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친족․여배우들 또 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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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지난해 숙청된 장성택의 조카사위와 관련 여배우 2명이 처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밝혔습니다. 전 영화배우이자 장성택의 조카사위인 '최웅철'과 여배우인 김혜경, 박미향 등 3명인데요, 한동안 잠잠했던 관련자 숙청 소식이 다시 고개를 든 겁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장성택 숙청과 관련해 연쇄숙청 제2탄이 시작됐다는 거죠. 또 두 번째 가능성은 이미 숙청은 끝났지만, 공식적인 출연작품들을 지우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봅니다."

이들의 숙청 소식을 통해 북한 사회에 또다시 공포 분위기가 확산할 가능성도 엿보이는데요, 이와 함께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에 대한 주민의 평가도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아시아프레스' 취재협조자인 행정직원 전해와

- 장성택 조카사위와 여배우들 3명 처형설

- 출연 영화 회수 명령도

- 2차 숙청 신호탄? or 사후 처리?, 두 가지 가능성

지난해 12월,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된 이후 또다시 장성택의 친족들과 관계자가 총살됐다는 소식이 들어왔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원문 보기)

북한 북부지역의 행정직원으로 당이나 군 등 간부들의 정보를 접하는 지위에 있는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력자는 지난 3월 30일, '아시아프레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전 영화배우이자 장성택의 조카사위인 최웅철과 여배우인 김혜경, 박미향 등 3명이 총살됐다는 소식에 떠들썩하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취재협력자는 "총살형이 언제, 어디서 집행됐는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아프레스'는 지난해 장성택이 숙청된 이후 장성택의 친인척과 조카며느리, 그리고 측근들에 대해 총살형과 추방 등 후속조치를 진행했다고 전한 바 있는데요, 한동안 전해지지 않았던 관련자 숙청 소식이 다시 고개를 든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작년 12월 초에 장성택이 숙청되면서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장성택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가를 철저하게 비판하고 선전했습니다. 그리고 장성택 숙청에 관한 선전활동을 올해 1월 중순에서 말까지 활발하게 했죠. 그 후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조자들도 특별히 '관련자' 숙청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접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같이 숙청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들어온 겁니다.

특히 간부들에게 이들에 대한 숙청 소식이 전해진 것이 최근인데다 '반당반혁명분자의 혐의로 처형된 3명이 출연했던 영화도 모두 회수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건데요, 장성택의 조카사위인 최웅철은 영화 '대홍단 책임비서'를 비롯한 여러 영화에 출연했으며 여배우 김혜경은 장성택이 총애하던 여자로 알려졌고 박미향은 모란봉 악단에 소속된 젊은 여성으로, 장 씨와 관계된 사람의 손녀로 전해졌다고 취재협조자는 설명했습니다.

[Ishimaru Jiro] (저는 이번 숙청과 관련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장성택 숙청과 관련해 연쇄숙청 제2탄이 시작됐다는 거죠. 또 두 번째 가능성은 이번에 숙청된 사람이 다 연예관계자이고 북한 주민에게 잘 알려진 사람들입니다. 이미 숙청은 끝났지만, 영화나 음악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잘 알려져 있고 작품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출연작품들을 지우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봅니다.

- '이들의 처형에 관한 소식이 전해진 것은 최근이다'라고 하셨거든요?

[Ishimaru Jiro] 그러니까 이런 거죠. 처형이 됐다는 소식 자체가 지방도시의 간부들에게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이야기인데, 이번에 숙청된 사람이 언제, 어디서 숙청됐는지는 전해진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장성택 숙청에 관련해 이미 숙청됐는데, 지방 간부들에게 후속 조치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이 최근일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영화배우 최웅철과 김혜경, 박미향 등이 장성택과 얼마나 깊은 관련이 있는지, 그 여파가 어디까지 확대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장성택과 관계가 깊었기 때문에 숙청 대상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평양에 거주했던 탈북자는 최웅철과 관련해 "현재 나이가 48세 정도로 젊은 여성에게 인기가 있었으며 함께 출연했던 여배우와 연인관계에 있었지만, 장성택의 조카와 결혼해 '돈과 권력 때문에 애인을 버렸다'는 등 평판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배우를 그만두고 인민경제대학에 입학해 평양 시내의 택시를 독점 운영하는 운수회사 사장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배우 김혜경은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줄기는 뿌리에서 자란다'라는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미모의 여성인데 여러 남자와 관계가 있다는 소문이 무성한 여배우였다고 취재협력자는 소개했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이들의 처형 소식이 확실하다면 장성택 숙청의 여파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Ishimaru Jiro] 여파도 두 가지를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숙청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으로 다시 북한 사회에 공포 분위기가 생길 수 있죠. 장성택이 숙청된 지 넉 달 가까이 됐지만, '아직 공포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장성택 숙청사건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공포 분위기가 다시 생길 수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정치적인 숙청이라는 것이 규모가 작으면 언젠가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너무 규모가 크고, 유명인사까지 숙청대상이 되면서 많은 사람이 알게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숙청 작업의 총 책임자인 김정은에 대해서도 당연히 주민의 평가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최근 접촉한 북한 권력층 사정에 밝은 인사도 "장성택 사람들에 대한 검열 작업은 올해 4월까지 진행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어 이번 처형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요, 지금도 장성택 관련자에 대한 숙청 또는 후속 작업이 계속된다면 그 피해자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북한 주민의 감정도 그리 편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