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촌 동원’ 단속 강화

0:00 / 0:00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매년 농번기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진행되는 농촌 동원에 북한 주민이 강제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더 강력히 농촌 동원을 강화하는 분위기인데요, 매일 아침 주민에게 농촌 동원을 독촉하는가 하면 단속에 적발된 사람은 무조건 동원 현장에 보내고 있습니다.

도시나 농촌에서 단속원들이 신분증과 여행증을 검사하고, 통행증의 기한이 지난 사람, 통행증이 없는 사람 등은 무조건 농촌에 보낸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올해 농촌 동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이유로 첫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른 영향의 최소화, 둘째, 북한 주민의 통제 등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되는데요, 농촌 동원이 없다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북한의 뒤떨어진 농업체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북, '농촌 동원' 단속 강화>
- 예년보다 농촌 동원 단속 강화
- 불참자는 '적의 경제봉쇄 정책에 동참' 경고
- 여행증 기한 지난 사람, 여행증 없는 사람 적발해 농촌행
- 농촌 동원에 주민 불만 고조, 뇌물 쓰고 빠지기도
- 단속 강화 이유: 대북제재 영향 최소화, 인민통제


요즘 북한은 한창 모내기 철입니다. 그만큼 농촌에서는 할 일이 많은 시기인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 주민을 강제로 농촌 동원에 내몰고, 예년보다 단속을 더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를 취재하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요즘 농촌 동원 때문에 단속이 매우 심한데요, 북부 지방의 경우 전업주부들을 농촌 동원에 끌어내기 위해 매일 아침 '여맹', 즉 '조선민주여성동맹'이 나서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민반 회의에서는 "올해 농사가 잘돼야 제국주의의 경제봉쇄를 이겨낼 수 있다"면서 "숟가락을 들 수 있는 사람은 다 동원에 나오라"고 할 정도인데요, 당연히 북한 주민은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북한 농번기에 농촌 동원은 계속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농촌 동원에 대한 단속이 더 심해진 것 같다는 건데요, 주민들의 장사나 이동 통제가 강화됐고요, 보안서원이 다른 지방에서 온 사람들을 검문하면서 여행증명서의 기일이 지났거나 아예 증명서가 없는 사람은 무조건 적발해 밭에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도매상(달리기)들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식량 배급이 있던 시기에 농촌 동원은 '배급을 받기 위해서도 농사가 잘 돼야 한다'는 이유가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이 배급 없이 장사로 먹고살지 않습니까? 그만큼 빠지려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강제로 농촌 동원을 보내면 시간을 뺏겨 현금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농촌 동원에 대해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거죠. 도시나 농촌에서 단속원들이 신분증과 여행증을 검사하고, 통행증의 기한이 지난 사람, 통행증이 없는 사람 등은 무조건 농촌에 보낸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올해 농촌 동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됩니다. 첫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요, 둘째, 북한 주민을 통제하기 위해서인데요,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당국의 통제력이 약화한 것을 되돌리기 위해 올해 농촌 동원을 더 강요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풀이했습니다.

[Ishimaru Jiro] 경제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농사가 잘 안되면 경제적인 타격이 크기 때문에 올해는 농사에 성공하기 위해 사람들을 동원한다고 보고요, 둘째는 인민통제 차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직장을 이탈해 장사로 먹고사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그만큼 당의 통제력도 매년 약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온 국민을 통제하는 기회가 바로 이 시기의 농촌 동원이거든요. 이럴 때 사람 관리를 철저히 하고, 중앙부터 말단 인민반까지 하나의 지령으로 전국이 움직이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점검하기 위해서도 올해는 농촌 동원에 힘을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농촌 동원에 빠지는 사람에 대해서는 '적의 경제봉쇄에 동조하는 자'로 간주합니다. 또 동원에 나오지 못한 사람의 할당량을 소속된 조의 다른 사람에게 부담하기 때문에 더 빠질 수 없게 만들어놨는데요,

그럼에도 돈이 있는 주민은 뇌물을 써 농촌 동원을 피하고 있습니다. '후방사업' 명목으로 하루에 중국 돈 5~8원 정도만 내면, 농촌 동원에서 빠질 수 있는데요, 일반 주민에게 이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Ishimaru Jiro] 빠진 사람이 있다면 소속된 단체, 즉 여맹이나 인민반에서 공동책임을 묻는 통제도 하는 모양입니다. 빠진 사람의 몫까지도 소속한 단체와 조직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거죠. 당연히 자기 조에서 빠진 사람이 있으면 부담이 커지니까 사람들이 불만이죠. 이 때문에 동원되는 사람끼리 자기 단속을 하라는 성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올해 6월에 진행 중인 농촌 동원에서 북한 주민은 모내기와 김매기 등의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북한 주민이 농민을 도와 식량을 생산하고, 가을에는 같이 나눠 먹자는 사회주의적 사상이 깔려 있었는데요, 하지만 배급도 없고, 장사로 먹고사는 오늘날, 농촌 동원에 대한 주민의 시선과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동원에 대한 불만이 북한 지도부로 확산하고 있는데요,

한편, 북한처럼 국민의 노동력에 의존해 농사를 짓는 나라도 드물죠. 농촌 동원이 없다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북한의 뒤떨어진 농업체계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