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3월 16일, 여명거리 건설 현장을 방문해 오는 4월 15일 태양절까지 건설 사업을 마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기간에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데요, 이에 필요한 자금을 국경 주민에까지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돈과 가축은 물론 노동력까지 조달하려는 분위기인데요,
" 4월 15일까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지금 와서 추가로 지방의 주민에게 자금을 지원하라는 압력이 강하게 내려왔다는 소식입니다."
가뜩이나 각종 동원과 공출도 부담이 큰 지방 주민은 '가보지도, 살아보지도 못할 여명거리의 건설 사업에 왜 자금을 지원해야 하느냐?'라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평양을 멋있게 꾸미는데 지방 주민이 왜 희생을 해야 하느냐?'는 건데요, 이는 정당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평양 여명거리 건설에 "돈 바치라">
- 4월 15일 공사 마감에 맞춰 여명거리 막바지 공사 박차
- 여명거리 건설 명목으로 지방 주민에까지 현금 징수
- 돈, 가축, 벙어리장갑은 물론 노동력까지 동원 움직임
- 평양 꾸미는데 왜 지방 주민이 희생해야 하느냐? 주민 불만
- 김정은 지시 이행 위해 간부는 주민 닦달할 수밖에 없어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 여명거리의 건설 사업을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까지 무조건 완공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북한 당국이 이에 필요한 자금을 주민에게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부 국경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21일 "인민반에서 여명거리 건설 지원을 위한 돈을 바치라는 지시가 있었다"라며 "지역마다 다르지만, 잘사는 동네는 중국 돈으로 20~30위안을 내는가 하면 돈이 많고 불법으로 장사하는 사람은 몇 마리의 돼지, 또는 수천 켤레의 벙어리장갑 등을 내놓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오는 4월 15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건설에 부족한 자금을 국경 주민에까지 부담시키면서 여명거리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아직도 실적이 부족한 김정은은 평양 중심에 고층아파트를 짓는 것을 자신의 업적으로 선전하는 것에 여념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가 지금 핵문제로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압박 속에서도 강국을 만드는 것에 여념이 없고, 대북제재에도 경제건설을 잘하고 있다는 선전의 목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명거리 건설을 제1의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판단하는데요, 당연히 자금이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하죠. 4월 15일까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지금 와서 추가로 지방의 주민에게 자금을 지원하라는 압력이 강하게 내려왔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당국의 지원 자금 요구에 북한 주민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보지도, 살아보지도 못할 평양 여명거리의 건설 사업에 왜 돈과 노동력을 지원해야 하느냐? 는 건데요, 주민 가운데에는 돈이 없다며 무작정 안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사는 주민 중에는 자발적으로 내기도 합니다.
또 간부나 법기관 관계자들은 주민에게 지원을 강요하고 있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각종 건설사업과 동원, 공출 등의 부담을 안고 사는 지방 도시의 주민은 이것이 정당하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Ishimaru Jiro] 당연히 자발적으로 내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돈뿐 아니라 여러 공사에 동원되는데, 가지도, 살지도 못하는 평양 여명거리의 건설에 무언가 지원하라고 해서 자발적으로 내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아요. 그래도 김정은의 지시니까 간부들이 이것을 집행하지 않으면 자신이 큰일 날 수 있기 때문에 주민에게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죠. 지방주민의 입장에서는 평양만 멋있게 하기 위해 지방 주민만 희생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는 정당하지 않다고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또 북한 당국이 여명거리 건설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함경북도 수해복구에 동원됐던 돌격대의 일부 인원을 거리 건설에 투입하려 한다는 소문도 있는데요, 당시 함경북도 수해복구에 당원돌격대로 동원됐던 취재협조자는 "돈을 쓰던, 다른 구실을 만들던, 여명거리 건설 현장에는 절대 가고 싶지 않다"고 '아시아프레스'에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25일과 3월 16일, 여명거리 현장을 시찰하고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내렸는데요, 여명거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이룬 경제적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도시입니다.
또 여명거리는 애초 지난해까지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함경북도 수해복구와 대북제재 영향 등으로 계속 미뤄졌는데요,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오는 4월 15일 태양절까지 무조건 여명거리 건설 공사를 마칠 것을 지시했기 때문에 간부들이 공포통치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민을 더욱 닦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이 시찰한 곳에는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곧바로 변화를 보인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Ishimaru Jiro] 지도자 김정은의 지시를 무조건 관철해야 하는데요, 간부의 입장에서 숙청, 좌천 또는 죽을 수도 있으니까 그만큼 열심히 하려면 일반 주민의 부담이 많아지고 희생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공포정치가 계속되면서 그만큼 압박도 커질 것으로 판단해야 할 것 같고요,
여명거리는 금수산궁전과 용흥네거리 사이 부지에 북한에서 가장 높은 70층대 고층 아파트는 물론 김일성 대학의 교육자와 과학자들을 위한 살림집과 학교, 유치원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통일부는 최근 여명거리 건설 사업에 대해 '그것이 민생에 도움이 되느냐?'라고 물은 뒤 노동당 고위층을 위해 만드는 여명거리는 일반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도 북한이 매번 날짜를 정하고 속도전으로 과업을 진행하는 것은 북한 주민을 항상 바쁘게 동원하고 압박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지 못 하게 하는 통치수단이라고 지적합니다.
또 부족한 자원과 노동력으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면 결국 부실 공사를 낳을 수밖에 없고, 이는 또 다른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여명거리에서 74일 만에 완공한 70층 아파트가 얼마나 안전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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