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최근 ‘북한의 황금평 개발이 백지화됐다’는 언론 보도와 ‘그렇지 않다’는 중국 외교부의 해명이 이어지는 등 황금평 개발에 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 보면 황금평 개발이 완전히 무산됐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성급한 부분이 없지 않은데요, 중국의 필요성과 여건 등에 따라 개발 속도가 조절되는 듯 보입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현지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 매년 개최되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북한이 6년 연속 참가합니다. 올해 대회는 4일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시작하는데요, 6명의 참가 학생 중 4명이 새로운 얼굴이라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북한은 지난 2년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는데요, 올해는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북․중 황금평 개발 , 그 속내는 ?>
- 황금평 부지에 중 - 조 문화궁 , 호시장 등 들어설 것
- 황금평 주민도 비단섬으로 이주 계획
- 아직 개발 징후 없지만 개발 계획 백지화는 단정하기 어려워
- 매력 없는 황금평 개발 , 필요성과 여건 등에 따라 속도 조절하는 듯
라선 지구와 함께 북-중 간 경제협력의 상징인 황금평 개발과 관련해 중국 측이 경제적 가치가 적다는 이유로 개발을 보류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홍레이 대변인은 “황금평 개발 계획은 정상적으로 잘 추진하고 있다”면서 “개발을 보류했다는 보도는 터무니없는 날조”라고 비난했는데요, 그럼에도 황금평 개발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1년 착공한 황금평 개발은 중국의 투자로 황금평 부지에 정보와 관광문화산업, 현대농업시설, 경공업 등 4대 산업을 중심으로 신흥경제구역을 건설하는 계획인데요, 황금평 개발의 현주소를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 김준호 특파원 ] 네 , 안녕하십니까 . 중국의 김준호입니다 .
- 조금 전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요즘 황금평 개발에 관한 말이 참 많습니다. 작년 6월에 착공식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후 황금평 개발에 관련한 아무런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우선 황금평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김준호 특파원 ] 네 . 말씀하신 대로 작년 6 월에 중국의 천더밍 상무부장과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양국을 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황금평과 라선지구에 관한 개발 착공식을 연이어 가졌습니다 .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라선지구의 개발은 상당히 속도를 내며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 황금평 개발은 착공식이 있은 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거든요 . 그래서 이런저런 의혹이 계속 꼬리를 물고 있는데요 , 직접 파악한 현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올해도 황금평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모내기가 모두 끝났고요 , 현재로서는 공사를 시작하고 있다는 징후를 느낄 어떠한 움직임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
- 그렇다면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과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닌가요?
[ 김준호 특파원 ] 네 , 중국 외교부의 말을 고려하면 일단 중국 측에서 개발을 위한 준비가 덜 되었거나 개발 속도를 조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가능한데요 ,
중국 내 믿을만한 대북소식통은 최근 황금평 개발과 관련해 흥미로운 얘기를 자유아시아방송 (RFA) 에 전했는데요 , 이 소식통은 중국이 황금평 착공식을 거행한 바로 그 자리에 '중 - 조 문화궁'을 지을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
또 그곳에 "북한과 중국의 상인들이 함께 장사를 할 수 있도록 공동시장도 열 계획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는데요 , 작년에 중국 연변자치주의 국경도시인 투먼에 북․중 양국의 민간인이 상거래를 할 수 있는 호시장 ( 好市場 ) 이 열렸죠 . 아마 그와 비슷한 성격인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이미 90 년대 초반에 바로 그 자리에 북․중 양국의 민간인이 장사를 하는 시장이 약 3 개월간 열린 전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 당시에는 중국에 금을 몰래 팔아넘기는 북한 사람이 많아 북한이 아예 시장을 폐쇄하는 바람에 오래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렇듯 '문화궁'과 '호시장'은 현재 건설 중인 신 압록강 대교 준공 시점에 맞추어 준공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 황금평 개발이 백지화됐다면 이런 계획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
또 다른 소식통도 황금평에 관한 개발계획은 진행형이라고 주장했는데요 , 이 소식통은 북한 측에서 현재 황금평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을 황금평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비단섬으로 이주시킬 계획을 세우고 , 그곳 ( 비단섬 ) 에 주민이 거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
이같은 정황을 종합해보면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 황금평 개발계획이 무산된 상태라고 단정하기는 성급한 얘기라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
- 네, 라선지구와 황금평 개발계획이 같은 시기에 착공식을 했지만, 개발 속도는 크게 비교되는데요, 그 이유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 김준호 특파원 ] 네 , 우선 라선지구와 황금평 개발은 북한과 중국의 개발 필요성에서 차이가 난다는 견해가 많은데요 , 이곳 전문가들과 대북소식통들의 말을 들어보면 , 우선 라선지구는 중국 , 특히 길림성 정부가 창 , 지 , 투 경제개발 계획에서 중국의 남방지역이나 한국 , 일본 등과의 교역통로 , 즉 해로를 확보하기 위해 매우 절실하게 필요한 지역입니다 .
