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모든 국민의 노력에 보답하는 국가가 바로 그러한 목표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며 우리의 믿음입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식을 통해 두 번째 임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연설을 통해 하나가 되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가자고 역설했고, 80만 명의 지지자들은 손에 성조기를 들고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성조기를 들고 진심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고 환영하는 모습을 보니까 민주주의가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당선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오늘은 취임식에서 엿볼 수 있는 민주주의의 힘과 감동, 그리고 북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우리', '함께', '국가', '인권' 강조한 오바마 대통령
- 시대가 변화면 우리도 변해야 한다
- 취임식이 전해준 민주주의의 힘과 감동
- 대통령 취임식이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는?
2013년 1월 21일, 어둠이 짙게 깔린 이른 새벽, '마틴 루터 킹 데이'란 공휴일임에도 버스와 지하철 등에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었는데요,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고 기대가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1월 21일 오전 11시 30분.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를 알리는 취임식이 열렸습니다. 이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사람만 70~80만 명에 달합니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기 몇 시간 전부터 취임식장 주변은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취임식 참석자]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보기 위해 왔습니다. 2008년에도 오바마에 투표했고, 2012년에도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습니다. 이렇게 추운데도 제가 여기 나온 이유입니다.
손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들고 노래와 춤 등으로 역사의 현장을 즐기며 대통령의 시작을 함께 지켜보는 미국 국민의 모습에서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엿볼 수 있는데요,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입니다.
[그레그 스칼라티우] 취임식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미국인이 곳곳에서 모이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고 역사적인 행사에 직접 참석하고 싶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행사는 북한이나 옛날 공산주의 독재국가에서 수백만 명이 강제로 모여 독재자를 숭배하는 구호를 외치던 행사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날 취임식의 주제는 '우리 국민, 우리 미래'.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2기에 추구할 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미국 의회 의사당의 특별 무대에서 진행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몇 년 전 북한을 방문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참석했고,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공화당의 지도부도 이날은 오바마 대통령의 출발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과 딸, 가족들도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를 함께 축하한 것도 특징입니다.
조 바이든 부통령에 이어 취임 선서를 한 오바마 대통령.
[버락 오바마]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취임 선서를 하는 그의 왼손은 성경책 두 권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성경책을 들고 있는 사람은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 성경책 한 권은 노예해방운동에 앞장선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사용했던 것이고 다른 한 권은 흑인의 인권개선을 이끌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것입니다.
특히 취임식이 열린 21일은 마침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생일을 기념하는 마틴 루터 킹의 날이어서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은 의미가 더 컸는데요, 그래서 성경책도 두 권이 됐습니다.
대통령의 취임식 선서는 자신도 이 나라의 국민임과 동시에 국민과 약속을 지키겠다는 낮은 자세를 의미하는데요,
[그레그 스칼라티우] 미국과 같이 민주주의의 뿌리가 깊은 국가에서 (취임식 선서는) 대통령과 국민의 약속이죠. 그 나라의 간부들과 약속이 아닌 국민과 약속으로 볼 수 있죠.
곧이어 이어진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연설. 여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나아갈 방향을 엿볼 수 있기에 그의 말과 단어 하나하나에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때마다 미국 헌법의 힘을 깨닫는다"는 말로 시작한 그의 취임연설은 내내 '우리'와 '함께'를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우리는 언제나 시대가 변하면 우리도 변해야 함을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건국 이념에 충실하려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하나로 뭉쳐 한 국민으로서 이 일들을 해나가야 합니다... 모든 국민의 노력에 보답하는 국가가 바로 그러한 목표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며 우리의 믿음입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 '인권' 등을 역설했습니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 소수인종과 소수계층의 인권이 보장돼 모두가 행복하고 자유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 우리는 힘과 법에 따른 통치를 통해 우리의 국민과 가치를 지켜나갈 것입니다. 미국은 아시아에서부터 아프리카, 또 미주에서 중동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를 지원할 것입니다. 이는 이 시대의 평화가 관용과 기회, 인간의 위엄, 정의와 같은 가치들의 발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취임연설의 결론은 '이 변화를 위해 모두 하나가 되자'는 것이었는데요, 앞으로 미국이 계속 추구해야 할 건국이념과 가치, 그리고 시대에 맞선 변화를 위해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는 이른바 '국민 대통합'를 강조한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 이제 결정은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우리는 더는 늦출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 하나가 돼 신성한 의무를 다해 영원히 누려야 할 우리의 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합시다.
취임식에 참석한 수십만 미국 시민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했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마음껏 지지 의사를 나타냈는데요, 취임식을 지켜본 미국 내 탈북자의 마음에도 민주주의의 힘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탈북자 한 씨] 수많은 사람이 성조기를 들고 진심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고 환영하는 모습을 보니까 민주주의가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자신들이 요구한 대통령이다, 나라를 위해서, 백성을 위해 일해 줄 수 있는 대통령이라며 진심으로 환영하는 모습을 보니까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부부는 자동차 행진을 통해 시민을 직접 만났습니다. 행진 도중에는 차에서 내려 도로를 걸으며 자신을 선택하고 지지해 준 시민을 향해 손을 흔듭니다.
국민도 모르게 어느 날 갑자기 셋째 아들인 김정은 제1비서가 최고지도자가 된 북한과 다른 모습입니다.
[그레그 스칼라티우] 북한도 21세기 세상에서는 국민을 너무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냉전시대 때 북한과 상황과 비슷했던 동유럽 국가들은 대통령 선거는 공산당 간부들이 손을 들어 했기 때문에 독재자들이 99%의 지지로 선출되지 않았습니까? 그러한 동유럽 나라들은 24년 전에 공산주의 독재체제를 무너뜨리고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북한도) 김 씨 일가와 주변의 간부들만 국가를 운영할 수 없고, 요즘 세상에서는 국민의 복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연설에서 4년 전과 바뀌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은 북한 지도부에게 하나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스칼라티우 사무총장도 외부의 정보가 북한에 계속 전해지기 때문에 북한도 결국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진 취임식 일정에 따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는 온종일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온 합창단과 밴드의 행렬은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도 환호하며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요,
물론 오바마 대통령 앞에는 여전히 수많은 난제가 쌓여 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면한 문제들을 모두 국민 앞에 내어놓고 함께 힘을 모아 이 난관을 헤쳐나가자고 말한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본 미국 국민도 이날만큼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더 나은 삶을 꿈꾸는 희망과 기대로 가득한 하루였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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