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1월 2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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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 눈 내린 핵 실험장, 건물․도로는 말끔
- 새로운 건물, 장비는 없어
- 핵실험 가능성 높은 남쪽갱도, 움직임 계속?
-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전부터 핵실험 준비한 듯

북한 외무성이 성명을 통해 "앞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는 없다"고 선언한 지난 23일.

미국의 위성사진업체인 '지오아이(Geoeye Satellite Image)'가 1월 23일에 촬영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살펴봤습니다. (전체보기)

지난 1월 4일에 촬영한 사진에서 확인한 것처럼 여전히 핵실험장 주변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습니다. 23일 촬영한 동쪽갱도(크게보기)와 서쪽갱도(크게보기)를 살펴보니 지난 4일과 크게 다른 점은 없어 보입니다. 쌓인 눈의 양이나 흔적을 봐도 특별한 변화를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유력한 핵실험 장소로 거론되는 남쪽갱도( 크게보기 )는 다른 갱도와 달리 이미 지난 4일 이후에도 계속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다른 갱도로 가는 길은 지난 4일과 달리 다시 눈이 쌓여 있거나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남쪽갱도로 가는 길은 여전히 눈이 치워져 있습니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서쪽갱도와 남쪽갱도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는데요, 위성사진을 봐도 특히 남쪽갱도 쪽에서 '무언가 지속적인 활동이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또 지난 4일, 남쪽갱도와 가까운 지원 시설 앞 광장 앞에서 포착된 사람으로 보이는 무언가도 23일에는 사라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과 23일 촬영한 핵실험장 사진을 분석한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씨는 2달 전에 촬영한 핵실험장의 모습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말합니다. 무언가 사람으로 보이는 물체의 움직임이 포착되긴 했지만 새로운 건물이나 장비는 물론 새롭게 터널을 파는 행위 등도 찾아볼 수 없다고 멜빈 씨는 전했습니다. (I have been all over these images and I don't see anything that is different from the older Google Earth imagery. It does look like people standing outside on the 1/23 photo, but I cannot be sure. No new buildings. No new equipment. No new digging.)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한미연구소도 지난달 13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3차 핵실험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28일 밝힌 바 있는데요, 한미연구소는 당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만 있으면 2주 안에도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핵실험이 언제든 가능한 준비상태를 유지했을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또 미국과 한국의 정부․군 당국자와 전문가도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의 국방위원회는 24일, 미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을 거론해 국제사회의 긴장을 더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외무성이 23일 외무성 성명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반발하며 "앞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는 없다"고 선언했지만 위성사진에 나타난 핵실험장 주변의 정황을 볼 때 사실상 유엔 대북제재 결의가 발표되기 이전부터 이미 핵실험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었다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달 31일, '북한 내부에서도 핵실험 임박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한국의 중앙일보도 지난 13일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북경의 북한 관리가 중국 측 인사에게 핵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란 언급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거론한 것은 3차 핵실험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란 분석도 있는데요,

특히 북한은 새로운 미․북 관계를 염두에 둔 때에 장거리 로켓에 이은 핵실험 카드로 앞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가 깔려있다고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핵실험을 시사한 북한. 위성사진에 나타난 핵실험장의 모습에는 핵실험 준비의 진행상황이 정확히 나타나 있지 않지만 국제사회는 물론 북한 내부에서도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는 때에 핵실험장 주변의 활동은 이같은 추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