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장성택 친인척·측근 숙청 진행

북한은 12일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에 사형을 판결하고 즉시 집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사진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과 장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비서.
북한은 12일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에 사형을 판결하고 즉시 집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사진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과 장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비서.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아시아프레스' "장성택 친인척 총살, 조카며느리는 추방"
- 장성택의 측근들도 평양으로 호출
- '54국' 기지 책임자와 간부, 군 당 책임비서도 평양 호출
- 장성택 친족과 측근의 숙청 속 주민통제 강화
- 김정숙 생일 맞으며 장사도 못 하게 해


북한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된 이후 장성택의 측근인 박광철 스웨덴 대사 부부가 27일, 중국 북경을 통해 북한으로 소환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당국이 장성택의 친인척과 며느리, 그리고 측근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 이시마루 지로 기사 원본 )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지난 22일 접촉한 북한 내 취재협력자를 인용해 "장성택 회사라고 불리던 54국 소속 외화벌이 기지가 있는데 기지 책임자와 간부들이 평양으로 불려 올라가고 군당 책임비서도 호출됐다"고 전했습니다.

'54국'은 기본적으로 석탄을 판매하는 국방위원회 직속 외화벌이 단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장성택이 인계했으며 군당 책임비서는 장성택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취재 협력자도 장성택과 연계된 사람의 숙청 여부를 묻는 말에 "현재 자신이 거주하는 군에 장성택의 조카며느리가 내려와 부모들과 살고 있는데 특별한 처벌 없이 직장에 출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람들에 따르면 장성택의 친척들은 총살형에 처했어도 며느리들은 남남이기 때문에 지방으로 다 내려보냈다는 겁니다.

이밖에도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 가족도 지난 5일 평양으로 소환됐으며 장성택의 누나인 장계순 일가족도 같은 날 중국 북경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장성택의 주요 인물이었던 박광철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까지 소환되면서 앞으로 장성택의 측근으로 분류된 해외 외교관과 무역 일꾼들에 대한 소환이 줄줄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장성택 측근에 대한 제거 작업을 내년 4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에 따라 은밀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장성택 측근에 대한 숙청 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 주민 사이에서 장성택의 처형과 관련한 여러 가지 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민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고 있는데요, 내부 협력자는 장성택의 처형 이후 주민에 대한 교양과 통제 상황에 관해 "각 기관 기업소 간부들에게 지시가 내려와 이번 애도 기간에 직장에 출근하지 않았거나 자기 지역 내에 없는 사람들을 조사했으며 24일인 '김정숙 어머님의 생일'을 맞아 어떤 장사도 다 중단할 것을 공포했다." 전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없었던 이례적인 조치였는데요, "하지만 하루 벌어 그날 먹고 사는 북한의 장사꾼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취재 협력자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주민 사이에서 장성택의 처형에 관한 여러 소문도 확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요, 21일 북한의 북부 국경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우리○○ 당 비서가 군 당 책임비서에게 들었다는 말로 소문나 있다"며 "장성택을 포로 쏴 죽였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고,

23일 또 다른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장성택을 총살하면 시체를 땅에 묻어야 하는데 '배신자는 우리 조국의 땅에 묻을 필요가 없다'며 총살이 아닌 불태워 죽였다는 말도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장성택의 혐의였던 정변 음모에 관련해서는 "장성택이 나이가 너무 어린 김정은 대신 더 늦기 전에 자신이 대통령을 하려 했으며 그래서 측근을 모으기 위해 과오를 범했고 '혁명화'로 지방에 내려갔던 사람들까지 자기 옆으로 끌어들여 반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말이 있다"고 취재협력자는 덧붙였습니다.

올해 장성택의 처형은 북한 사회에서 가장 큰 뉴스라 할 수 있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김정은 정권이 3대 세습을 단행하며 벌인 장성택 처형사건으로 북한 주민이 현 정권에 큰 불쾌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장성택의 처형 이후 관련자들에 대한 대대적 숙청이 진행되면서 그 피해자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북한 주민의 감정이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관측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