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북한 시장경제 더 확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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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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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북한 시장경제 더 확산할 것>
- 새해 김정은 정권의 선택지 많지 않아
- 정치∙외교∙경제적 선택 폭 좁아
- 절대적으로 외화 필요한 북한, 시장확대 묵인∙이익 얻을 것
- 김정은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은 계속 커질 듯
- '김정은 정권 실망', 엘리트층과 일반 주민의 견해 비슷해


2017년 새해를 맞은 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지 5년이 지났고요, 지난해에도 북한은 두 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초강력 대북제재에 직면했는가 하면 내부적으로는 70일과 200일 전투에 따른 통제와 단속, 각종 동원, 그리고 북부 지방의 홍수 피해 등으로 북한 주민의 삶은 더 힘들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주민의 불만은 커졌고, 이례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자책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도 무관심과 비웃음으로 일관했는데요,

오히려 북한 주민은 제발 스스로 먹고살 수 있도록 시장 활동에 대해 통제만 하지 말아 달라는 소박한 새해 소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2017년 새해를 맞아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새해 북한 사회를 전망해보고, 북한 주민이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님, 안녕하세요.

[Ishimaru Jiro] 네,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네, 그동안 북한 청취자에게 다양한 소식을 전해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를 맞아 북한 청취자분께 간단한 새해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Ishimaru Jiro] 네. 2016년도에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취재협력자들이 총 100번 이상의 현지 보고를 전해줬습니다. 저는 북한에 못 들어가지만, 북한 분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항상 걱정하며 신경 쓰고 있습니다. 2017년 새해에도 북한 주민 여러분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대표님. 2017년이 새해가 밝았지만, 간단히 지난해를 되돌아봤으면 합니다. 2016년에도 북한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북한 주민의 삶은 여전히 어렵지 않았나 싶은데, 대표님이 되돌아본 지난해 북한을 어떻게 정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Ishimaru Jiro] 2016년에 북한 취재협조자로부터 100번 이상의 현지 보고가 들어왔는데, 보고의 대부분은 역시 힘들고 슬프고 권력에 대한 공포를 전해주는 목소리였습니다. 북한 주민의 관점에서 2016년을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피곤한 일 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세요. 1월에 핵실험이 있었고, 70일 전투에 5월에는 당 대회가 있었어요. 그리고 곧이어 200일 전투가 있었고, 8월 말에 수해, 그리고 수해 복구에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동원됐습니다. 2016년은 북한 주민 입장에서 보면 통제와 동원 때문에 피곤한 일 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지 5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 없는 지도자였지만, 5년이 지난 오늘날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주민의 평가는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Ishimaru Jiro] 아시다시피 2016년 5월에 제7차 당 대회가 있지 않았습니까? 이때 정부기관과 통치시스템을 개편했습니다. 그리고 법률도 바꾸면서 4년 동안 김정은의 지도자 견습이 끝났다는 것을 내외에 선포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집권층, 군, 당 장악에서 안정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5년을 되돌아보면 국제적인 고립은 더 심해졌고요, 민심이반은 상당히 심각합니다. 북한 내부에 사는 취재 협조자들에게 김정은 체제의 평가를 물어보고 있는데요, 3~4년 전에는 김정은이 아직 젊기 때문에 사회 변화를 이끌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어요. 그러나 2016년도 일 년 동안 물어봤는데, 최근에는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민심이반이 정말 심각해졌구나…라는 것을 느낍니다.

또 2017년을 생각해보면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된 경제제재가 강화될 건데요, 그러면 통치자금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는데, 군, 경찰, 보위부, 당일꾼 등에게 제공했던 인센티브를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미국에서는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북한이 체제의 장악이란 면에서는 많이 안정됐지만, 확실치 않은 요소가 많아졌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 네. 새해가 밝았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발표됐습니다만, 여전히 뚜렷한 변화는 찾아볼 수 없잖아요. 지금 민심이반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이례적으로 신년사에서 자신의 능력을 자책하는 부분도 언급했고요. 하지만, 북한 정권의 새해 방향이나 북한 주민의 삶을 예측해보면 여전히 힘든 생활이 이어지지 않을까? 라는 우려도 있거든요. 올해 북한의 모습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Ishimaru Jiro]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 보면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국내 통치를 보면 계속 충성과 복종을 요구하고, 공포와 동원을 기본으로 한 정책이 계속될 것 같고요, 이외 새로운 통치방법은 나타날 것 같지 않습니다. 외교적으로도 핵과 미사일 개발이 국제적인 마찰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잘 알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 개발의 독려를 협상 카드로 내세워 교섭하려 하지 않을까? 란 예측도 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 경제를 보면 이것도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자력∙자강 등 자력갱생을 내세워 외부 국제사회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에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외화를 필요로 하는 체제로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국내에서 확대했던 시장경제의 확산을 계속 묵인하고, 정권도 시장경제에서 이익을 얻는 방향밖에 길이 없을 겁니다. 시장경제라는 것은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의 독특한 통치 시스템과 동거할 수 없는 숙명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시장경제의 묵인과 확대라는 방향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계속 견제도 해야 하는 갈등 속에서 경제정책을 전개할 것으로 봅니다. 결과적으로 시장경제가 더 확산하고, 사회에 정착하고, 이것으로 나라 경제가 운영되는 기존의 방향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네, 혹시 대표님께서 들으신 북한 주민의 올해 새해 소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전해주시겠어요?

[Ishimaru Jiro] 지난 1월 4일과 5일 연속으로 취재협조자와 통화했습니다. 새해 소망이 뭐냐? 고 질문했어요.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느냐? 고 물어보는데 한결같이 제발 통제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통제와 동원 때문에 정말 피곤한 일 년을 보내지 않았습니까? 장사해서 먹고사는 일반 주민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방해됐다는 거죠. 통제하지 않으면 자기 스스로 먹고산다고 북한 주민은 말합니다. 통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다시 말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대표님, 마지막으로 질문을 드리는데요, 대표님께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북한주재 공사가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의 발언에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Ishimaru Jiro] 저도 태영호 전 공사의 기자회견을 관심 있게 봤습니다. 첫인상은요, 북한의 일반 주민, 일반 간부가 말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 앞에서는 충성과 복종을 말하면서도 집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본다는 말, 간부들의 부정부패가 심해 사회 자체가 썩었다는 것 등은 일반 주민도 비슷하게 말합니다. 지금 북한 사회, 나라의 정당성이 어디에 있는가? 에 대한 실망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태영호 전 공사의 회견을 보면 일반적인 서민과 엘리트층도 김정은 정권의 장래에 대해 밝은 전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북한 내부 분들과 통화하고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그분들이 말하는 정권에 대한 견해가 엘리트층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 태영호 전 공사의 망명과 기자회견의 내용은 북한의 엘리트층이 북한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란 생각을 해봅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새해에도 더 생생한 북한 소식 부탁드립니다.

[Ishimaru Jiro] 네 알겠습니다. 북한 내부 취재협조자와 힘을 합쳐 좋은 소식 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였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