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 건설 기술

0:00 / 0:00

[오프닝 멘트]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민속명절인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추석을 앞둔 요즘 여기 남쪽 사람들은 지난주부터 벌초하러 가는 분들이 참 많은데요.

한국은 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입니다. 아무리 험준한 지형도 다리를 연결하고 터널을 뚫어 길을 좋게 만들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만든 국도와 고속도로는 전국을 그물망처럼 연결했습니다. 최첨단 건설공법과 정부의 투자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간은 건설 기술에 대한 얘기입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하영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이하영: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그 동안 계속됐던 비는 거의 오지 않고 요즘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잖아요. 밤에 주무실 때 덥지 않으세요?

이하영: 더위도 더위지만, 비가 그치면서 갑자기 많아진 모기 때문에 요즘 밤마다 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노재완: 지금 사시는 곳이 원래 모기가 많나 봐요?

이하영: 특별히 많은 건 아닌데요. 모기 유충이 요즘 인근 안양천에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노재완: 보건 기관에서 나와 방역 작업을 좀 해야겠네요. 날씨가 더워지니까 다시 바다 생각이 나는 거 있죠?

이하영: 지난 주말에 저는 충청남도 대천해수욕장에 다녀왔습니다. 여름이 끝나 가는데도 바닷가에 온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물놀이와 조개를 잡으면서 즐겁게 놀았습니다.

노재완: 바닷물이 차지 않던가요?

이하영: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물이 차지 않더라고요. 같이 간 사람들도 물에 들어가 춥다는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서울로 돌아올 때 고속도로에서 차가 너무 밀려서 좀 고생했습니다.

노재완: 요즘 여름 휴가철 못지않게 고속도로가 붐빈다고 들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러 고향 내려가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럴 겁니다.

이하영: 아, 어쩐지.. 그래서 차들이 많았구나. 오면서 서해대교를 지났는데요. 내 평생 그렇게 멋있는 다리는 처음 봤어요.

노재완: 서해대교는 최근에 생긴 인천대교와 함께 대표적인 긴 다리인데요. 다리도 길지만, 풍광이 정말 좋습니다.

이하영: 맞아요. 서해대교 바로 밑에 고속도로 휴게소가 있는데요. 거기서 바라본 서해대교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거대한 건축 예술품이었습니다. 휴게소에서 서해대교 안내판을 봤는데요. 길이가 7,310m, 폭이 31.4m인 왕복 6차선 다리라고 설명이 돼 있더라고요.

노재완: 서해대교는 작년에 개통 10주년 행사를 가졌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하영: 네, 2000년 12월에 개통되었더라고요. 다리의 주 탑은 182m로 한국에서 제일 높다고 들었습니다. 평양의 주체사상탑 보다 더 높았습니다. 주체사상탑이 170m이거든요.

노재완: 서해대교는 일반 다리교각의 3배 높이이라고 들었는데요. 간격이 470m에 달해 5만 톤급 대형 선박이 교량사이로 자유롭게 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서해대교의 성공적 건설로 한국은 다리 건설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죠. 평택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던 당진까지의 거리를 15분 내외로 대폭 단축시켰는데요. 다리의 가치를 실감케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일대가 최근 관광지로 바뀌었습니다.

이하영: 맞아요. 다리가 건설되면서 당일로 다녀오기엔 다소 무리가 따랐던 송악, 석문방조제, 대호방조제, 서해유일의 일출, 일몰장소인 왜목마을에 이르기까지 여유 있게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서해대교를 보면서 남쪽의 건설 기술을 다시 느끼게 했는데요. 요즘엔 정말 최고급 아파트를 짓는데도 소리 소문 없이 뚝딱 건설하잖아요. 거대한 신도시도 몇 년 안에 금방 만들고요.

노재완: 지금도 한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가장 잘 한 것을 꼽는다면 박정희 대통령 때 건설한 경부고속도로를 이야기 하는데요. 그만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도로망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도로는 인체로 말하면 혈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소통이 원활해야 나라 경제가 건강하게 잘 돌아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하영: 여기 남쪽은 시골 어딜 가도 도로 포장이 잘 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작은 지방 도로에까지 터널이 있다는 사실에 처음 여기 남쪽에 와서 많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터널의 어마어마한 길이와 완벽한 내부를 보면서 산을 뚫어서 이렇게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노재완: 나라의 경제 성장을 위해 터널을 뚫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산에 터널을 뚫으면 많은 비용이 들지만, 터널을 뚫어 거리를 단축하면 그 만큼 시간을 벌 수 있고, 이는 곧 물류비 절감으로 연결됩니다.

이하영: 육지로 뻗어가는 고속도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바다위에 세워지는 고속도로는 정말로 입이 떡 벌어질 일입니다. 처음 한국에 입국할 때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오면서 이 도로는 바다위로 달리고 있는 고속도로라고 해서 우리가 모른다고 살짝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정말이어서 놀랐어요. 북한은 105층을 짓는데 자체 힘으로 하기 어려워 30년 넘게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고 외국의 투자자가 없으면 제대로 된 건물하나 짓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남쪽과 너무 대조적이죠. 그리고 아파트를 하나 지어도 요란한 소리와 먼지, 모든 건설현장이 완전히 드러난 상태에서 짓고 있는데, 한국은 건설을 시작하기 전에 주변에 아름다운 그림으로 2층 높이를 장식한 다음 건설을 시작해 전혀 먼지가 없고 조용히 짓고 있어서 저렇게 어마어마한 건물이 올라가는데 어떻게 하면 이렇게 할 수 있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북한에서는 아마 소리는 커녕 먼지 없이 건물이 올라간다고 하면 세상에 저런 거짓말도 있나? 뻔~한 거짓말을 한다고 믿지 않을 겁니다.

노재완: 살림집으로 남쪽에서 제일 높은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타워팰리스인데요. 264m의 73층으로 세계 100위 안에 드는 높은 건물입니다. 양천구 목동에도 69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고 호텔이 아닌 살림집으로 높은 곳은 서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하영: 여기 한국은 고도제한이 있어 높이 짓지 못하게 하여 짓지 못하는 것이지 마음만 먹으면 100층 건물도 만들 수 있잖아요. 자유롭게 뻗어있는 도로위로 한국은 반나절 거리로 전국을 다닐 수 있는데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서 하루거리도 안 되는 남북한을 자유롭게 여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 이하영, 제작에 서울지국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