길 다녀오시는 분들은 적은 것 같아요. 연휴가 없다나니 재미있는 영화를 골라보는 것도 기분을 전환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새해는 더욱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 잘 되길 기원합니다.
이하영: 네, 저도 인사드리겠습니다. 이번 설이자 주말은 재미있는 영화를 한편을 골라보면서 보다 건강하시고 웃음이 넘치는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새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새해에는 넘치게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 이하영, 제작에 서울지국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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