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후 1주일 - 북․중 국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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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작합니다.

- 명절 연휴 이후 18일부터 북․중 교류창구 제자리
- 화물차 이동 늘고, 상점․북한 식당도 문 열어
- 해관 검사도 특별한 조치 없어, 관광도 우려 안 해
- 북 주민 "핵실험 불만 vs 핵실험 자긍심"
- 중국 네티즌, 국민의 불만과 규탄은 이어져

북한이 지난 12일 3차 핵실험을 감행한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국제사회는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논의에서 중국이 추가적인 대북제재에는 동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의 입장에 따라 제재의 강도나 수위가 조절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현재로서는 미국과 중국이 이견을 보여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3차 핵실험의 성공에 관한 경축 분위기를 평양에서 지방으로 확산하고 있고, 북한을 찾는 관광객의 행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1주일이 지난 현재, 북․중 국경지방의 모습과 현지 분위기,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반응은 어떤지 김준호 특파원을 통해 다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전화로 연결합니다. 김준호 특파원, 안녕하세요.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세요. 중국입니다.

- 지난주는 김준호 특파원도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쁜 시간을 보내셨는데요,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있은 지 이제 1주일이 조금 지났습니다. 지난주와 비교해 요즘 북․중 변경지역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요?

[김준호 특파원] 네, 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날이 지난 12일입니다.

당시는 올해 북한 설 명절의 연휴 마지막 날이고, 중국도 춘절 휴무기간(10~15일) 중이었기 때문에 이날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측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춘절 휴무기간이 끝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 전인 13일에서 15일 사이에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는데, 북한 당국이 이런 예상에 허를 찔렀습니다.

핵실험이 있던 12일에는 북․중 간 최대 인적․물적 교류창구인 단둥을 비롯한 중국의 변경지역 해관들이 모두 문을 닫고 있었고요, 하루 뒤인 13일부터 해관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중국의 춘절 휴무기간이 끝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그런지 북한으로 통하는 해관들의 모습은 매우 한산했던 일주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최대 명절로 기념하는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 행사가 끝나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지난 18일, 월요일부터 다시 북․중 간 교류창구들이 제 모습을 찾은 느낌입니다.

북․중 간 인적․물적 교류가 가장 많은 중국 단둥 해관의 경우 계절적인 요인 탓에 인적 교류가 아직은 많지 않지만,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가거나 중국으로 넘어오는 화물차들의 숫자가 많아졌고요, 북한 고객들을 위주로 장사하는 해관 주변의 상점들도 이번 월요일부터 모두 활짝 열었습니다만 손님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또 시내 식당에는 북한에 입국하지 않은 주재원들과 그 가족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이지만, 역시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기 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네, 아직은 북․중 국경지역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는 말이군요. 이제는 북․중 변경지역에서 만난 북한 주민도 평양이나 지방과 관계없이 3차 핵실험의 소식을 다 알고 있을 텐데요, 알고 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궁금한데요,

[김준호 특파원]네, 마침 핵실험이 있던 당일, 오후 늦은 시간에 북한 내부 주민과 직접 통화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당시 그 주민은 평범한 사람이 아닌 관료임에도 핵실험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에도 핵실험이 있던 다음날 이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기에 특별히 이상할 것은 없지만, 북한 주민보다 외부에서 먼저 북한의 핵실험 감행 사실을 접했다는 것은 북한당국이 내부의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입증한 셈입니다.

이후 핵실험 정보를 접한 북한 내부 주민의 반응은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지난 주말 중국에 나온 평양 주민의 말을 들어보면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취약 계층의 주민은 핵실험을 하면 쌀이 나오느냐, 돈이 나오느냐?",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전쟁이나 확 터져버렸으면 좋겠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고, 먹고 사는데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광명성 3호 로켓 발사에 이어 핵실험 성공까지 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자긍심을 느낀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조선중앙통신'이나 '로동신문'등 북한의 관영매체도 연일 보도를 통해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한데 묶어 체제 결속을 위한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네, 그렇군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뒤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에 관한 해관 검사가 까다로워졌다는 일부 보도도 있었습니다. 정말 그런지요? [김준호 특파원] 네. 저도 그런 보도를 접했습니다만, 제가 취재한 바로는 이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또 북한과 무역을 하는 중국 단둥의 많은 사람도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물론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반대했지만, 북한이 이를 무시하고 핵실험을 감행한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 당국의 어떤 조치가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조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과 무역을 하는 변경 상인들 대부분은 북한이 그동안 핵실험과 로켓 발사 실험 등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발을 감행한 일이 있을 때에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제재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다른 일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또 북한 관광을 판매하는 중국 내 관광회사들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비난은 하지만, 북․중 관계가 악화해 북한 관광에 영향을 줄 만큼 중국 당국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우려는 크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네, 북한의 3차 핵실험에도 외국인의 북한 관광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더군요. 또 춘제 기간에 북․중 접경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수도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보도도 있었고요,

그렇죠. 오히려 북한 3차 핵실험에 관한 대응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앞으로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 아직은 불투명하지만, 강경한 대북제재를 주장하는 미국이나 일본, 한국의 뜻대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습니다.

- 네, 하지만 중국 국민 가운데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중국 당국이 북한의 도발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는 시위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김준호 특파원] 네, 중국의 일반 국민은 물론 네티즌이라고 하죠, 컴퓨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대해 많은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그런 정서를 바탕으로 북한 공관 앞에서 소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하고, 중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에 관해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응 수위는 변하지 않고 있지요.

중국의 신화통신은 최근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강력한 대북제재의 무용론을 띄우고 있고, 중국 정부의 입장을 늘 대변해온 환구시보(環球時報)도 18일 사설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에 관한 대북제재는 미국, 한국, 일본이 요구하는 제재수위보다 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사설은 "중국이 조선의 동맹국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에도 능동적인 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특히 북한의 핵 보유 문턱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주장했습니다.

- 실제로 지난 19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처음 열린 중국 외교부의 정례 기자회견에서도 평화와 안정의 수호를 내세우고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면서 다른 국가와 온도 차를 보였다는 평가가 있더군요.

[김준호 특파원] 네. 중국 내 대북 관측통들도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 가담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북한이 사전에 중국의 이같은 입장과 태도를 기대하고 3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것이라는데도 이견은 없습니다.

- 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1주일, 북․중 국경지방의 표정을 살펴봤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소식 고맙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고맙습니다.

20일, 한국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올해 대북 식량지원을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함으로써 북한의 식량사정이 매우 안 좋아질 것이란 말이 중국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또 중국의 전문가들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관한 대응으로 중국이 북한에 제공했던 지원을 한동안 중단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중국 곳곳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하는 중국인들의 시위가 잇따르는 점도 중국의 대북압박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분석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북한에 대해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알 수 없지만 이번 3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 중국도 이래저래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인 듯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