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미국․유럽 발 경제위기 속 관심없는 북한 채권
최근 미국의 신용등급이 최고 등급에서 한 단계 떨어지고 유럽의 재정위기에 관한 우려가 커지는 등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한국과 중국 등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증시가 크게 폭락하면서도 미국과 한국 등 채권에 대한 수요는 많이 늘어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의 국제적 경제 위기 가운데 북한 채권의 가격은 여전히 달러 당 14센트에서 16센트로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통상 경제 위기가 터지면 주식보다는 채권으로 몰리기 때문에 채권의 가격이 오릅니다.
하지만, 북한 채권의 거래를 대행하는 영국의 금융중개회사인 ‘이그조틱스’ 사는 최근의 금융위기가 북한의 채권에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는데요,
(There has been no impact on prices for North Korean debt in recent days resulting from the latest market crisis.)
그동안 북한의 채권 가격은 국제적 경제 상황과 큰 관련이 없었습니다.
북한의 채권은 주로 미국과 중국, 유럽의 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지만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중시하는 국가적 신용 등급이 없고, 채권의 거래도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경제적 불안 속에서도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다수 국제 금융기관이 북한의 채권 가격에 아예 관심도 두지 않는 것은 오늘날 경제가 화두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경제적 지위가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은 한국의 <대한뉴스>로 문을 열어봅니다.
<오늘의 초점>
- 1945년 8월, 일본의 두 도시에 투하된 원자폭탄을 마지막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연합군의 함상에서 행해진 일본의 항복 조인, 우리 겨레는 일제의 36년 압제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이했습니다. 대한독립만세를 힘차게 외친 1945년 8월 15일, 그날의 감격을 우리는 잊을 수 없습니다. 세월은 흘러 언 34년, 우리는 지금 그날의 감격을 되새기면서 오늘의 경제난국을 슬기롭게 이겨나가 70년대에 닦은 조국 번영의 터전 위에 계속 국력을 길러 평화통일의 길을 앞당기도록 해야겠습니다. <대한뉴스>
네, 1979년 한국에서 방영된 대한 뉴스를 들으셨는데요, 올해 8월 15일은 한반도가 일본의 통치로부터 해방을 맞은 지 66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 <라디오 세상>에서는 외국 각국의 한인들과 탈북자들이 기념하는 광복절 행사와 의미를 살펴보고 북한 대사관도 광복절을 기념하는지 알아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세계 각국의 한인과 탈북자 모두 '대한독립만세'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한반도가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 한국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고, 다음 해부터 ‘국경일에 따른 법률’에 따라 매년 8월 15일을 광복절이란 국경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한국은 매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고 전국적으로 곳곳에서 기념행사와 풍성한 잔치가 벌어지는데요, 한국이 아닌 외국에 정착한 한국인과 탈북자, 그리고 북한 대사관에도 8.15 광복절은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뜻깊은 날입니다.
약 4만 명의 한국인이 정착한 영국에서는 13일, 광복절 기념식과 전통 문화행사를 중심으로 약 1만 5천 명에서 2만 명이 참가하는 광복절 행사가 열리는데요, 유럽 내 한인사회에서는 영국에서 열리는 광복절 기념행사가 가장 큰 규모라고 합니다.
또 유럽의 도이칠란트(독일)에서도 오는 20일에 열리는 광복절 행사에 수천 명의 교민이 참가할 예정인데요, 영국 '재영한인회'의 신명호 사무총장, 독일 '재독한인회' 최병호 회장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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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호 사무총장
] 8.15행사는 크게 두 개로 나뉩니다. 1부에는 광복절 기념행사를 하고요, 점심 이후부터는 영국에 사는 한인들의 단합과 즐거운 하루, 그리고 영국 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행사로 나뉘어 있습니다. 주로 전통문화 공연은 물론 한국의 각종 기업체가 참여해서 전시도 하고요, 한국 문화라고 하면 따라오는 고유 음식 코너도 있고 태권도, 씨름도 하고 요새 유행하는 'K-POP' 경연 무대도 하는데요, 참가예상인원이 1만 5천에서 2만 명 정도 예상하고 있어요. 본래 영국 광복절 기념행사가 유럽에서 가장 큰 행사입니다. 저희는 광복절 기념행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최병호 회장
] 독일에서는 40개 이상의 지방한인회와 독일에 사는 한인들이 전부 모입니다. 수천 명이 되는데요, 오전에 광복절 기념식을 마치고 낮에는 체육대회, 밤에는 문화행사를 합니다. 문화행사는 주로 자체 교민들이 여러 가지 전통문화를 배우고, 연습해서 단체마다 자랑도 하고, 한국에서 연예인도 초청합니다. 8.15 광복절 행사는 전체 독일의 제일 큰 행사이니까 몇 달 전부터 신경 써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 주의 로스앤젤레스. 이곳에서도 광복절인 8월 15일, 한국 대사관의 총영사와 관계자, 그 밖의 한인 단체가 모여 기념식과 함께 각종 문화 행사를 열 예정입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탈북자 단체를 초청해 광복절을 함께 기념할 계획인데요,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의 로렌스 김 부회장의 설명입니다.
