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수리아, 즉 시리아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수천 명의 민간인이 학살됐고, 지금도 유혈 사태가 계속되면서 국제사회는 시리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국민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데 대해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요, 군사적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러 독재자의 권력이 무너진 데 이어 올해도 아사드 대통령의 독재 정권이 국민과 국제사회의 힘 앞에 굴복할 수 있을지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려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에서 휴대전화에 가입한 주민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죠.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북한의
[ ‘이동통신등록신청서’와 ‘준수사항’(사진 크게보기)Opens in new window ]
을 살펴보면 휴대전화 가입 절차는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휴대전화 가입자를 늘리고 단말기를 많이 팔수록 북한 당국이 벌어들이는 수익도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요즘 북한에서도 손가락으로 화면을 움직이는 ‘터치형’ 전화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네요.
- 지난해 한국의 쌀 소비량이 전년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밥 대신 다른 것을 많이 먹기 때문인데요, 반면 북한은 쌀도 부족하고, 이를 대체할 식량도 여의치 않습니다. 먹지 않아 쌀이 남아도는 한국과 쌀이 없어 먹지 못하는 북한의 모습은 경제력의 차이가 가져온 식생활의 불균형을 보여주는데요, 이는 북한 주민의 신체적 후퇴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신청서부터 뇌물성 현금 주고 구입
- 누구나 쉽게 등록할 수 있어... 많이 가입할수록 북한 당국에 큰 이익
- 북한에도 ‘터치형’ 전화기가 인기
일본의 ‘아시아프레스’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북한 휴대전화에 대한 가입 신청서를 살펴봤습니다.
‘양강도 체신 관리국’의 직인이 찍힌 ‘이동통신 등록신청서’에는 휴대전화의 등록을 원하는 북한 주민의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난날), 그리고 직장지위와 신분증 번호, 집 주소 등 간단한 개인 정보와 휴대전화 단말기의 종류, 고유번호 등을 써넣게 되어 있습니다. 또 등록신청서의 뒷면에는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준수하여야 할 내용’도 적혀 있습니다.
‘이동통신 등록신청서’의 사진을 제공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에서 휴대전화에 등록하기 위한 기본적인 절차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하지만 신청서부터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데, 양강도에서는 인민폐로 100원, 평양에서는 미화 20달러로 이는 규정된 가격이 아닌 뇌물 성격의 비용입니다.
[Ishimaru Jiro] 이 등록신청서는 양강도의 취재협조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로 촬영해 중국으로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평양에 있는 아시아프레스의 취재기자 구광호 씨도 똑같은 문서를 입수했는데요, 휴대전화를 신청하는 기본절차는 지역차이가 없다는 거죠. 그리고 (펑양의 경우)이 신청서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로 작성이 되어 있대요.
이동통신가입자들이 준수해야 할 내용 10개 항목을 살펴봤습니다. 처음부터 휴대전화 사용에 관한 금지사항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손전화기는 중요행사장과 회의장, 금지된 지역이나 건물에서 사용할 수 없다’,
‘국가비밀에 속하는 내용의 전화를 할 수 없으며, 불순한 용도에 이용할 수 없다’,
‘가입은 본인 이름으로 한 번만 할 수 있으며, 승인 없이 2개 이상의 번호를 가질 수 없다’라고 명시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휴대전화를 보급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북한 주민 간 통신의 자유와 정보 유출을 많이 경계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항목입니다.
또 다른 내용을 보면 북한의 휴대전화는 그림과 노래, 영화, 오락 등을 저장해 언제든지 즐길 수 있으며 휴대전화의 교체와 교환, 수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석 달 이상 요금을 내지 못하면 서비스가 자동으로 끊어지거나 전화기를 분실했을 때 ‘손전화기함통(전화기 상자)’과 함께 신고해야 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부분입니다.
