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과 비밀접촉 차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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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 당국이 지난 10월에 접어들면서 한국과 접촉하는 탈북자 가족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단속, 가정 방문 등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위부의 고위 간부가 직접 탈북자 가족이 있는 집을 방문해 '불법 중국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지', '한국에서 불법 송금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묻고 브로커에 대해서도 자진신고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정말 철저합니다. '한국과 접촉하는 사람은 주로 '탈북자 가족'이다'라는 표적을 세우고, 이들을 감시대상․협박대상으로 삼은 것 같습니다.

또 탈북자 가족에 대한 단속의 수단으로 중국산 불법 휴대전화에 대한 통제도 엄격해졌는데요, '탈북 경로', '불법 송금', '정보 유출' 등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세 가지 현상에 중국산 불법 휴대전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오늘은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북 "한국과 비밀접촉 차단하라">
- 탈북자 가족 대상, 철저히 단속
- 직접 탈북자 가정 방문해 협박하기도
- 한국 내 탈북자 연락 가능한 휴대전화도 단속 강화
- 북한의 방해전파로 단둥에서도 통신 장애 발생


북한 당국이 한국과 접촉하는 탈북자 가족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단속, 가정 방문 등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일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당국이 북․중 국경 지역 주민과 한국 내 탈북자가 서로 연락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지난 10월에 들어서면서 대대적인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는데요,

실제로 10월 중순,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비밀경찰인 국가안전보위부가 국경 질서 유지를 위한 특별 검열을 실시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이 기간에 말단 보위지도원이 뇌물을 받고 밀수업자 3명을 중국에 월경시키다 현장에서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보위지도원이 뇌물을 받고 밀수를 방조할 때는 자신은 직접 현장에 나오지 않고 국경 경비병에게 도움을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당시 이 보위지도원은 압록강에 직접 나와 밀수꾼의 월경을 시도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겁니다.

결국, 이 사건으로 현재 압록강 상류에서는 중국과의 일시적인 월경․밀수․중국 휴대전화의 불법 사용에 관한 전례 없는 엄중한 단속이 시작됐다고 '아시아프레스'는 설명했는데요,

특히 10월 이후 북한 주민 중 탈북자 가족이 있는 가정에 대해 감시와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보위부의 고위 간부가 직접 탈북자가 있는 집을 방문해 '불법 중국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지', '한국에서 불법 송금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묻고 모두 자진신고를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탈북과 송금을 돕는 브로커에 대해서도 신고하라며 회유 또는 위협하고 있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누가 탈북하고, 그 가족이 어디에 사는가?'에 관해 이전부터 파악하려 했지만, 최근에는 정말 철저합니다. 또 중국과 국경연선에 사는 많은 탈북자 가족이 내륙으로 추방됐더라고요. 물리적으로 (한국과) 전화하지 못하게 만들자는 거죠. '한국과 접촉하는 사람은 주로 탈북자 가족이다'라는 표적을 세우고, 이들을 감시대상․협박대상으로 삼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지역마다 보위부 간부가 직접 집까지 찾아가 "'한국 가족과 연계를 갖지 말라', '전화를 사용하지 말라'는 서약을 해라"라고 압박하고, "전화기를 갖고 있다면 지금 자발적으로 내 놓으라, 그럼 처벌하지 않겠다"는 압박도 합니다. 그러면서 브로커를 막으면 한국과 북한 사이의 '탈북 루트', '정보유출', '송금루트'를 다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또 보위부 부부장은 '탈북자가 있는 가족을 100% 방문하며 밀고하라'고 지시하면서 스파이를 일반 가정에 보내 한국과 전화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적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는데요,

탈북자 가족에 대한 단속의 수단으로 중국산 불법 휴대전화에 대한 통제도 엄격해졌습니다.

이미 북한 당국은 북한 주민이 중국에서 불법으로 들여온 휴대전화로 한국, 일본 등과 통화하는 것을 단속해왔는데요, 이미 북한은 몇 년 전부터 강한 방해 전파를 발사해 북․중 국경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지난 10월 초부터는 방해전파 송출을 더욱 강화해 중국 측에서도 통화 장애가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실정입니다.

[Ishimaru Jiro] 압록강․두만강 모두 전화통화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현상은 2014년 여름부터 매우 심해졌거든요. 중국 전화기에 대한 단속은 5~6년 전부터 계속됐지만, 특히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많이 강화됐는데, 최근 상황은 이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입니다. 방해전파 때문에 음성이 상당히 나빠졌고요, 한 번 통화가 연결돼도 자주 끊기고, 음질도 좋았다․나빴다 합니다. 그래서 내부 협조자들도 전파 상태가 좋은 장소를 찾아다닙니다. 그만큼 방해전파를 쏘고 있는데, 중국 측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의 취재협력자가 지난 11월 4일 직접 확인해보니 북한과 강폭이 500m에 불과한 단둥시의 강변에서도 휴대전화 연결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이 전파 탐지기를 국경 지역 보위부에 대량 배치하고 중국 휴대전화의 전파가 발신되면 현장을 급습해 사용자를 체포하는 단속을 몇 년 전부터 실시해 왔는데요,

10월 들어 보위부가 산속에서도 전파 탐지기를 들고 순회할 정도여서 아시아프레스의 취재 협력자는 "점점 휴대전화로 통화하기가 어려워져, 앞으로 연락은 메일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휴대전화의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는 '탈북 경로', '불법 송금', '정보 유출' 등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세 가지 현상이 한국 내 탈북자와 북한 주민 간 접촉 때문에 확산하고, 중국산 불법 휴대전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요,

[Ishimaru Jiro] 탈북자에 대한 경계심․적대심이 강해졌습니다. 세 가지로 나눠 설명하면, 북한에서 한국으로 가는 탈북 루트가 확실히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북한에 송금하는 지하은행도 구축돼 전화 한 통이면 한국에서 북한으로 송금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또 외부 정보가 북한 내부에 들어가고, 북한 내부의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모든 것은 탈북자가 만든 상황이거든요. 또 중국산 휴대전화를 사용하니까 가능한 겁니다. 중국 휴대전화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 것이고, 이 주체가 탈북자들이니까 북한에 남아있는 탈북자 가족을 통제하면 이 상황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탈북자 가족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에 북한 주민의 반응과 대응은 다양합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할 수 있게 해주고 송금도 돕는 브로커를 밀고하는 자가 있겠느냐'며 보위부를 비웃는 반응도 있는 반면, 불법 휴대전화에 대한 단속 강화에 스스로 몸가짐을 조심하려는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탈북자 가족이 있는 북한 주민으로서는 '휴대전화'와 '송금' 등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고, 탈북자와 접촉을 멈출 수 없게 됐는데요, 북한 당국의 단속이 아무리 강화돼도 휴대전화의 사용, 탈북자와 접촉은 완전히 끊을 수 없다는 것이 탈북자와 전문가의 관측입니다.

따라서 북한 체제의 모순을 단속으로만 가리려는 북한 당국의 노력이 언제까지 효과를 발휘할지, 그 전망은 밝지 않아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