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명거리 건설 동원 4월 말까지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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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는 4월 15일까지 완공을 목표로 했던 여명거리 건설 사업이 4월 말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북한 당국이 지금도 건설 공사에 주민을 강제로 동원하고 있는데요, 동원 기간도 오는 4월 말까지입니다.

'4월 15일은 얼마 안 남았는데, 왜 가느냐?'라고 물으니까 완공이 안 됐고, 전국에서 동원된 사람을 교대해야 일할 수 있으니까 북부 지방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동원되면서 교대로 보낸다는 거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여명거리의 조성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경제적 성과와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려 애쓰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북한 주민과 국제사회는 여명거리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결국,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낭비되면서 후유증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북부 지방 주민, 건설 현장에 강제 동원

- 북 간부 "오는 4월 말까지 작업 계속된다"

- 북부 지방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건설 현장 동원, 교체 목적인 듯

- 인민반에서는 계속 "건설 자금 대라" 강요

- 경제적 성과 과시 위한 전시성 사업, 주민과 국제사회는 무관심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오는 4월 15일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한 평양 여명거리의 건설 사업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까지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건설 공사를 위해 지방 주민이 동원되고 있는데요, 동원 기간도 오는 15일을 훌쩍 넘긴 4월 말까지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을 취재하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따르면 북한 북부 지역에 사는 남성 취재협력자가 이번 주 급히 공사 현장에 동원됐는데요, 이 남성은 "직장과 기관에서 선발된 사람들이 돌격대로 조직돼 여명거리 공사 현장에 가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원래 여명거리 건설은 2016년 말까지가 기한이었는데, 2016년 말까지 완공을 못 해 올해 4월 15일까지 공사를 마치라는 김정은의 직접 지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4월 15일은 얼마 안 남았는데, 왜 가느냐?'라고 물으니까 완공이 안 됐고, 전국에서 동원된 사람을 교대해야 일할 수 있으니까 북부 지방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동원되면서 교대로 보낸다는 거죠. '언제까지 평양에 있어야 하냐?'라고 간부에게 질문했더니 '4월 말까지 작업이 계속될 것이다. 그때까지 각오하라'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여전히 주민을 강제로 동원하지 않으면 여명거리 건설의 완공이 어렵다는 건데요,

이번 동원은 당연히 무보수로, 강제노동과 다르지 않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접촉한 취재협력자도 "노동이 고되고 많은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절대 가고 싶지 않다"며 "뇌물을 써서라도 빠지겠다"라고 말했지만, 결국 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다른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도 "그동안 계속 교대로 '여명거리' 건설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인민반에서는 "건설 자금을 내라"며 계속 독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결국 완공 시기를 맞추지 못한 여명거리 건설 사업이 애초 북한의 능력을 넘어선 무리한 공사였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당장 대규모 건설 사업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적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무리하게 진행하다 보니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급하게 지어 올린 고층 아파트는 부실 공사의 위험이 있고, 노동신문이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의 현장 시찰 사진에는 자재 부족 때문인지 도로 위의 균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지난해 홍수피해 등으로 여명거리 건설 사업에 자원과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투입되지 못한 환경도 마지막까지 여명거리 건설에 북한 주민을 강제로 동원한 배경이 되고 있는데요,

[Ishimaru Jiro] 생산성과 경제적 합리성을 고려하면, (여명거리 조성은) 필요 없는 건설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집권 5주년이 되는데, 실적다운 실적이 없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외에 경제부문에서 김정은의 실적을 과시하는 목적이 가장 크다고 보는데요, 북한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너무 무리하는 것이잖아요. 경제적인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원래 계획에도 무리가 있고…필요성이 낮은 평양 중심의 대형 건설 사업은 반드시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는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언론매체에서는 이미 북한 입국 허가를 받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외국의 언론매체에 여명거리를 소개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가운데에도 북한 경제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고, 북한 스스로의 힘으로 경제적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을 알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김정은 정권의 5년 실적 중 하나로 여명거리를 선전하면서 북한 주민의 하나 된 힘을 과시하고, 이를 체제의 강화로 이용할 전망인데요, 그래서 여명거리의 완공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Ishimaru Jiro] 북한 당국은 여명거리를 세계에 알리고 싶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겉만이라도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를 목표로 공사를 해왔는데, 완공이 안 되니까 급히 전국에서 동원하고 있지만, 이것도 마무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4월 말까지 계속 공사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동원이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북한을 방문하는 일본 매체 사이에서 '여명거리'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병식에서 있을 군사 퍼레이드에서 혹시 새로운 무기가 소개되지 않을까? 에 더 주목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여명거리의 허상과 김정은 정권의 의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능력 이상의 무리한 계획과 공사로 수많은 자원과 노동력을 강제로 투입한 여명거리 조성 사업.

북한 주민도, 국제사회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가운데 오직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한 전시성 사업에 자원과 노동력의 낭비는 물론 민심마저 점점 북한 정권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