등록신청서를 보면 ‘전화기형’을 묻는 공간이 있습니다. 북한에도 여러 종류의 전화기가 있다는 건데요,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에는 위로 올리는 ‘슬라이드형’, 전화기를 접는 ‘폴더형’등이 있지만 직접 전화기 화면을 움직이는 ‘터치형’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 전화기의 모양에 따라 ‘뚱뚱보’, ‘미남자’라는 별명도 있는데요,
[Ishimaru Jiro] 2011년 12월 초 당시까지 정보인데요, 평양에는 206달러부터 346달러까지 있고요, 가장 비싼 것은 ‘터치형’입니다. 또 양강도에는 전화기형이 6가지인데요, 195달러가 가장 싼 가격이고, 보통 230달러부터 터치형인 360달러까지 있고요, 터치형 중에도 가장 큰 것은 390달러까지 있습니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가격은 한 대당 50달러에서 80달러 수준. 이것은 다시 북한 주민에게 200~300달러의 비싼 값에 팔리는데요, 최근 휴대전화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했을 때 단말기 한 대당 100달러의 이익만 남겨도 북한 당국이 최소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Ishimaru Jiro] 오라스콤 회사는 통신 수익만 챙기고, 기계 값은 북한에서 거둬갑니다. 북한 안에서 돌아가는 돈이 상당히 큰데 그 돈을 회수하는 식이죠. 북한에서 볼 때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굉장한 외화벌이 사업이 되고 있는 겁니다. 사용자가 많은 수록 이익이 되지 않습니까? 상당한 수익이 되니까 북한 당국이 이동통신 사업을 그만둘 수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이동통신등록신청서를 보면 가입 절차는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쉽게 휴대전화에 가입할 수 있는데요, 북한 당국으로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일단 ‘이동통신 가입자를 늘리고 휴대전화 단말기를 많이 팔자’는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쌀...안 먹는 한국, 못 먹는 북한
한국의 농림수산식품부와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국민이 지난해 소비한 쌀과 잡곡의 양이 전년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곡소비량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201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한국 국민 1명이 일 년간 소비한 쌀의 양은 71kg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 이상 줄었습니다. 이를 하루 소비량으로 환산해보니 한국 국민이 하루에 195g의 쌀을 먹는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잡곡에 대한 소비량도 전년보다 무려 13% 가까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반면, 북한 당국이 지난달 북한 주민에게 분배한 식량은 주민 한 명당 하루 395g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유엔의 세계식량계획이 지난 1월, 북한 주민에게 비타민과 영양분이 함유된 6천900톤의 혼합식량으로 1인당 평균 700g씩을 공급했지만 이마저도 쌀은 아닙니다.
얼핏 들으면 한국 국민이 북한 주민보다 하루에 섭취하는 식량의 소비량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요즘 한국은 국민의 입맛이 서구화되고, 혼자 살거나 부부가 함께 돈을 버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쌀 대신 라면이나 피자, 햄버거 등 밀가루에 대한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에서는 쌀을 못 먹는 것이 아니라 안 먹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북한전통음식 문화연구원의 이애란 원장입니다.
[이애란 박사] 한국에서 먹는 음식은 열량이 높고, 음식 중에도 식용유가 상당히 들어있는 데다 고기도 많이 먹기 때문에 절대적인 음식량은 북한 사람보다 많이 먹습니다. 쌀만 비교하면 지금은 주식이 밥이 아닌 다른 음식으로 바뀌었다 할 정도로 식생활이 바뀌었으니까 쌀 소비가 많이 줄고 있죠. 그리고 북한에서 먹는 주식이 옥수수인데 쌀과 비교하면 영양가가 75%밖에 안 됩니다. 절대적으로 에너지양이나 영양소의 함량이 부족하죠.
또 이애란 원장은 북한 주민의 육체노동이 많아 에너지 소비량도 많을 수밖에 없는 데다 주식으로 쌀보다 영양가가 떨어진 옥수수에 주로 의존하기 때문에 더 많이 먹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이 대다수 북한 주민의 현실인데요, 먹지 않아 쌀이 남아도는 한국, 쌀이 없어 먹지 못하는 북한.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가져온 식생활의 차이는 북한 주민의 신체 모습까지 바꿔놓았습니다.
최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의 연구팀은 조선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키가 현재 북한 주민의 키보다 더 컸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조선 시대 당시 남성은 평균 161cm, 여성은 148cm였는데요, 이는 제대로 먹지 못해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애란 원장] 북한에서는 평균 신장이 작아지는 것에 대해 퇴화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한국에 와서 보면 사람의 몸이 먹는 것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고요,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 이전인 70년대 후반부터 경기가 나빠지잖아요. 이미 사람들의 성장이 멈춰져서 작아지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소득 불균형에 따라 신장이 불균형이 심해지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쌀 수확량은 약 422만 톤, 북한의 쌀 수확량은 약 160만 톤으로 집계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쌀 생산량을 통해 비교한 남북한 경제력의 차이는 국민 건강의 불균형까지 엿볼 수 있는데요,
먹고 사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 권리라고 하죠. 북한 주민이 한국 국민처럼 풍요로움을 누리며 살게 하려면 북한 지도층이 군부대 시찰에만 급급하지 말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은 입을 모읍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