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지난 1일 버마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이 승리했습니다. 또 아웅산 수치 여사도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버마가 민주화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유명 언론과 주요 외신들도 이번 버마의 선거 소식, 아웅산 수치 여사의 승리를 크게 보도했는데요, 미국 정부도 버마의 민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치러진 선거가 민주화를 향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는 버마 정부가 개방과 개혁의 길을 가고 있으며 버마 국민,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축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버마는 물론 국제사회는 이번 선거 이후 경제적 제재가 해제되고 경제 개혁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또 버마 국민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이 인공위성인 ‘광명성 3호’의 발사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이를 도발로 규정하고 발사 중지를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발사를 강행할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도 위성 발사의 의지를 나타내는 포스터들이 제작돼 광명성 발사의 타당성과 강행 의지를 홍보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 버마에서 지난 1일 보궐선거가 시행됐습니다.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그녀가 이끄는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버마 민주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는데요, 버마 국민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를 환영했고, 국제사회는 버마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는 장거리 로켓의 발사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처한 북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개는 짖어도 행렬은 나간다” 구호 담긴 포스터도
미국과 한국, 중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의 발사 중지를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발사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한국 정부, 유엔 등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를 명백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경고했지만 북한은 평안북도 동창리의 발사대에서 미사일 발사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은 ‘광명성 3호’의 발사 의지를 나타내는 한 장의 포스터를 제작했습니다. 광명성 3호로 보이는 장거리 로켓이 지구 위로 날아가고, 로켓에는 북한 인공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또 장거리 로켓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겹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미사일 계획은 세계 평화와 안전의 담보이다!’라는 문구가 빨간색 글씨로 쓰여 있습니다.
이는 유엔과 미국, 한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광명성 3호’를 국제사회의 합의를 무시한 중대한 도발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이를 반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이처럼 ‘광명성 3호’가 평화적이고 과학 기술적인 성격이며 우주개발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해 왔는데요, 하지만 국제사회는 ‘광명성 3호’의 발사에 사용되는 추진체가 장거리 미사일의 방식과 똑같기 때문에 이를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제작된 또 한 장의 포스터입니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입은 개 옆으로 ‘통일강성대국’이라고 쓴 글자를 붙인 기차가 달리고 있습니다. “개는 짖어도 행렬은 나간다”라는 구호도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광명성 3호의 발사로 강성대국 건설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온 세상이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요, 미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지를 거듭 촉구하고 식량 지원을 전면 중단한 조치 등과 관련한 북한 측 반응의 하나로 풀이됩니다.
북한 당국은 이처럼 포스터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 강성대국과 미사일 발사의 의지를 홍보하고 있으며 외국에서 운영하는 친북 성향의 인터넷 블로그에서도 이같은 포스터와 함께 광명성 발사의 타당성과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군 당국은 지난 2일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8억 5천만 달러로 북한 주민 1천900만 명의 1년 치 식량을 사는 돈과 맞먹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들도 북한이 발사계획을 포기하고 북한 주민의 민생부터 챙기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북한은 끝내 위성 발사를 발사하겠다고 거듭 밝혔는데요,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접촉한 북한 평양의 주민은 “그것이 대포를 쏘는 것이지, 인공위성은 무슨 인공위성이냐?”라며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대포를 쏘던지 위성을 쏘던지 백성은 관심 없다”라고 말했고, 황해도 농촌 출신의 북한 주민은 “전기가 없어 텔레비전도 못 보는데, 인공위성이 있는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함경남도 청진 출신의 북한 주민도 “매일 전쟁이 난다고 볶아 대는데 진절머리가 난다”며 “진짜로 콱 터져서 뒤집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강성대국의 상징으로 쏘아 올리려는 북한의 ‘광명성 3호’ 국제사회의 반대와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 주민의 삶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광명성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제작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조차도 허공에 날려버릴 8억 5천만 달러의 위성을 왜 쏘는지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버마 민주화 선거, 북한에 좋은 선례
지난 4월 1일, 버마의 45개 구에서는 유권자 600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보궐선거가 치러졌습니다.
군부 독재정권이 막을 내리고 민간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 치러진 민주화 선거에 국민은 환호했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버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도 대부분 승리하면서 작지만 큰 진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버마의 선거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버마의 변화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버마는 1960년대 군부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는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인 부자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군부 정권이 들어서고 폐쇄적인 사회주의를 고집하면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로 전락했습니다.
하지만 버마는 지난해부터 정치, 경제적 개방․개혁을 시도하고,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에 화답하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싹트고 있는데요, 국제사회와 각 국가의 기업들은 버마를 기회의 땅으로 보고 투자를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되기에는 개방 개혁을 통한 경제 개혁을 이루려는 버마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가 깔려있습니다.
미국 내 버마의 전문가들도 버마의 개방개혁과 민주화의 움직임을 높이 평가하면서 버마의 개혁조치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가 풀리면 국제사회가 경제적 투자와 협력 기회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는 핵개발 기술의 협력, 군사 교류의 관계를 맺어 온 북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는데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이집트, 리비아의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남미의 쿠바에 이어 아시아의 버마까지 개방개혁을 시도하면서 북한은 오늘날 유일한 고립 국가가 됐습니다. 버마 전문가인 미국 아메리칸 대학의 아미타브 아차야 교수입니다.
[Amitav Acharya]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계속 고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버마가 한 예가 될 수 있지요. 북한이 스스로 변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은 버마의 사례에서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이밖에도 버마는 개혁조치 가운데 하나로 북한과의 핵․군사적 교류를 중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버마가 꾸준히 국제사회의 지원과 협조를 받고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불법적인 관계를 정리하려 할 것이란 게 버마 전문가들의 지적인데요,
국제사회의 지지 가운데 민주화 선거와 개방개혁을 통해 변화하는 버마와 국제사회가 반대하는 인공위성의 발사로 고립을 자초하는 북한. 이전에 같은 길을 걷던 두 나라는 오늘날 너무나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