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루 갤로 목사 부부, 탈북자 사역 위해 한국 부산행
- 미국 내 탈북자 만나면서 '도와야 한다'는 부담
- 탈북 청소년에게 영어교육․심리상담
- 미국 돌아와도 탈북자 지원 활동 계속할 것
2014년은 국제 사회에서 북한 인권이 큰 주목을 받은 한해였습니다.
북한의 인권유린이 반인도적 범죄 행위에 해당하고 인권유린의 책임자를 국제 사법기관에 넘길 것을 권고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발표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2월에는 유엔 총회 역사상 최초로 북한의 인권유린 책임자를 처벌토록 권고하는 내용의 북한 인권결의안이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북한의 인권 문제가 공식 안건으로 채택됐는데요, 그만큼 북한의 인권 문제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인종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우려하는 사안이 됐습니다.
미국에서도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 탈북자를 돕기 위한 미국인의 관심이 적지 않은데요, <라디오 세상>은 그중에서도 탈북자의 정착과 영어 교육, 심리 상담 등을 위해 가족을 떠나 한국행을 결심한 미국 목사님 부부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주에 거주하는 루 갤로(Lot Gallo) 목사, 그리고 아내인 리사 갤로(Lisa Gallo) 사모가 주인공인데요, 지난해 소속 교회에서 은퇴한 갤로 목사 부부는 오는 2월, 한국 부산에 있는 탈북자 청소년 대안학교인 '장대현 학교'에서 탈북 청소년을 돕는 사역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탈북 청소년들의 영어 교육은 물론, 심리 상담, 자문 등을 하게 되는데요, 지난 2년간 미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고 북한 인권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 이같은 결정의 시작이었습니다. 갤로 목사 부부와 직접 대화를 나눠봤는데요,
[Lisa Gallo] 지난여름 26년의 목회 사역에서 은퇴한 남편과 저는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고민하며 기도해왔습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워싱턴에서 탈북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질 수 있었고, 우리에게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부담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리고 탈북자들과 더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도 갖게 되었죠.
[Lou Gallo] 지난 2년 동안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서 옛 독일의 '홀로코스트'를 연상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사회가 당시 독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을 때 다시는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탈북자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홀로코스트'가 다시 시작됐다고 생각했어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에 관한 오 준 대사의 연설을 들었을 때 저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북한만이 아닌 전 인류의 존엄에 관한 문제에요. 그래서 우리는 북한에서 탈출한 이들이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돕고 싶은 겁니다.
앞으로 여생을 북한 인권의 개선과 탈북자들을 돕는 일을 하며 보내고 싶다고 결심했지만, 한국 부산행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우선 사랑하는 가족, 자녀와 손주의 곁을 떠난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렸고, 익숙한 환경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할 때 필요한 모든 것이 부담이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두 사람을 이해하고 지원해 준 가족의 응원과 비록 몸은 함께 하지 못하지만, 마음과 물질로 도움을 준 수많은 미국인 덕분에 모든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Lou Gallo] 우리가 받은 지원은 놀랍습니다. 우리가 개설한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호기심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보여줬어요. 그리고 우리를 돕고 싶어 했죠. 우리가 받은 지원의 90%가 미국에서 채워졌습니다. 이는 우리와 함께 하고 싶고, 북한의 자유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는 북한의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라는 답변과 함께 많은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물론 장대현 학교에서도 우리를 돕고 있죠.
갤로 목사 부부는 그동안 미국에서 탈북자는 물론 인권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탈북자가 가진 잠재력과 희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온갖 역경을 이겨냈을 뿐만 아니라 부지런하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탈북자들이야말로 북한 주민을 대변하는 작은 사회와 같다는 겁니다.
[Lisa Gallo] 제가 만난 탈북자들을 보면서 이들이 가진 잠재력을 생각했습니다. 탈북자 중 일부는 인권 단체에서 일하기도 하고, 북한의 인권상황을 알리는 그들의 목소리가 국제사회에 전해지기도 하죠. 이를 통해 저는 탈북자들이 가진 잠재력을 본 겁니다. 탈북자들은 자유와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게 되죠. 훗날 통일이 되고 이들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을 때, 북한을 위해 일할 수 있고요. 그래서 당장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더 많은 탈북자가 나와 좋은 시민으로 성장해, 북한의 희망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길 기원합니다.
늘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기도한다는 루 목사도 아내가 말한 것처럼 탈북자들이 자유를 경험하면서 언어를 배우고,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아 한국․미국 등에 잘 정착해 훗날 통일의 밑거름이 되고, 북한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습니다.
갤로 목사 부부는 한국 부산행에 들떠 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과 만남도 기대되고, 한국 생활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국 음식도 잘 먹지만, 특히 부산의 호떡을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현재로써 체류 계획은 1~2년, 그동안 갤로 목사 부부는 한국어도 배우고,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어려움․심리 상태 등도 많이 알고 싶습니다. 그래야 미국에 돌아와서도 탈북자들을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기 때문인데요, 갤로 목사는 나아가 미국 국무부를 통해 태국 대사관에서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이 더 많이 미국에 올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은 바람도 나타냈습니다.
[Lou Gallo] 저희는 한국어를 더 배우고 싶고, 탈북자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더 알고 싶습니다. 북한에서 탈출해 한국․미국․영국 등 자유세계에 정착했을 때, 북한과 차이에서 극복해야 할 것들...예를 들어 분노와 같은 심리적 상태 등을 더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상담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부산에서 1~2년을 지낸 뒤 미국에 오면 미국 내 탈북자를 돕는 일을 계속할 겁니다.
그리고 제가 꿈꾸는 이상적인 것은 미 국무부와 연계해, 태국의 대사관에서 미국에 오고 싶은 탈북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탈북자들을 미국에 더 받아들이고, 미국에서 집을 구하는 것부터 직업 교육, 언어 교육, 상담 등을 하고 싶은 것이 제 바람입니다.
현재 미국에 난민 지위를 받고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는 178명. 2004년에 북한 인권법이 통과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꾸준히 탈북자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고, 탈북자가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기대해 볼 만한 부분인데요,
마지막으로 갤로 목사 부부에게 북한 주민과 탈북자에 관한 바람, 기대 등을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갤로 사모는 감정이 복받쳤는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는데요, 비록 태평양을 사이에 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 그리고 인종도, 생활 문화도 다른 북한이지만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Lisa Gallo] 성경을 보면 노예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기 위해 모세를 보내는 장면이 있습니다. 북한 주민이 자유할 수 있도록 누군가를 보내고, 그들은 잊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하나님이 북한 주민을 사랑하고, 돌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나의 기도입니다.
갤로 목사 부부뿐 아니라 지금도 곳곳에서 북한 주민과 탈북자를 돕는 사람이 많습니다. 때로는 본인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북한 주민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하려는 이름 없는 손길도 있는데요, 그 배경에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를 나의 문제처럼 함께 마음 아파하며 북한 주민과 탈북자를 가슴에 품으려는 '사랑'이 깔려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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