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버마(미얀마)가 민주주의 국가를 향해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버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버마를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겠다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고, 서방국가의 제재 해제와 지원을 얻기 위해 정치범 석방, 소수민족과 평화협상 등 개혁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버마의 개방개혁을 환영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도 앞으로 버마가 아시아 지역의 경제적 신개척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버마 국민에게 밝은 미래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세인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큰 기대를 하게 하는데요, 반면, 새해 들어 민생을 챙기기보다 군부대만 잇달아 방문하는 북한 김정은 부위원장의 행보는 다소 아쉽기만 합니다.
앞으로 계속될 버마의 점진적인 변화는 북한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예상되네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추위 속에서 근무하는 병사에 대한 김정은의 배려 강조”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은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하는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북한 내부기자가 취재한 소식, 그리고 취재 협조자가 전한 생생한 북한 뉴스를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전해 드립니다. 오늘도 일본의 이시마루 대표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시마루 지로] 네, 안녕하세요.
- 네, 첫 소식으로 최근 국경경비대에 대한 이색적인 검열이 있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전해주시죠.
[이시마루 지로] 네, 1월 30일, 북한 내부의 취재 협조자가 알려준 소식입니다.
이 협조자는 국경경비대의 하급 장교인데요, 이 장교가 전화로 알려준 정보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경에 청진시에 있는 국경경비대의 여단에서 검열이 내려왔다고 합니다. 실제로 검열단이 와서 장교들과 함께 국경 경비구역의 현장 근무를 점검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비사회주의 현상에 대한 검열, 이른바 탈북과 밀수, 중국 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통제라든지, ‘국경 경비대가 질서 유지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가?’ 등에 관한 이런 검열은 자주 있거든요.
그런데 지난 1월 31일에 국경 경비대 장교로부터 또 전화가 왔습니다. 이 소식에 따르면 검열단이 또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평양 노동당 중앙에서 파견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사전에 예고 없이 왔다고 하는데요, 조금 신기한 것은 (이번 검열이) 경비 근무에 대한 질문보다 ‘일반 병사가 식사를 잘하고 있는지’, ‘군복이 잘 공급돼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당 중앙에서 현장 병사들의 대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요, 올해 1월 들어 조선중앙TV나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김정은이 연속으로 군부대를 시찰하는 모습을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시찰 현장 보도를 보면 김정은이 부대의 식사내용, 병영숙소의 환경을 보고 지시하는 모습이 많은데요, 이런 것을 볼 때 ‘김정은이 현장 병사의 대우에 관해 배려해준다는 것을 북한 내부에 호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 김정은 부위원장이 올해 들어 6번 군부대를 방문했고요, 병사들과 적극적으로 손도 잡고, 병사들이 부식으로 치즈나 초콜릿을 제대로 먹는지도 점검했다고 하는데, 이번 검열이 이런 모습과 연관되는 것 같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식당이나 상점, 군부대를 보도할 때도 여러 가지 물자가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올해 들어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에 관한 보도를 보면 거의 김정은의 배려에 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거든요. ‘현장 병사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고 배려를 해 준다는 것을 북한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국경경비대에 평양의 중앙당에서 검열이 내려와 옷과 식사에 대해 물어보고 조사한 것은 역시 추위 속에서 근무하는 현장 병사에 대해 최고 사령관 김정은이 많이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또 근본적으로 이제 막 시작한 김정은 체제의 확립과 깊은 관련이 있겠지요.
[이시마루 지로] 예. 김정은이 아직 젊고 군대에 관한 경험, 실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 가운데 인민군의 최고 사령관 지위에 올라간 김정은이 군대를 파악하기 위해 많이 배려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병사에 의하면 (병사들은) 검열이 자주 오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검열 내용이 주로 식사나 대우 등을 조사하는 것이어서 조금 놀랐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하는 <지금 북한에서는...> 듣고 계십니다.
=함경북도 무산시, 보위부 요원 피살
- 이시마루 대표님, 다음 소식 전해주시죠. 이번에는 함경북도 무산에서 보위부 요원이 피살됐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네요.
[이시마루 지로] 네, 지난 1월 31일 함경북도 무산군의 취재 협조자가 전해준 소식입니다. 이날 아침, 무산군에 있는 보위부 구류장의 경비 담당자가 피살돼 시체로 발견됐다고 전했습니다. 그 사건 때문에 이 지역에는 아침부터 보위부, 보안원 요원들이 오가면서 조사가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피살된 보위부 직원은 이전부터 북한 주민으로부터 원망을 살 정도로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보위부 직원이 살해당한 이유가 그의 직무에 따른 반발인지, 정치상 목적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이유 때문인지는 아직 확실한 정보는 없는데요,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전해 드리겠습니다.
- 최근에는 ‘보위부의 간부층이 북한 주민에 의해 피살됐고, 그 옆에는 ‘인민의 이름으로 처단한다’는 쪽지가 발견됐다’라는 보도도 있었거든요.
[이시마루 지로] 네, 작년 12월 말에 청진시에서 있었다는 사건인데요, 이에 대해서도 ‘아시아프레스’에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청진시에서 반정부 삐라가 뿌려진 사건은 있었다고 합니다. 복수의 협조자가 전해왔는데요, 그런데 보위부나 치안 당국자가 피살됐다는 사실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최근의 이런 현상들이) 그만큼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예로 볼 수 있을까요?
[이시마루 지로] 네, 특히 정치적 목적으로 공안 기관의 직원을 살해한다는 것은 대단히 큰 사건입니다. 이것은 우선 조심스럽게 사실 파악을 해서 보도해야 하는데요, 반정부 성격의 삐라, 낙서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 곳에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보위부 요원에 대한 살인 사건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만 1~2년 전부터 전국에서 삐라나 낙서 사건이 많이 있었다는 정보는 들어왔습니다. 따라서 ‘반정부적인 의사표현 수단의 하나로 삐라나 낙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