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의 고려항공이 이달 중 새 비행기를 도입합니다. 우크라이나의 'Antonov'사가 만든 'An-148' 여객기가 그것인데요, 2013년에 이어 두 번째 비행기입니다. 또 'An-158' 기종까지 구매해 놓았는데요, 고려항공이 2013년과 2015년에도 새 여객기를 도입하면서 서비스 개선에 나서는 것으로 보입니다.
- 북한이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치적으로 자랑하는 마식령 스키장의 모습을 위성사진으로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12월 21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구석구석 뻗은 슬로프에 호텔까지 엄청난 스키장 규모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요, 한창 스키를 탈 시기이지만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올해 초 다시 개장했지만, 누구나 쉽게 스키장을 이용할 수 없는 데다 외국인 관광객의 겨울철 여행 금지까지 겹쳐 애초 스키장 건설의 의도와 목적에는 많이 벗어난다는 지적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우크라이나 'Antonov'사의 'An-148' 여객기
- 2013년에 이어 두 번째 신형 비행기
- 이미 'An-158'기도 구매
- 새 여객기에 대한 승객의 만족도 높아
북한의 고려항공이 이달 중 새 여객기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려항공이 이달 중순 새로 들여올 여객기는 우크라이나의 'Antonov'사가 만든 'An-148' 여객기로 2009년에 취역한 새 비행기입니다.
'Antonov'사는 2월 중순 'An-148' 여객기를 북한 측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In the middle of the month it is planned to pass the aircraft to Korean customer.) 이미 북한 관계자가 지난 1월 회사를 방문해 공장 시험과 합격판정시험을 거쳐 서류작업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려항공이 인수하는 'An-148' 여객기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고려항공은 2010년 'Antonov'사와 구매 계약을 맺은 뒤 2013년 초 첫 여객기를 받아 같은 해 3월부터 평양의 순안공항과 중국 북경을 오가는 정기 노선의 운항에 투입했으며 당시에 이미 두 번째 'An-148'기와 'An-158' 기종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려항공은 2007년과 2008년에도 러시아가 생산한 'Tupolev-204' 신형 비행기를 새로 구매하고 2013년과 2015년에도 새 여객기를 도입하는 등 여객기 교체를 통한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는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것이 여행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최근 영국의 항공사 평가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에 따르면 고려항공에 탑승한 승객 중에는 승무원을 부르는 버튼조차도 너무 누르기 힘들게 돼 있고, 좌석도 뒤로 젖혀지지 않는 등 낙후한 여객기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2013년에 도입한 'An-148'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꽤 높았는데요, 새 비행기의 좌석, 이착륙 시간과 음식, 승무원의 서비스 등이 중국 항공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고 '스카이트랙스(SKYTRAX)'는 소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낡은 비행기에 따른 안전성 문제와 질 낮은 서비스 등으로 늘 국제기구와 이용객들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아 온 고려항공이 북한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중국 항공사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새 여객기의 도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An-148' 여객기는 29.1m의 길이에 최대 8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비행기로 다른 일반 여객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현대적인 디자인과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2015년 1월 현재 고려항공은 'An-148'을 비롯해 'Ilyushin'과 'Tupolev'기종으로 총 18대의 여객기를 운항 중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마식령 스키장>
- 엄청난 규모에 구석구석 뻗은 슬로프
- 한창 스키 즐길 시기이지만, 썰렁한 스키장
- 에볼라 단속으로 외국인 관광객 끊겨 외화벌이 타격
- 선전과 달리 스키장 이용할 북한 주민․외국인 없어

인공위성이 지난해 12월에 촬영한 북한 마식령 스키장의 모습입니다.
인공위성이 촬영한 날짜는 지난해 12월 21일. 새해 첫날 개장을 앞두고 하얀 눈이 쌓인 각 스키주로, 즉 슬로프가 말끔히 정리된 모습입니다. 마식령 스키장과 함께 건설된 마식령 호텔, 종업원 숙소 등도 눈에 띕니다. (크게보기)
위성사진에서 한눈에 볼 수 있듯이 마식령 스키장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총면적 1천400만 평방미터에 10여 개의 슬로프가 산줄기를 따라 구석구석 뻗어 있습니다.
북한은 세계적 수준의 스키장을 만든다며 1년여 동안 이곳에 군부대를 집중적으로 동원해 마식령 스키장을 건설했는데요, 외화 획득을 최우선으로 삼아 속도전을 강조하며 지은 이곳은 심각한 영양 부족국가에 맞지 않는 화려함과 호화스러움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의 설명입니다.
[Greg Scarlatoiu] 북한 당국은 김정은 우상 숭배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공사를 마무리하도록 수만 명의 군인을 동원해 강제 노동을 시켰습니다.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정권을 선전하기 위한 상징적인 건설 계획이며 특별한 경제적 가치가 없고, 일반 북한 주민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일상생활에도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최근 일본의 조총련기관지인 조선신보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다시 문을 연 마식령 스키장은 하루 평균 1천 명에서 많게는 2천 명까지 스키를 즐기려는 북한 주민과 외국인들의 인기 있는 관광지인데요, 하지만 소수의 특권층 북한 주민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스키장을 찾는 외국인들도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외국인 관광을 금지했고, 겨울철 관광마저 잇달아 취소되면서 마식령 스키장을 찾는 외국인은 거의 없었습니다.
실제로 위성사진이 촬영된 12월 21일은 연말을 앞두고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마식령 스키장을 찾았어야 했지만, 텅 비어있는 스키장의 모습은 비효율적 운영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키장 확대 사진)
마식령 스키장을 함께 살펴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도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 건설을 위해 엄청난 금액을 쏟아 부었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에 따른 국경 통제로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이 불가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설명했습니다. (The DPRK has spent a considerable sum to build and market the resort, but it has unavailable to foreign visitors this winter since the country has been closed off under an ebola measure.)
또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지난 1월에 소개한 마식령 스키장의 사진에는 정작 스키는 타는 이용객 수가 10여 명도 채 되지 않았고, 마식령 스키장의 홍보 영상에 등장한 외국인은 고작 두 명에 불과할 만큼 실제 운영은 북한의 선전과 크게 달랐는데요,
[Greg Scarlatoiu] 경제 상황이 좋을수록 더 많은 일반 주민이 스키를 즐길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북한이 경제적 바탕없이,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이지 않고 고위간부나 외국인 관광객만 즐길 수 있는 스키장을 만들었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죠.
마식령 스키장은 외화벌이 목적과 함께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치적 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습니다. 따라서 지난 1월 1일 재개장한 이후 북한 당국은 여러 수단을 동원해 마식령 스키장의 좋은 면을 선전하고 있는데요,
위성사진에서 확인했듯이 마식령 스키장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이용해야 할 북한 주민과 외국인도 많지 않은 데다 스키장에 대한 일반 주민의 관심도 거의 없고, 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와 인권단체의 시선마저 따가워 마식령 스키장이 본래 의도와 목적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