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기 ‘패기머리’ 이발 비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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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승인가격 50원, 일반 이발보다 두 배 비싸

- 실제 남성 이발 비용은 2천 원으로 큰 차이

- 여성, 리설주 머리 모양도 미화로 2달러(1만 6천 원)

- 북 남성 '패기머리'․여성 '리설주 머리' 인기

- 북에서도 비용 절약 위해 집에서 깎는 경우 많아


북한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패기머리'의 비용이 일반 이발보다 두 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북한 평양의 이발소에서 확인한 머리 모양과 가격표를 살펴보면 남성은 일반적인 이발(긴머리)과 함께 면도, 염색, 고대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또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머리 모양인 '패기머리'를 할 수 있는데, 비용은 50원으로 25원인 일반적인 이발보다 두 배나 비쌉니다.

이밖에도 '머리 말리기(건발)' 10원, '면도' 10원, '자체 면도'는 5원, '고대'는 15원, '염색'도 50원을 받고 있는데요, 가격표 위에 '국가제정국승인 제4540호'라는 글씨를 볼 때 북한 당국이 지정한 가격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실제 이발비용을 확인해 보니 남성의 일반적인 이발 비용은 2천 원 수준이었습니다. 따라서 국가가 제정한 이발비용과 실제 지급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패기머리의 비용이 일반 가격보다 두 배나 비싼 것이 특징인데요,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북한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패기머리가 인기를 끄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패기머리는 옆과 뒷머리를 짧게 올려 자르고 앞과 윗머리만 길게 남긴 머리 모양인데, 특히 가격표의 지정 연도가 2011년임을 볼 때 '패기머리'는 당시에도 비용이 비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패기머리'는 시간과 손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탈북자는 설명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패기머리가 유행하는 것을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중국에서 북한 국적자 100명을 심층 면접조사 한 동아대학교 강동완 교수의 설명입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젊은 지도자의 모습을 따라 하고자 하는 취향으로 봐야 할 것 같고요,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하고 나오니까, 젊은 사람이 하나의 유행으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자유아시아방송이 살펴본 이발소에 걸린 남자 머리 사진 10장을 보면 대체로 짧거나 단정한 머리 모양으로 서로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더 다양한 머리 모양과 색깔로 멋을 표현하는 미국․한국 등 서방국의 남성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성의 머리 모양에 대한 가격표도 살펴봤습니다. 여성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는 '파마'를 비롯해 '조발(Hair Cut)', '세트', '머리 말리기', '머리 빗기' 등인데요, 서비스의 종류, 머리 길이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긴 머리 파마는 100원, 짧은 머리 파마는 70원, 앞머리 파마는 45원을 비롯해 머리 자르기는 20원입니다. 이밖에도 '머리 말리기'는 20원, '머리 빗기'도 20원인데, 파마와 머리 자르기, 말리기 등을 한꺼번에 이용하면 할인 가격인 110원에 할 수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이 가격도 2010년 국가제정국이 승인한 가격입니다.

하지만 역시 자유아시아방송의 확인에 따르면 리설주와 같은 머리 모양은 미화로 약 2달러, 약 1만 6천 원에 자를 수 있습니다. 역시 국가지정금액과 차이가 있습니다.

강동완 교수는 최근 자신이 면접했던 북한 여성 상당수가 "요즘 젊은 여성은 리설주처럼 단발머리로 꾸미는 것을 선호한다"며 북한 젊은이들이 젊은 지도자 부부에 대한 호기심을 머리 모양을 따라 하는 것으로 표출하는 것 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도 이발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집에서 머리를 깎는 경우가 많다면서 웬만한 가정에는 이발용 가위가 하나씩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