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시리아 민주화 시위 이후, 북한 학생 눈에 안 띄어

0:00 / 0:00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일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와 비핵화에 합의한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서울에 초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대북 정책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북핵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은 한 주였습니다.

먼저 오늘 <라디오 세상>에서 다룰 소식을 소개하는 <오늘의 초점>입니다.

-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즉 수리아에도 북한 사람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학당에서 아랍어를 배우던 북한 학생들이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3월 이후 학교에서 모습을 감췄다고 하는데요, 민주화 시위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 미국의 유명 텔레비전의 드라마가 '북한'을 현실적으로 묘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 평양의 모습과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 군인들의 복장과 말투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했고 이와 함께 북한의 인권과 핵개발, 탈북 문제 등도 함께 다뤘는데요,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을 바라보는 현주소를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리아 민주화 시위 이후, 북한 학생 눈에 안 띄어>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수리아, 즉 시리아에서는 최근 시위대에 대한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유혈 사태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시리아의 인권단체인 ‘시리아 인권을 위한 국민기구’는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이어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희생된 민간인의 수가 750여 명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밖에도 수만 명이 체포됐고, 수천 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리아 국민은 아버지에 이어 11년째 시리아를 통치하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시리아에도 북한 근로자와 학생 등이 체류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의 어학원에는 외국인, 한국 학생들과 함께 아랍어를 배우는 북한 학생들이 있습니다.

특히 ‘다마스쿠스’ 대학교 내에 있는 어학원과 ‘메제’에 있는 학원에서 북한 학생 3~4명이 아랍어를 공부하고 있는데요, 북한 학생과 함께 아랍어를 공부하는 시리아 현지의 김혜종 씨의 말입니다.

김혜종 씨

: 학교에서 봅니다.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까요. 어학원을 다니면 북한 사람도 아랍어를 배우러 온 사람이 있는데, ‘다마스쿠스’ 대학 내 있는 어학원과 ‘메제’에 있는 어학원에는 극소수의 북한 사람이 있습니다.

시리아 한국 학생회의 회장인 김혜종 씨가 본 북한 학생의 연령층은 20대 초반. 여학생도 있고, 남학생도 있습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복장의 이 학생들은 북한 고위관리의 자제들이란 소문도 있습니다. 이들은 한 반에서 같이 공부하다가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한국 학생이나 영국, 독일 등 외국인과 아랍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하지만 북한 학생들은 다른 외국인과 영어, 아랍어를 쓰며 잘 어울리지만 반면, 한국 학생과 수업시간 외에 일상적인 대화는 거의 없다는 것이 김혜종 씨의 설명입니다. 북한 학생들도 한국 학생과 접촉을 꺼리기 때문에 이들이 어디에 사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런 가운데 시리아에서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3월부터 북한 학생들은 어학당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학교는 물론 서로 대화가 없던 학생들도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김혜종 씨

: 제가 다니고 있는 ‘메제’ 어학당에는 3월경부터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다마스코스’ 대학에는 아직 한 명이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에서 발생한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격화되고 확산하면서 북한 학생들도 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북한 학생과 함께 공부했던 한국 학생들은 평범하고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북한 학생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랍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숙제도 잘 해오고 모르면 당황해 하거나, 처음 만나면 어색해하는 등 비슷했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는데요.

한편,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시위의 여파로 이 지역의 해외 주재원들이 북한에 돌아가지 못하거나 현지에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이집트와 리비아, 예멘에 이어 시리아 내 북한 주재원들도 당분간 귀국하지 못하거나 활동의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탈북자와 현지 관계자들의 관측입니다.

네, 다음은 라디오 세상의 <1분 현장>입니다.

독일을 방문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9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에 서울로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진정성은 테러에 대한 북한의 사과라는 점을 강조했고요, 또 미국 워싱턴에서는 9일과 10일,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제대화’가 열렸는데요,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중단하고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어서 조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 오늘의 <1분 현장>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미국 드라마 'Chaos' , 정확한 북한 소개>

cbs_capture-270.jpg
미국 'CBS 방송'에서 방영하는 'Chaos' 홈페이지 화면 캡쳐. - PHOTO courtesy of CBS (PHOTO courtesy of CBS)

미국 'CBS 방송'에서 방영된 'Chaos' 란 드라마의 일부입니다. 이 드라마는 미국 중앙정보국에 갓 입사한 주인공이 중앙정보국 내부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임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첩보원으로 살아남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려냈습니다. 지난달 8일, 이 드라마의 두 번째 이야기는 ‘

Song of NorthOpens in new window ]

'로 '북한'이 등장했는데요, 북한 사회의 폐쇄성과 인권 상황, 핵무기의 위협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이 드라마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유엔주재의 송리관 북한 대사가 유엔에서 회의에 참석하던 도중 깜빡 졸다가 회의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할 때 북한 대사가 잠에서 깨 얼떨결에 박수를 치는데 이 장면은 방송을 타고 전 세계에 알려집니다.

미국의 중앙정보국은 이 북한 대사가 곧 본국에 송환돼 처형당할 것을 예상하고 망명을 제안하게 되는데요, 북한 대사는 자신이 망명하면 북에 남겨진 아내가 처형당할 것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중앙정보국은 북한에서 아내를 데려오기로 하고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 참석을 통해 북한에 잠입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미국에서 북한을 소재로 만든 영화나 드라마, 또는 게임이 많이 있는데요, 이 드라마는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북한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특징과 폐쇄성 등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평양의 모습과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 군인들의 복장, 두음법칙을 쓴 한국어 표기 등 북한에 대한 묘사가 매우 정확한데요, 그뿐만 아니라 북한 사회의 특징을 엿볼 수 있도록 북한 사람들의 경직된 모습과 표정, 말투 등을 그대로 표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또 군인들의 경계를 피해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의 모습과 군인마저 탈북에 동참하는 장면은 지금 북한 사회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반영했습니다.

결국,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중앙정보국의 도움으로 아내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이 드라마의 두 번째 이야기는 끝을 맺는데요, 이 드라마를 통해 북한사회를 엿본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재미있다", "흥미롭다"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비록 미국 드라마지만 설정 내용과 첩보원들의 대화를 통해 비친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해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공개처형을 당하며 굶주림과 억압 속에서 북한 주민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곳입니다. 이는 그동안 뉴스를 통해 국제사회에 알려진 북한이 어떤 시각으로 비치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방송을 본 미국인과 탈북자들의 견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