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고 있는 노재완입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다종교 국가입니다. 토착종교와 수입종교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종교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물론 종교가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종교와 관련된 행사들을 접할 수밖에 없는 한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종교를 알아갑니다. 지난해와 올해 한국에선 훌륭한 성직자 두 분이 세상을 떠나보는 이들의 맘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바로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과 불교의 법정 스님인데요.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두 분을 존경한 이유는 언제나 이웃을 위해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종교 생활에 대한 얘깁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 안녕하세요?
아니경
: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 나경 씨는 종교를 갖고 있나요?
이나경
: 네, 지금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종교생활은 한국에 와서 처음 시작했고요.
노재완
: 북한에선 신앙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이나경
: 잘 아시겠지만, 북한에서는 여전히 종교인들이 탄압받고 있습니다.
노재완
: 김일성 집안도 기독교를 믿는 집안이었다고 들었는데 왜 종교를 탄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북한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 신앙생활을 하기는 드물지 않습니까?
이나경
: 종교탄압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게 쉽지 않죠. 그래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북한 땅에서 종교의 자유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제가 북한에 있을 때도 가까운 사람들 중에 라디오를 통해 남한의 극동방송이나 기독교방송을 몰래 듣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노재완
: 아, 그랬군요. 한국에서는 종교생활을 보장하고 있고, 믿으라 말라 강요하지 않습니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53.5%는 종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나경
: 절반이 넘네요. 제가 생각할 때 남성 보단 여성이 더 신앙생활에 적극적일 것 같아요.
노재완
: 네, 맞습니다. 종교 인구를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의 63.8%가 종교인인데요. 특히 40세 이상의 여성 가운데 종교인구가 무려 70%를 넘는다고 합니다.
이나경
: 결국 나이가 들어가면서 종교를 더 갖게 된다는 뜻이네요.
노재완
: 그런 셈이죠. 나경 씨는 어떻게 종교를 갖게 됐어요?
이나경
: 저 같은 경우 한국에 정착할 때 교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교회를 나가게 됐는데요. 한국에 와서 정착할 때 의지할 곳이 없어 더 그랬나봐요. 당시 우울증까지 생겼거든요.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거기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신이 관장할 거라는 강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신앙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노재완
: 역사 이래 종교가 없는 민족이나 사회는 없었습니다. 인간은 왜 종교를 필요로 하나?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방금 나경 씨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은 스스로 한계상황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에 종교에 의지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나경
: 어린 시절 부모 손에 이끌려 종교를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요. 저처럼 성인이 된 이후 어느 순간 자신의 내면이 채워지지 않거나 또는 소외되외되외되느낄 때 혹은 심하게 아프거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깨달았을 때 사람들이 종교를 찾는 것 같습니다.
노재완
: 아무래도 그렇죠.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면 아무런 걱정이 없을 것처럼 생각하지만 부자 역시 마음이 허하다는 것을 느끼거든요.
이나경
: 아무리 돈이 많고 권력이 있어도 채워질 수 없는 빈 구석이 존재하는 한 종교가 들어갈 여지는 언제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지역이나 민족에 따라 집단적으로 종교가 다르기도 하고 반대로 같은 민족 내에서도 각기 다른 종교를 선택하는데요. 한국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고 말할 수가 있겠죠.
이나경
: 아랍의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은 종파 차이로 싸움도 벌이지만 여기 한국에서는 각기 다른 종교를 믿고도 아무런 종교적 갈등이 없는 걸 보면서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노재완
: 종교를 갖고 나서 삶의 변화가 좀 생겼습니까?
이나경
: 종교를 갖기 전과 비교하면 솔직히 마음의 편안을 많이 느끼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긍정적인 사고를 많이 하는 것 같고요.
노재완
: 삶의 변화가 좋은 쪽으로 바뀌었네요. 최근 종교를 갖게 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종교를 갖고 나서 삶의 변화를 물어보면 첫 번째가 나경 씨가 말한 것처럼 편안함을 강조하더라고요.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