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애도기간 후에도 탈북방지 특별경계 계속”

북한 신의주의 압록강 둑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북한 병사들.
북한 신의주의 압록강 둑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북한 병사들. (AFP PHOTO/Frederic J. B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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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2012년 새해의 첫 달도 어느새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 세우신 계획, 잘 지켜가고 계시는지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은 새해에 작은 변화가 생겼는데요, 일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북한 내부기자가 취재한 소식을 전해 드리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라디오 세상>에서 이시마루 대표와 함께 생생한 북한 소식과 북한의 실상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작합니다.

=북 당국, ‘탈북자 한 명도 나오게 하지 말라’ 지시

오늘은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하는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입니다. 북한 내부기자가 취재한 소식, 그리고 취재 협조자가 전한 생생한 북한 뉴스를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전해드립니다. 오늘, 일본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시마루 지로] 네, 안녕하세요.

새해 첫 방송인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올해 생생한 북한 소식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우선 북한 청취자분께 이시마루 대표님을 소개해주시죠.

[이시마루 지로] 네. 저는 일본인 기자이고, 1993년부터 북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북한 내부에도 1995년, 1997년, 1998년 등 세 번 들어가 취재를 했는데요, 외국 기자는 북한의 안내원이 붙기 때문에 자유로운 취재를 하지 못하죠. 그래서 (아시아프레스는) 2003년부터 북한 내부의 기자들을 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북한 내에서 기자란 의식을 갖고 취재하는 6명의 기자가 있고, 국경 지대를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협조자가 몇 명 있습니다.

북한 내부의 기자들, 또 정보 협조자를 통해 생생한 북한 소식을 외부 세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계시군요. 앞으로 생생한 북한 소식 잘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첫 소식으로 어떤 내용이 준비돼 있나요?

[이시마루 지로] 북한과 중국 간 국경 지대의 경계 소식부터 전해 드릴까 하는데요, 지난해 12월 19일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이때부터 국경지대는 특별경계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아시아프레스’의 협조자인 국경 경비대의 병사에게 들은 소식을 전해 드리면, 애도 기간이 끝난 뒤 특별 경비가 풀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탈북 방지를 위해서 특별 경비가 계속되고 있고, 위에서 탈북자를 한 명도 발생시키지 말라는 지시가 있어서 군관들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계속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대는 압록강과 두만강이 있는데요, 이전에는 국경 지대에 땅굴을 파고, 그 안에 병사가 들어가 경계를 했습니다. 이걸 잠복초소라고 부르죠. 그런데 지금은 밤에 탈북자가 있을 수 있으니 계속 순찰하라는 명령이 내려와서 잠복 초소가 있지 못하고 계속 걸어 다녀야 하는 애로가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리고 국경 경비라는 것이 단순히 국경에서 경비를 서는 정도가 아니라 국경까지 오는 것 자체를 막으려고 하는데요, 탈북이나 밀수를 하기 위해서는 국경 인근의 도시에 와서 기회를 찾은 뒤 강을 건너야 하는데, 이때 대부분 아는 사람 집에 머물면서 기회를 찾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북한 당국이 그걸 막기 위해서 숙박 검열을 계속해 왔습니다. 숙박 검열은 국경 도시의 주민 외에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이유 없이 일반 주민의 집에 숙박하지 못하도록 인민반과 보안성에 숙박할 사람을 등기해야 하는 제도거든요. 그런 숙박 검열은 그동안 인민반장과 보안원들이 해 왔는데, 지금은 서로 감시하기 위해 보안원, 인민반에 지금은 국경경비대까지 숙박 검열에 투입됐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탈북자가 생기고 밀수 행위가 성행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고 이는 북한 주민과 국경 경비대가 가까워지면서 생기는 현상이었거든요. 그래서 국경 경비대의 초소나 군관의 집에 일반 주민이 드나들지 못하게 보위부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국경 경비대의 병사가 전해왔습니다.

그만큼 북한 주민의 탈북이 더 어려워졌다고 정리할 수 있겠군요.

[이시마루 지로] 그렇죠. 국경경비는 2~3년 전부터 계속 강화가 됐고 작년에 김 위원장이 사망한 이후부터 특별경비태세에 들어갔는데 올해에 들어서도 탈북 방지를 중점을 두고 계속되고 있다는 거죠.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하는 <지금 북한에서는...> 듣고 계십니다.

=북, 군관과 우수 기업소에도 식량 배급 제대로 못해

다음은 북한의 식량 사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는데요, 고 김 위원장의 애도기간을 포함해 최근까지 소량의 식량 공급이 있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식량 사정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님, 전해주시죠.

[이시마루 지로] 올해 들어 지난 1월 4일부터 함경북도 무산군의 무산광산에 2kg씩 식량 배급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2kg의 입쌀과 밀가루가 나왔고, 다음날인 8일부터는 소기업소들에도 2kg씩 배급이 나왔다고 합니다.

지난 8일은 김정은 부위원장의 생일이었죠. 생일에 맞춰 공급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후도 무산 광산에는 옥수수 배급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물량을 놓고 볼 때 이는 적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데, 장마당에 가면 쌀, 옥수수, 밀가루도 계속 나오고 있지만, 배급에서는 아주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죠.

이같은 현상은 아까 소개한 국경 경비대를 통해 나온 말이기도 한데요, 작년 말에도 국경 경비대에도 현장 부대에 배급을 준다는 약속이 있었는데 나오지 않았고, 결국 올해 1월 5일까지 공급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비대 병사들의 불만이 컸다고 합니다.

그래서 ‘군관들은 어떠냐?’라고 물어보니까 군관들도 아직 배급을 받지 못하고 합니다. 또 군관들은 현장에서 식사하는 것 외에 가족이 있으니까 배급을 받아야 하는데, 그걸 받지 못한다는 거죠. ‘군관이 받지 못하는데 일반 병사는 어떠냐?’라고 물어보니 ‘당연히 없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장마당에 가면 쌀과 옥수수, 밀가루도 계속 나오고 부족함이 없다고 하는데, 이걸 보면 ‘북한 내부의 식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쌀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분석할 수 있는 거죠. 장마당의 쌀은 민간이 보유한 쌀이고, 군대나 기업소에 줘야 할 쌀은 정부가 보유해야 할 쌀인데 결국 북한 정부가 돈이 없거나 확보할 능력을 잃어버려서 ‘정부가 보유한 쌀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 시작됐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매년 가을에 식량이 수확되고 지금이 1월 초인데 벌써 식량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또 외화벌이 단위에서 아주 우수한 기업소이고 우선 배급 대상인 무산광산도 1월 초인데 제대로 공급을 주지 못하는 점을 볼 때 앞으로 봄까지 북한 식량 사정이 악화할 것이란 예측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장마당에는 충분한 식량이 있지만, 요즘에는 환율이 많이 높아지고, 물가가 상승해서 일반 주민이 식량을 사기에는 어려운 형편이어서 북한 주민에게 어려운 시기가 다가오지 않았나 싶네요.

[이시마루 지로] 미국 달러나 중국 위안화의 환율 시세가 작년 12월 초부터 변동이 심합니다. 올해에 들어서도 1위안이 700원이 넘을 때도 있었고, 또 600원대로 떨어진 날도 있었는데요, 식량 가격도 외화의 환율에 따라 변동 폭이 크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한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을 통해 생생한 북한 소식을 살펴봤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님,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네, 감사합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