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에서 오는 4월 15일, 태양절을 앞두고 꽃제비를 단속하는 조직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 '꽃제비 상무'가 조직됐는데요,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꽃제비를 모두 단속해 중등 학원에 보내거나 직접 관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급증하는 꽃제비를 모두 단속하기에는 역부족이란 것이 북한 주민의 반응입니다.
-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입니다. 북한은 심각한 물 부족 국가 중 하나인데요, 여전히 북한 주민은 식수가 부족해 수돗물이 아닌 물을 길어와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기가 부족해 수돗물을 끌어오지 못하고, 소독약이 부족해 공급을 못 하는 때도 잦다고 하는데요, 국제사회도 북한의 열악한 식수 환경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북, 최근 꽃제비 상무 새로 조직
- 4.15 태양절까지 길거리의 꽃제비 단속 목적
- 최근 급증하는 꽃제비, 관리에도 한계 있을 듯
- 전시 태세 맞아 마비상태였던 열차도 정상 운행
오는 4월 15일, 고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101번째 생일, 즉 '태양절'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에서는 본격적인 축하 행사 준비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종 집회와 공연은 물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상품도 선보일 예정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이 '꽃제비 상무'를 새로 조직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꽃제비 상무는 오는 4월 15일 태양절까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꽃제비를 모두 내보내는 임무를 띠고 있다고 양강도의 북한 주민이 전했는데요, 아시아프레스가 직접 북한 주민과 대화한 내용입니다.
[양강도 주민] 얼마 전에 꽃제비 상무가 새로 조직됐소.
- 꽃제비 상무라면 '2.13 교양 상무' 같은 것이 생겼단 말이오?
[양강도 주민]예, 그것하고 비슷한 게 하나 나왔소. 인민위원회가 책임지구 함매. 4월 15일까지 길거리에서 돌아다니는 꽃제비를 없앤다고 함매.
- 꽃제비를 어떻게 없앤단 말이오?
[양강도 주민] 다 붙잡아서 중등 학원에 보내든가, 상무에서 관리한다는 기지비. 그래서 인민반별로 벌써 낡은 옷이랑 두루두루 모으고 있소.
- 낡은 옷을? 그건 거둬서 뭐하오?
[양강도 주민] 꽃제비들을 입힌다는 기지비. 이번에도 저러다가 말기오. 계속 생겨나는 꽃제비를 어떻게 없애겠소?
'아시아프레스'는 그동안 현지 취재와 북한 주민의 말을 인용해 북한 내 여러 지방에서 꽃제비가 계속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여러 차례 전한 바 있습니다. 곡창지대인 황해도는 물론이고, 물류의 거점지역인 평안남도 평성시, 비교적 물자가 풍족한 국경도시 혜산에도 꽃제비는 많이 늘어났습니다.
[북한 여성] 지금 꽃제비들이 얼마나 많다고. 장마당이고 역전이고, 굶어 죽는 게 부지기수지
- 꽃제비들이 많은가?
[북한 여성] 말도 못하게 많지. 장마당에 그거 조금 먹는 거 채가고 매 맞고...그런거 보면 가슴이 아파서...
[이시마루 지로] 사리원, 해주 등 도시의 역전에서 구걸하는 사람도 생기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장마당이나 역전에 꽃제비가 많아졌다는 정보는 계속 접할 수 있습니다. 또 혜산에서 나온 탈북자도 동영상을 보고 확실히 꽃제비가 늘어난 것을 사실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처럼 북한 사회에서 꽃제비는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전쟁 분위기로 장마당과 이동이 통제되고, 각종 훈련에 동원되면서 북한 주민은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때마침 다가오는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 준비까지 겹치면서 북한 주민의 동원은 더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북한에서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그동안 마비상태였던 북한의 열차는 전시태세를 맞아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강도 주민] 요새는 기차 잘 다님매. 준전시고 뭐고 할 때부터 기차는 거의 정시로 다니오.
- 진짜로 그렇게 다니오?
[양강도 주민] 예. 전쟁물자 운수요, 뭐요 하면서 완전 잘 다니오.
또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주민은 긴장된 상황에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여전히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전혀 무게를 두지 않고 있는데요, 전쟁 분위기 속에 맞이하게 된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 '태양절'. 현재 북한 주민은 전쟁에 관한 두려움보다 '혹시나 태양절 공급에는 뭐 좀 나오지 않을까?'에 더 관심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물의 날", 아직도 물 길어다 먹는 북 주민>
- 북 주민 "여전히 물 길어다 식수 해결해"
- 전기 없어 수돗물 못 끌어오고, 소독약 없어 공급 못 해
- 심각한 물 부족 국가 북한, 국제사회 도움 이어져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입니다. '물의 날'은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UN이 제정한 날인데요,
'세계 물의 날'은 식수 공급과 관련된 문제를 인식하고 수자원의 보존, 식수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는데요, 이날 미국과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는 물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북한도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 중 하나인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2일 북한 내부의 취재협조자를 통해 오늘날 북한의 물 사정을 물어봤습니다.
돌아온 북한 주민의 대답은 "여전히 물이 부족해 공급을 받지 못하고 직접 길어다 먹는 날이 많다"는 것이었는데요, '아시아프레스'가 직접 북한 주민과 나눈 대화 내용입니다.
- 요즘 수돗물 잘 나옴매? 아직도 사람들이 물 길으러 다니는지 궁금해서 물어봄매.
[북한 주민] 수돗물이? 물이 어떻게 잘 나오겠소? 그냥 일주일에 한두 번씩 물이 나옴매. 뭐 달라진 게 없소. 아직도 물 길어다 먹거나 사 먹소.
- 그런데 아파트는 물이 안 나옴매?
[북한 주민] 예. 땅집이 안 나오는데 어떻게 아파트에 나오겠소? 아파트야 더 안 나오지. 수돗물은 전기가 없어 끌어오지 못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끌어와도 소독약이 없어 소독을 못 해 물 공급을 못 할 때도 있소.
국제기구와 민간단체에 따르면 북한에는 상하수도 시설이 미치지 못해 북한 주민이 우물물에 의존하는 지역이 많습니다. 22일 북한 주민의 말에 따르면 그나마 우물을 안 판지도 오래됐습니다.
실제로 '유엔아동기금'도 지난 18일, 북한 내 기반 시설과 전기 부족으로 물을 끌어오는 펌프 시설이 매우 열악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고,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도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식량계획이 지원하는 145곳 학교와 고아원 등 보육시설의 42%가 수도 시설이 없어 식수를 우물물에 의존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오염된 식수로 인한 질병은 북한 내 유아 사망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힐 만큼 북한의 식수 문제는 심각한데요,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수질 관련 자료를 수집한 한국 서울대학교 김정욱 교수의 말입니다.
[김정욱 교수] 전기가 부족해 상수도 시설이 제 기능을 못하는 지역이 많았습니다. 남포의 고아원을 방문했을 때 어린이들이 정수가 안 된 지하수를 식수로 마시는 것을 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식수 개선을 위한 지원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데요, '유엔아동기금'은 북한의 9개 도에서 식수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고, 스위스 정부도 내년까지 224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북한의 식수 개선과 위생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미국의 민간단체들도 북한의 수질개선과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데요, 워낙 열악한 환경 탓에 전반적인 식수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인 물. 깨끗한 물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북한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질병의 80%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북한 당국이 오늘날 북한의 식수 사정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국제기구와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