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최근 발표한 '2013년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탈북자들의 실업률이 감소했으며 지방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수도권에 거주한 탈북자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 조사와 비교했을 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실업률이 많이 낮아졌다는 점이고요, 또 지방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은 경제활동 참가율이나 고용률에서 일반 국민과 비슷해져가고 있다는 점을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탈북자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으로 경제적인 부분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탈북자들이 종사하는 직업이나 월 소득은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오늘은 보고서 내용을 통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어떻게 먹고살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2013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동향' 보고서
- 전년보다 실업률 감소, 지방 거주 탈북자 취업 강세
- 개인․공공서비스, 제조업 분야, 기계 조작 ․단순 노무직 대세
- 경제적으로 나아졌지만, 직업군․월 소득에는 여전히 한계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 산하 'NK Social Research'가 지난 6일 '2013년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동향'이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동향'보고서는 매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경제활동실태를 조사하고 분석해 탈북자의 정착을 지원하는 정책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요, 보고서는 탈북자의 취업과 소득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에 정착한 전체 탈북자 중 지역별 표본을 추출해 390명의 조사 대상자를 선정했는데요, 이 중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188명으로 48%였습니다.
지난해 탈북자의 경제활동동향 특징은 크게 두 가지. 첫 번째, 전체적으로 실업률이 감소했으며 두 번째 지방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수도권에 거주한 탈북자보다 더 높았다는 점입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신효선 팀장의 설명입니다.
[신효선 팀장] 전년도 조사와 비교했을 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실업률이 많이 낮아졌다는 점이고요, 또 하나는 전체적으로 북한이탈주민의 경제활동 참가율이나 실업률이 일반 국민과 차이가 있는데, 지방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은 경제활동 참가율이나 고용률에서 일반 국민과 비슷해져 가고 있다는 점을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한 탈북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1.9%, 반면 지방에 거주한 탈북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2.7%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요, 이는 탈북자의 직업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신효선 팀장] (참가율이 차이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북한이탈주민이 많이 종사하는 분야가 제조업이에요. 지방의 경우 (북한이탈주민이) 주로 공장지대가 밀집한 지역에 많이 배치되다 보니까 제조업 관련 공장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고요, 또 지방은 먼저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이 직장을 소개해 취업하는 경우가 수도권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수도권은 일반 국민도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북한에서 경험한 공장 기업소, 농장 등의 경력으로는 수도권에서 한국에 있는 사람과 경쟁해 취업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탈북자들은 한국에서 어떤 직업에 종사하고 있을까요?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직업군은 '사업이나 개인 또는 공공 서비스'분야가 약 39%(38.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제조업(24.2%)', '도․소매, 음식숙박업(20.6%)' 순이었습니다.
그중 절반 이상인 57%가 '기계조작'이나 '단순노무직'에 종사했고, '서비스․판매직(19.4%)', '사무종사자(15.8%)' 순이었는데요, 특히 북한에서 경험했던 직업의 소질을 살려 취업한 사례가 많았으며 '광업'이나 '제조업', '개인․공공서비스', '기계조작․단순노무직'등은 일반 국민보다 취업률이 더 높았습니다.
[신효선 팀장] 북한에 있을 때 가지고 있던 경험으로 한국에서 취업하는 형태가 많습니다. 북한에서 공장이나 농장, 그리고 탄광 등에서 일했던 분들이 많이 오시기 때문에 공장에서 기계를 다루거나 단순 제조업 분야가 많고요, 특히 여성분들은 북한에서 장마당 장사를 많이 하다 보니까 특별한 직업적 기술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특별한 교육 없이 음식점에서 봉사를 한다거나 주방 일을 하는 단순 노무 형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이번에 조사된 188명의 경제활동인구 중 165명, 즉 10명 중 9명 가까이는 취업자로서 돈을 벌고 있었습니다. 실업률은 12.2%에 불과해 많은 탈북자가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월 소득은 150만 원, 즉 1천400달러 미만이 65%에 달해 소득에 있어 탈북자들의 만족도는 아직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경제적인 부분은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신효선 팀장은 풀이했는데요,
[신효선 팀장] 경제적인 부분은 과거보다 나아졌을 겁니다. 수치상으로 보면 (월 소득이) 최저임금과 비교할 때 격차가 많이 줄었습니다. 이제는 최저임금을 넘어섰고요, 당사자들의 만족도는 아직 높지 않겠지만, 소득이 과거보다 어느 정도 나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조사 가운데 21%의 응답자가 '부채, 즉 빚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소 2천800달러(300만 원)에서 1만 8천 달러(2천만 원)의 부채를 가진 탈북자가 전체의 63.5%에 달했는데요, 과거에는 탈북비용과 북한에 있는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빚을 졌다면 지금은 생활용품을 구매하거나 생활비를 보태기 위한 비율이 높아진 것도 특징입니다. 또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는 비율도 50%였으며 이 중 65%가 1천800달러(200만 원) 이하를 송금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북한이탈주민의 경제활동 동향 보고서'를 보면 탈북자들의 경제활동은 활발해졌고, 의식 수준은 물론 한국 사회에 적응하려는 의지도 많이 높아진 것을 엿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탈북자의 취업에 관한 지원과 교육 등이 더 뒷받침된다면 한국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의 자립도와 만족도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북한인권정보센터' 측은 내다봤습니다.
[신효선 팀장] 북한이탈주민 중에서 적응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반면 불만이나 체제의 한계, 상대적 박탈감에 정착을 잘 못하시는 분도 있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이전보다 한국에 적응하려는 의지도 높아졌고, 한국 사회와 의식 수준도 많이 좁혀졌기 때문에 적응은 상당히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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