[
로렌스 김
] 이전까지는 전례가 없었는데 이번 행사부터 탈북자 단체를 초청하려고 합니다. 이번이 처음인데요, 외국에 살고 있는 모든 남북한 한민족이 함께 행사를 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습니다.
한국도 북한도 아닌 외국에 머무는 탈북자들도 광복절의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각 나라의 한인회에서 주최하는 광복절 행사에도 많은 기대와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모습도 엿보이는데요, 영국 런던에 정착한 탈북자 김주일 씨는 유럽에 있는 탈북자들도 광복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합니다.
[
김주일 씨
] 유럽에 있는 탈북자들도 광복절이 일제의 통치에서 해방된 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일제를 몰아냈다고 교육해서 광복절에 대한 의미는 어릴 때부터 몸에 뱄기 때문에 광복절에 대해 굉장히 높은 기대를 하고 있죠.
물론 8.15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유럽은 물론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약 4천 명의 북한 건설노동자가 파견된 것으로 알려진 중동의 나라 쿠웨이트. 이곳에서도 8.15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쿠웨이트 한인회'의 심현섭 회장에 따르면 쿠웨이트에서는 큰 규모의 광복절 행사는 하지 않지만 뜻이 있는 한인들이 모여 간소하게나마 광복절의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
심현섭 회장
] 8.15행사는 간소하게 몇 사람이 저녁에 모여 간단한 모임을 합니다. (그래도 작지만 8.15 의미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네요.) 그렇죠. 15일 저녁에 모이기는 합니다. 한인회의 간부와 대사관 관계자, 민주평통 인사들이 저녁에 모이려고 준비를 하고 있어요.
이처럼 세계 속의 한인과 탈북자들은 비록 한국과 북한을 떠나 있지만 일본의 식민지 통치로부터 독립의 기쁨을 누린 의미를 함께 기억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광복절을 기념하는 한인들에게 광복절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들이 생각하는 광복절의 의미를 다시 들어봤습니다.
[
신명호 사무총장
] 우리가 독립을 한 날이니까 한국에 살고 있어도 가치 있고 뜻깊은 날일 텐데 하물며 외국에 사니까 고국에 대한 향수나 애국심이 강할 수밖에 없죠.
[
로렌스 김
]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는 선조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얼과 광복의 기쁨을 기리는 의미에서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에서는 기념식과 행사를 성대히 거행하려고 합니다.
외국의 한인회가 기념하는 광복절 행사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태어난 2세 자녀들에게 광복절은 물론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알려 주는 기회이고요, 다음으로는 현지의 외국인에게 한국을 알리는 축제의 장이 된다는 겁니다.
[
최병호 회장
] 글자 그대로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날인데, 1세대 중에는 그것을 그대로 인식하고 그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더 이상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하지만 2세들은 아직 직접적인 것을 느끼지 못했으니까 정체성을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신명호 사무총장
] 광복절은 우리 민족이 흘러온 흐름이잖아요. 우리의 2세, 3세 자녀에게 전혀 교육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이런 행사를 하는 겁니다. 광복절 행사에서 몇 사람이 경축사를 하고 애국가 부르고 끝나면 영향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축제와 연관을 시키는 겁니다.
특히 영국은 광복절 행사에서 한국을 알리기 위해 많은 영국 사람을 대상으로 홍보도 하고 6.25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참전용사의 가족도 초청합니다. 독일에서도 누구든지 모일 수 있는 사람이면 다 모여서 함께 광복의 기쁨을 누리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광복절 행사를 개최하는 영국과 독일, 폴란드, 쿠웨이트 등에는 북한 대사관도 있는데요, 광복절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북한 대사관에서도 기념행사를 할까요? 북한 대사관이 좀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각국의 한인 사회에서는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주일 씨는 북한 대사관에서도 자체적으로 광복절 행사를 진행한다고 말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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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일 씨
] 자체적으로 합니다. 영국에 있는 북한대사관도 대사관 직원이 몇 명밖에 안 되지만 자체적으로 광복절 행사를 의미 있게 보내려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북한 대사관에서 광복절 기념행사를 어떻게 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빛을 되찾다.'라는 뜻의 '광복'은 잃었던 국권의 회복을 의미하는데요, 최근 독도 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북한도 독도를 빼앗으려는 일본의 책동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최근 밝혔죠. 다시 일본에 대해서 남과 북이 한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또 미국 국무부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12일 축하성명을 내고 광복절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한국인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했습니다.
66년 전 8.15 광복의 기쁨을 함께 맞이했던 한국과 북한이 다시 8.15 광복절을 함께 기념하고 축하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