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평양이 늘 질서 정연해 보이는 이유는? / 미 CIA “북 기대수명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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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22일 현재까지 중국에서 34명의 탈북자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 북송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의 정치권과 인권 단체, 그리고 연예인과 시민사회가 하나가 되어 '탈북자 강제북송 중지'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에서도 '탈북자 강제북송의 중지'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고요,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보고서에서 '한반도 주변국은 탈북자의 강제송환을 금지하라'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제기할 방침이고 미국 국무부도 탈북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제기구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는데요, 국제사회가 점점 탈북자 강제북송의 문제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의 언론 매체를 보면 평양은 항상 가지런하고 질서 정연해 보입니다. 초라한 옷차림을 하거나 큰 짐을 들고 가는 북한 주민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데요, 군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복장과 짐을 확인하면서 평양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을 단속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늘 있는 일이지만 외국인이 평양을 방문할 때면 단속이 더 강화된다고 하네요.

-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북한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이 69.2세로 이전 조사 때보다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정보국이 이달 초 새로 개정한 북한에 대한 현황자료에 따르면 북한 여성은 73.2세, 남성은 65.3세로 역시 기대수명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예상인구는 2천458만 명으로 0.5%의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배낭 메거나 허름한 옷차림 북한 주민 역에서 쫓겨나
- 외국인이 방문할 때마다 주민, 장마당 단속
- 평양에도 근근이 살아가는 서민 많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김정은으로의 세습 후계란 큰 변화를 겪은 북한에서 여전히 많은 영상과 사진들이 국영 매체를 통해 발신되고 있습니다. 언론 매체에 비치는 수도 평양의 모습은 늘 정연하고 아름다운데요, 초라한 옷차림의 북한 주민이나 큰 짐을 들고 장사에 몰두하는 여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외국인이 평양을 방문할 때는 그 행동범위를 철저하게 제한하기 때문에 보기에 좋지 않은 모습은 방문자들의 눈에 들어올 일이 없는데요, 북한 정권은 일반적인 서민의 모습을 어떻게 숨기고 있는 걸까요?

일본의 언론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작년 6월 평양시 교외 대성구역의 지하철 혁신선 종점인 ‘락원역’에서 군인들이 지하철 역사에 입장하는 일반 주민을 통제하는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22일, 북한 내부 기자가 촬영한 영상의 사진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하면서 “군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들고 있는 짐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정연한 평양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은 아예 지하철을 타지 못하게 검열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내부 기자는 “이는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며 “우선 배낭을 멘 상태에서는 역사 내로 절대 들어가지 못하고 옷차림이 초라한 사람은 물론 꼬제비도 안 된다면서 만약 검문을 잘 통과했다고 해도 중심구역 역에서 똑같은 검문에 걸려 결국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다”라고 말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아시아프레스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배낭을 멘 채 역사 내로 들어간 북한 여성이 ‘검열원’이라는 완장을 찬 북한 군인들에 의해 끌려가다시피 쫓겨나는 장면이나 복장이 초라하다는 이유로 남성노인이 역사 내로 입장을 제지당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Ishimaru Jiro] 지하철 혁신선 락원역이에요. 특별단속이 아니고 일상적인 모습입니다. 특별 기간에도 강화되는데, 일상적으로 기본은 큰 짐 갖고 있거나 옷을 잘 못 입는 사람들은 중심까지 못 가게 한단 말이에요.

검열하는 군인들은 일반 군인이 아니라 경무, 즉 헌병이라고 합니다. 이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병사들도 단속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인데요, 북한 내부 기자는 "원칙적으로 군복 차림의 병사가 평양 시내 중심부로 이동할 수가 없으며 부대가 이동해야 할 때는 사복으로 갈아입게 되는데 이것 또한 외국인의 눈을 피하려는 의도"라고 전했습니다.

또 이처럼 평양 시내에서는 풍기문란 단속을 위한 '규찰대'가 복장이나 머리 모양, 김일성 초상휘장을 달고 다니는지 등을 일상적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평양에는 특권계층들만 사는 것이 아닌데다 다른 도시에 비해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고 해도 200만 명이 넘는 인구 대부분은 하루하루를 간신히 살아가는 서민들인데 그 모습이 외부에서 평양을 찾은 사람들의 눈에 들어올 일도 없고 또 관영 언론 매체에서도 이를 내보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내부 기자가 평양 시내 중심부, 모란봉 구역을 촬영한 영상에는 노점에서 장사를 하는 여성들이 담당 공무원에 의해 쫓겨나는 장면도 담겨 있는데요, 이 공무원은 매우 짜증스럽고 거칠게 소리를 지르며 여성들을 쫓아냈습니다.

이 영상을 촬영한 내부 기자는 "많은 외국인이 평양을 방문할 때 보안원도 동원돼 노상이나 아파트 앞 공간에 펼쳐진 조그만 장마당을 철저하게 단속한다”라며 이처럼 평양시를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꾸미기 위해 북한 당국은 항상 일반 서민의 모습을 숨기려는 노력을 적지 않게 쏟아 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여성 73.2세, 남성은 65.3세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북한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이 69.2세로 이전 발표 때보다 소폭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정보국은 이달 초 새로 개정한 북한에 대한 현황자료에서 북한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69.2세로 지난해 발표 때보다 0.3세 올랐으며 여성은 73.2세, 남성은 65.3세로 역시 수명이 길어졌다고 전했는데요, 남녀 모두 각각 0.3세 오른 수칩니다.

중앙정보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북한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2010년 현황자료에는 여성의 기대수명이 66.9세, 남성이 61.5세였지만 올해 벌써 여성은 6살 이상, 남성은 4살 가까이 수명이 길어진 겁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전 세계 222개 국가에서 151위로 이전 발표 때보다 두 계단 떨어졌습니다. 반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79.3세였으며 남성은 76.1세, 여성은 82.7세로 여전히 북한과 10살 정도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또 북한 주민의 전체 인구는 오는 7월까지 2천458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약 0.5%의 인구 증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출산율은 여성당 2명(2.01)으로 한국보다 높았지만 영아 사망률은 1천 명당 26명이었습니다. 한국이 4명인 것과 비교하면 북한의 영양, 의료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앙정보국은 북한의 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최신 현황자료를 내놓았는데요, 지난해 북한 주민 1인당 국내총생산은 1천800달러로 2010년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으며 전 세계에서 191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수출은 2010년에 약 25억 달러, 수입은 35억 달러로 수․출입 모두 전년도보다 약 5억 달러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수․출입 상대에서는 뚜렷한 변화를 보였는데요, 2009년에는 한국에 가장 많은 수출을 했지만 2010년에는 중국(50%), 브라질 (6%), 레바논 (5%) 순으로 가장 많았고 수입 역시 중국 (40%)에 이어 알제리(34%), 인도(9%) 순이었습니다. 한편, 중앙정보국은 올해 북한의 경제와 관련해 김일성 전 주석의 100번째 생일을 맞아 중국과 특별경제구역을 개발하고 러시아와 한국을 잇는 가스관 건설 사업을 추진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강성대국의 해를 맞아 외자 유치도 적극 끌어들여 삶의 질을 개선하려 하겠지만 북한의 정치적 통제가 북한 경제의 변화를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