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이 나진·선봉 경제특구에 있는 '승리화학공장'의 지분을 몽골의 정유업체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몽골의 'HBOil' 사는 이미 지난 6월 승리정유공장의 지분 20%를 사들였는데요, 대북 소식통은 지분 매각으로 외화를 벌어들인 북한이 이를 각종 건설공사와 우상화 작업에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매년 12월 25일은 기독교의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입니다. 하지만 올해도 북한에서는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애도 기간의 선포와 장성택 숙청 이후 계속된 공포 분위기 속에 그나마 비밀리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던 것도 어렵게 됐는데요, 여전히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북, 라선지구 '승리정유공장' 지분 매각>
- 몽골 정유업체가 지분 20% 사들여
- 북한에 원유 수출, 정제 후 재수입 조건
- 소식통 "정유공장매각으로 10억 달러 수입"
- 외화는 평양시 꾸미기, 우상화 작업 등에 사용
북한이 함경북도 나진·선봉 경제특구에 있는 '승리화학공장'의 지분을 외국 기업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나진·선봉 경제특구에 있는 정유시설, 즉 '승리화학공장'의 지분을 외국 자본에 매각하면서 적지 않은 달러 수입을 챙겼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0일 밝혔는데요, 지분을 사들인 회사는 몽골의 정유업체인 'HBOil JSC'사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HBOil'사는 이미 지난 6월 북한의 정유 회사인 '원유개발총회사(KOEC International)'의 지분 20%를 인수했는데요, '원유개발총회사'는 '승리화학공장'을 운영하는 곳으로 북한 내 원유탐사와 개발권을 가진 '조선석유개발회사(Korea Oil Exploration Corp)'의 자회사입니다.
나진·선봉 특구의 '승리화학공장'은 연간 200만 톤의 처리능력을 갖춘 최대 정유공장으로 그동안 정제시설이 부족한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 매력적인 시설로 주목받아왔는데요, 20%의 지분을 인수한 몽골회사는 원유를 북한에 수출하고 승리정유공장에서 정제과정을 거친 뒤 석유제품을 다시 몽골로 역수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써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일 계획인데요, '승리정유공장'은 2014년 중반에야 100%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북한에서 제한적으로 가동됐던 정유공장을 이용하면 적은 투자로 다양한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몽골 회사의 인수 금액은 약 1천만 달러로 추정되지만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승리화학공장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10억 달러의 현금을 유통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대북 소식통은 "정유공장의 지분을 매각한 돈은 평양의 살림집과 오락시설 등 평양시를 꾸미는 일과 각종 우상화 작업에 드는 비용에 사용됐다"라고 설명하면서 "이밖에도 중국으로부터 여러 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그만큼 북한 당국이 현금을 유통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자체 시설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토지를 임대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북한은 이전에도 중국이 라선 특구 내에 비행장과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북·중 양국이 나선 특구를 개발하는 대가로 30억 달러의 투자는 물론 중국 당국으로부터 계약금 항목으로 거액의 달러를 받기도 했는데요, 승리정유공장 지분의 매각도 외화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됩니다.
또 승리정유공장의 지분 매각이 외국인 투자유치에 일정 부분 이바지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 주민의 생활과 관련 없는 오락시설과 우상화 작업 등에만 쓰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요, 한편,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브스(Forbes)'도 최근 'HBOil'사의 관계자를 인용해 '승리정유공장'이 나선경제특구 지역의 연료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HBOil'사가 기술적 평가를 바탕으로 승리정유공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역량을 확장하기 위한 단계에 돌입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정일 애도, 공포 분위기에 가려진 크리스마스>
매년 12월 25일은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크리스마스입니다. 전 세계가 함께 즐기는 국제적인 연중행사인데요, 북한에서도 비밀스럽게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기독교 신자들이 있고 국제기독교단체를 통해 크리스마스 행사를 접하는 북한 주민도 적지 않습니다.
국제기독교단체인 '오픈 도어즈(Open Doors)'에 따르면 북한에 최소 50만 명 이상의 기독교 신자가 있고 이들은 이웃 신자나 가족끼리 비밀리에 성탄절을 기념하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크리스마스에 대해 모르는 북한 주민이 훨씬 많습니다.
게다가 2년 전 12월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올해도 애도기간이 겹친 데다 최근 북한의 2인자인 장성택이 처형된 후 계속되는 공포 분위기로 그마나 비밀스럽게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온 것도 어렵게 됐는데요, 따라서 국제기독교단체나 선교단체가 북한 주민과 제때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됐습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북한 주민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미국의 선교단체, '318파트너스'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관계자] 12월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애도 기간으로 지킬 것 아닙니까? 모든 크리스마스 프로그램을 11월 말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히려 크리스마스에 관한 12월의 계획은 빠지는 거죠.
뿐만 아니라 올해는 한국 서부전선의 최전방인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의 크리스마스트리 점등도 볼 수 없게 됐는데요, 애기봉의 크리스마스 등탑은 개성시내에서도 보일 만큼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특히 올해는 최근 장성택의 숙청과 개성공단의 폐쇄 논란 등 남북 관계의 긴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굳이 북한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제기독교단체와 선교단체들은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맞아 북한 주민에게 방한 용품과 의약품, 식량 등 크리스마스 선물을 건네고 있는데요, 크리스마스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며 기념하는 기독교 최대의 축제이지만 신앙의 자유는 물론 성탄절조차 즐길 수 없는 북한의 현실은 열악한 인권 상황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이들은 지적합니다.
[김국화] 북한에서 크리스마스란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고요, 세계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즐기는데 북한만 그렇지 않다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요.
[동명호] 크리스마스가 전 세계인이 다 함께 즐기는 국제적인 명절인데, 북한 사람들이 왜 함께 즐기지 못하는지 참 안타깝습니다. 하루 빨리 북한도 크리스마스가 자유의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도 북한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쁨은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둔 오늘날 지금도 탈북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북한에서도 자유롭게 크리스마스를 즐기며 서로를 축복해주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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