하지만 황금평 개발은 이와 맞대고 있는 단동시와 요녕성 정부에서 경제적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계획이라는 겁니다 . 이 때문에 라선지구의 개발은 중국 , 다시 말해 길림성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에 반해 경제적 효과가 불투명한 요녕성 정부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
또 황금평과 마주 보고 있는 단동시 신성구에 관한 개발계획이 아직 진행 중인데 인접한 지역인 황금평 개발공사를 한꺼번에 벌이는 것이 무리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그래서 황금평 개발계획은 중국 측에서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 다시 말해 북한 측에서는 황금평 개발을 빨리 서둘러 주길 기대하지만 , 중국 측 입장은 좀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
- 그렇다면 황금평 개발이 중국 측, 특히 요녕성 정부에 경제적 효과가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그런가요?
[ 김준호 특파원 ] 네 , 일단 황금평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 그런데 황금평의 지반이 무른 퇴적층이고 지대가 낮아 대규모 홍수의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 이 때문에 산업단지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대를 높이고 지반을 다지는 대대적인 토목공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
또 황금평의 주변지역은 수심이 낮아서 항만 개발도 불가능하고 북한과는 압록강으로 단절되어 북한의 배후도시가 없는 지역입니다 .
만약 이곳에 중국 기업이 진출한다 해도 저렴한 인건비로 북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 외에는 별다른 매력이 없습니다 . 다시 말해 단순한 경제적 논리로만 따지면 중국 측에서 거액의 투자를 쏟아 부어 이곳에 산업단지를 조성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곳입니다 .
그럼에도 중국이 이 개발계획을 놓지 않는 것은 만약 중국이 황금평 개발을 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길림성에서 추진하고 있는 라선지구의 항만 개발이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중국이 필요한 곳만 개발을 추진하고 북한이 원하는 개발을 외면하는 것에 대해 북한 측에서 그냥 방관만 하고 있지는 않을 거라는 설명입니다 .
이밖에도 "현재 진행 중인 단동시의 신성구개발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황금평 개발이 추진될 것이다" , 또 "황금평과 멀지 않은 곳에 건설 중인 신 압록강 대교와 신성구 개발이 완료되면 그때 황금평 개발에 대한 매력을 느낄 것이다"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
- 네. 잘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과 함께 황금평 개발에 관한 현지 분위기와 배경상황 등을 살펴봤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고맙습니다.
[ 김준호 특파원 ] 네 , 감사합니다 .
일단 중국 외교부는 황금평 개발계획이 백지화됐다는 일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하면서 북․중 간 무역협력에 관한 발전은 양호하다고 밝혔습니다. 황금평 개발은 양국 간 대표적 경제협력 프로젝트인데요, 하지만, 황금평 부지에 첫 삽을 뜨는 그 순간까지 이같은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 북 , 국제수학올림피아드 6 년 연속 참가 >
-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 대회 , 6 명 북한학생 도전
-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에도 지난 2 년간 실격과 7 위 성적
- 4 명의 새로운 얼굴 , 올해는 최고의 성적 낼 수 있을까 ?
아르헨티나의 마르델플라타에서 개최하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북한이 6년 연속 참가합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위원회는 7월 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는 ‘53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북한 학생 6명을 포함한 8명의 대표단이 참가한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은 2007년 이후 6년 연속,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하는 북한학생 중 2명을 제외한 4명이 새로운 얼굴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하며 (2007 년 -8 위 , 2008 년 -7 위 , 2009 년 -5 위 ) 세계적 수준의 수학실력을 선보였지만 2010년에는 너무나 완벽한 답안으로 부정행위 의혹을 받아 실격처리 됐으며 지난해에는 아쉽게 7위에 그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수백 명의 예비 학생 중 예비 시험을 거쳐 대표 학생을 선발하고 중국과 러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교재를 받아 집중적으로 대회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도 북한의 수학실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1990년 이후 역대 9번째 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하게 된 북한, 올해 대회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선보일지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다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