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 당국이 연일 황폐화진 산림 복구를 강조하는 가운데 북한 주민의 '뙈기밭 농사'와 '땔감 반출'을 전면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는 뙈기밭에도 무조건 나무를 심고, 산림 초소에서 땔감용 통나무를 일절 통과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지시가 내려졌는데요, 올해는 어느 때보다 더 엄격한 조치라는 겁니다.
"'산림보호', '뙈기밭 제한' 등은 북한에서 매우 엄격히 통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을 북한 주민이 알고 있기 때문에 먹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산림 복구 노력의 이면에는 '식량'과 '땔감'이라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걸려 있는데요, 북한 주민은 이번 조치를 생존이 걸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북 산림복구 노력, 북 주민 생존 위협>
- 뙈기밭 농사 금지로 주민 생계 '막막'
- 산림자원 조성, 개인 밭에 국가 묘목 심어
- '통나무 단속도 엄격히 하라' 국방위원회 명령
- 여느 해보다 엄격한 명령, 방해자는 법으로 처리
- '식량', '땔감' 등 북한 주민에는 생존이 걸린 문제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황폐화진 산림을 복구한다는 명목으로 '벌목금지'와 '나무 심기' 등을 연일 강조하는 가운데 북한 주민의 개인적인 뙈기밭 농사와 땔감용 통나무의 반출을 전면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일 일본의 언론 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북부 국경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당에서 올해부터 산에 있는 뙈기밭 농사를 금지한다고 선포했다"며 "인민반과 기관, 기업 등에서 조직적으로 지시가 내려오고 있으며 올해는 뙈기밭에서 무조건 나무 묘목을 심기 때문에 밭을 갖고 사람이 묘목 심기를 방해할 때는 법으로 처리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당 지시문의 출처는 군당위원회이고, 인민반의 경우 지역 동사무소를 거쳐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인민반장회의에서 지시되는데요, 당국의 이같은 조치로 가뜩이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은 앞으로 살아갈 일을 걱정하고 있다고 '아시아프레스'는 덧붙였습니다.
뙈기밭 농사로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던 북한 주민이 앞으로 농사를 못 하게 되니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아시아프레스'와 통화한 북한 취재협력자의 육성입니다.
- 올해는 등판, 도로 옆, 산에다가 농사를 못 짓는다고 선포하였습니다.
- 뙈기밭이 있는 사람은 올해는 무조건 거기다가 나무 묘목을 심고 관리함으로 해서, 나무 묘목을 심지 못하게 할 때는 법으로 처리한다고 했답니다.
- 그 지시문은 정확하게 군당에서 나와서 포치하였습니다. 매주 월요일 인민반장 회의를 하는데, 2월 2일 날 포치하였다고 합니다.
- 하루하루 살아가던 사람들이 그 뙈기밭 농사를 못 한다고 하니까, 앞으로 살아갈 일에 대해서 막연하다고 합니다.
북한의 산림이 황폐화진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식량난에 시달린 북한 주민이 산에 밭을 만들고 땔감을 해결하기 위해 나무도 많이 잘랐는데요,
특히 이번에 북한 당국이 금지한 '뙈기밭'은 북한 주민이 당국의 허가 없이 비공식적으로 일군 밭으로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을 겪기 시작하면서 국가의 배급체계가 붕괴하자 주민이 직접 식량과 땔감을 얻기 위해 산을 일구고 농작물을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매년 뙈기밭 농사를 금지하는 정책을 시도했지만, 식량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지 못한 까닭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예년과 달라 보입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올해 내린 명령은 좀 엄격한 것 같습니다. 국방위원장 이름으로 나왔고, 김정은이 거듭 '산림보호', '나무 심기'를 강조해왔고, 또 뙈기밭 때문에 산림이 망했다는 것을 김정은 스스로 인정했고, 2012년 4월에 발표된 첫 번째 김정은의 노작에도 분명히 주장했습니다. 또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의 말을 지키는 것이 국가 내에서 최우선 순위에 오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산림보호', '뙈기밭 제한' 등은 북한에서 매우 엄격히 통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을 북한 주민이 알고 있기 때문에 먹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평양 중심부나 대도시에 사는 주민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하지만 평양 교외에도 산에 밭을 만든 주민이 많고, 농민뿐 아니라 지방도시의 노동자들도 산에 들어가 농사를 해왔기 때문에 이는 전국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됐습니다.
[Ishimaru Jiro] 앞으로가 걱정된다는 이야기는 많이 전해옵니다. 딱히 방법은 없죠.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도 누가 좋아서 산속에 들어가 밭을 만들겠습니까? 가만히 있으면 굶어 죽으니까 산에 들어가 농사를 짓는 것이죠. 김정은 정권에서 '산림보호', '나무 심기'를 강조하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반 주민의 먹는 문제와 대립할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는 4월 이후에 어떻게 될지를 주목해야 할 것 같은데요, 4월 중순쯤에 북한의 산에 풀이 많이 나옵니다. 밭을 만들기 위한 준비가 시작되는데, 4월 중순이 되면 뙈기밭 문제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밖에도 북한의 국방위원회는 '통나무 단속을 엄격히 하라'는 지시도 내렸습니다. 이미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4월 27일, 국토관리총동원 열성자 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담화를 통해 '10년 안에 삼림을 원상 복구하라'며 산림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지난 2월에도 북한 삼림 황폐화의 심각성을 인정하며 2012년과 같은 담화의 내용을 강조했는데요,
'아시아프레스'와 통화한 북한의 취재협력자는 "북한 당국이 뙈기밭 농사는 물론 땔감용 통나무 반출도 강하게 통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재협력자의 육성 증언입니다.
- 일체 산림초소들에서 통나무를 일절 통과시키지 못하도록 엄격한 지시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산림을 보호하는 대책으로써 우선 산림 단속초소를 차단하고 만약 통과시켰거나 묵인하였을 때는 엄벌에 처한다고까지 하였습니다.
- 올해는 림업부분에서 일대 혁명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혁명의 불바람을 일으키지 못하면 사회주의 건설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의 첫 과업이 림업부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간부들은 그동안 땔감으로 통나무를 이용했는데 지금은 간부는 물론 일반 주민 사이에서 통나무를 싣고 다니거나 노골적으로 나무를 파는 행위는 없어졌으며 땔감 구매가 어려워진 북한 주민은 아예 직접 나무를 해 땔감으로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김정은 정권은 '10년'이라는 기간까지 정하면서 산림자원의 복구를 독려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침과 지방 도시는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데요,
[Ishimaru Jiro] 물론 북한의 정책 가운데 아침에 말한 것이 저녁에 바뀌는 때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김정은이 새로운 주장을 해도 애매하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유일영도체계'를 만들기 위해 김정은 지시를 무조건 들어줘야 하거든요. 이같은 상황에서 지방의 사정을 아는 지방도시 간부들과 김정은의 생각이 대립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은 북한의 식수절이었습니다. 이날 북한 당국은 산림복구전투를 애국심과 연계하며 강한 어조로 나무 심기를 독려했고, 최근에는 '사회주의애국림칭호'와 '모범산림군칭호'를 제정할 만큼 황폐화진 산림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림 복구 노력의 이면에는 '식량'과 '땔감'이라는 일반 주민의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이미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생존이 걸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데요,
북한 당국으로서는 북한 산림의 황폐화를 극복하는 가운데 북한 주민의 생활을 어떻게 보장해야 할 지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