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미국 프로농구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 26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전직 유명 농구선수의 방북이 그동안 경색된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개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정작 미국 국무부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농구대표단과 같은 개인적인 방북이 미․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은데요,
"얼마 전에 '프리스비 외교'란 표현이 있었죠. 저는 '골프 외교'란 표현까지 들었거든요. 일단 골프 외교이든, 프리스비 외교이든, 농구 외교이든 신뢰성이 없으면 무게 있는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미국과 북한 간 민간교류가 긍정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있지만, 국무부가 올해 계속된 미국 유명인사의 방북을 계속 평가 절하하고 여전히 신뢰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북한의 태도를 볼 때 미국 유명인사의 방북이 미․북 간 관계개선의 신호탄이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미국 국무부 "로드먼의 방북, 반기지 않는다"
- 구글 회장에 이어 농구단 방북에도 국무부 냉담
- 시기 좋지 않고, 방북 목적도 시청률 올리기?
- 미국인의 개인적 방북은 미․북 관계에 영향 없어
- '스포츠 교류로 풀 수 있는 문제 아니다'란 지적 많아
미국의 NBA, 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 26일 중국 북경을 거쳐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로드먼은 미국의 묘기 농구단인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의 단원과 함께 일주일간의 방북 일정을 시작했는데요, 올해 미국의 유명인사가 북한을 방문하기는 지난 1월, 세계 최대의 인터넷 회사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만난 국무부의 관리는 미국 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 26일 북한을 방문한 데 따른 반응을 묻는 말에 고개부터 저었습니다. 특히 스포츠 유명인사인 로드먼의 방북이 그동안 경색된 미국과 북한 간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국무부의 관리는 "그의 방북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does not like it)"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3차 핵실험까지 감행한 때에 로드먼의 방북은 미․북 간 관계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는다"고 이 관리는 덧붙였는데요, 뿐만 아니라 로드먼이 북한을 방문하기 전 국무부의 사전 승인도 받지 않았고 국무부와 로드먼 간 어떠한 접촉도 없었기 때문에 그의 방북은 미국 정부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 국무부 측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국무부의 패트릭 밴트렐 부대변인도 2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 측과 농구단의 방북을 위한 사전 접촉이 없었다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올해 들어 미국 유명인사의 방북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무부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지난 1월, '구글'사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미국 국무부는 공식적으로 "방북시점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솔하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는데요, 이후 국무부의 관리와 만난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실제로 미국 국무부가 슈미트 회장의 방북에 매우 냉담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당시 분위기를 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슈미트 회장에 이은 미국 농구선수 출신인 로드먼의 방북이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는데요,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의 설명입니다.
[그레스 스칼라티우] 농구선수였던 데니스 로드먼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미국의 유료 케이블 방송인 'HBO'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잖아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이기 때문에 북한을 촬영하면 시청률을 높일 수 있죠. (로드먼의 방북은) 미국과 북한 간 긴장완화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라 생각합니다.
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미국 농구단의 방북이 과거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개선을 이끌었던 '핑퐁외교'와 비교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북한에서 농구를 통한 교류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인데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폴 챔벌린 연구원입니다.
[폴 챔벌린] 1971년대 미국과 중국의 탁구 외교가 국교 정상화까지 이어진 전례가 있지만 1970년대의 중국과 2013년의 북한은 다릅니다. 중국은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중국은 서방세계와 교류를 원했고, 개방을 선택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원하는 기회를 제공했고요. 하지만 북한이 개혁을 원할까요? 북한이 개방을 원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답은 '아니다'입니다.
[그레그 스칼라티우] 이전에 미국과 중국 간 '핑퐁외교'란 표현이 있었죠. 그때의 분위기와 현재의 미국과 북한 간 분위기는 다릅니다. 얼마 전에 '프리스비(frisbee) 외교'란 표현이 있었죠. 외국인 몇 명이 북한에 가서 북한 주민과 프리스비를 한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또 골프투어를 운영하는 관광회사들도 있고요, 저는 '골프외교'란 표현까지 들었거든요. 일단 골프 외교이든, 프리스비 외교이든, 농구 외교이든 신뢰성이 없으면 무게 있는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또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미국 스탠포드대 한국학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부소장도 슈미트 회장과 로드먼 등 미국인의 개인적인 방북은 전반적인 미․북 관계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isits by American private citizens to North Korea don't affect overall relation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North Korea)
또 지난해 4월과 8월, 미국의 당국자들이 북한과 관계개선을 목적으로 두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고 미국의 'LA타임스'가 지난 23일 보도했는데요, 미국 고위 당국자의 방북에도 오히려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으로 악화한 미․북 관계가 단순히 농구단의 방북으로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IT, 스포츠 등 민간교류가 북한 주민에게 폭넓은 관점을 심어주고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경색된 미․북 관계를 풀어주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 유명인사의 잇따른 방북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오히려 평가 절하하는 국무부의 입장과 관계개선에 여전히 신뢰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북한의 태도를 볼 때 농구단의 방북이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개선의 신호탄이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