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전에도 핵실험장은 분주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1월 4일, 풍계리 핵실험장>
- 눈 내린 핵 실험장, 건물․도로는 말끔
- 주차장 위는 사람으로 보이는 무엇 포착
- 유엔 대북 결의 비난은 핵실험을 위한 명분?


미국의 위성사진업체인 '지오아이(Geoeye Satellite Image)'가 지난 1월 4일에 촬영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사진입니다. ( 크게 보기 )

눈이 많이 내린 핵실험장. 하지만 도로와 건물 앞은 눈이 말끔히 치워져 있습니다. 갱도 터널 입구로 이어지는 도로는 물론 다리와 각 건물 앞길도 눈이 치워지고 차량이 이동한 흔적이 뚜렷합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넓은 주차장(parking lot). 사람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포착됐습니다. 만약 사람이라면 한두 달 전 핵실험장에서는 볼 수 없던 한 두 명도 아닌 수십 명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위성사진이 촬영된 1월 4일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이후 3차 핵실험의 가능성을 점쳤던 기간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한미연구소도 지난달 13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3차 핵실험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28일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만 있으면 2주 안에도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씨는 지오아이가 촬영한 지난 4일의 사진에서 이전 사진과 크게 다른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눈이 많이 내린 핵실험장 주변과 갱도 입구의 눈이 말끔히 정리돼있고 주차장 위에 사람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포착된 것으로 보아 핵실험장에서는 꾸준히 움직임이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I don't see any difference between the Google Earth imagery and the satellite image you gave me except that there is something. I don't know what.)

이런 가운데 북한은 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반발해 "앞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는 없다"고 선언했는데요, 이는 3차 핵실험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특히 위성사진이 촬영한 1월 4일에도 핵실험장 주변에는 활동하는 모습이 사실상 유엔 대북제재 결의가 발표되기 이전부터 꾸준히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특히 새로운 미북관계를 염두에 둔 때에 장거리 로켓에 이은 핵실험 카드를 통해 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도 깔려 있다고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적하는데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국제사회는 물론 북한 내부에서도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는 때에 핵실험장 주변의 활동은 이같은 추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