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중, 함북 무산군과 접경지역에 새 철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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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북한의 4월은 고 김일성 국가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인공위성 발사를 비롯해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개최 등 대규모 정치․외교적 행사 준비로 분주해 보입니다.

요즘 북한 주민도 매일 행사장이나 건설 현장에 동원되거나 갖가지 세외부담으로 매우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의 발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데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은 매우 나빠졌고, 통제와 단속의 강화로 북한 주민의 생활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대로 강성대국의 선포를 위해 모든 역량을 4월 행사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4월 이후의 비전이나 정책은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4월 이후 북한에서는 경제적 압박과 북한 내부의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과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북한이 어떤 비전과 행보를 보여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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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무산군과 중국 국경지대에 새로 설치된 철조망(사진 위, 중간)과 두만강 너머 북한 지역의 초소. 사진-아시아 프레스 제공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함경북도 무산군과 중국 간 국경지방에 새로운 철조망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3월 말 촬영한 이 지역의 사진에는 무산군 앞 중국 쪽 지역에 철조망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탈북자나 밀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 북한의 4월은 정치․외교적 행사로 매우 분주합니다. 특히 오는 11일 당대표자회와 13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새로운 조직개편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부위원장이 최고지도자로서 직함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주민 사이에는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무산 중심지의 두만강 바로 앞에 철조망 설치
- 탈북과 밀수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인 듯

함경북도 무산군과 중국 국경지방 사이에 새로운 철조망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3월 말 촬영한 사진에는 철조망이 무산군 앞 중국 쪽 지역에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진을 제공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철조망이 없었다면서 무산이 탈북자나 밀수행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6일 밝혔습니다.

[Ishimaru Jiro] 두만강 연선의 중국 쪽에는 철조망이 없었습니다. 강이 자연스럽게 국경이 됐는데, 2007~8년경부터 강폭이 좁은 상류 쪽부터 철조망을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탈북자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북한에서 탈북자 방지에 신경을 쓰면서 중국 측에도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류 지역인 회령과 무산 부근에도 2~3년 전부터 철조망을 설치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현장에 가 보니까 작년 여름까지 없었던 튼튼한 철조망이 무산 중심지 바로 강 앞에 생겼습니다.

사진 속의 철조망은 새것처럼 매우 튼튼해 보입니다.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무산 쪽에는 철조망이 잘 보이지 않지만 중국 측에는 강을 따라 길게 설치돼 있습니다. 특히 강을 건너도 올라가지 못하는 절벽을 제외하고는 무산군을 포위하는 형태로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이밖에도 북한 쪽에는 초소가 더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탈북자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중국 측에서도 국경질서의 유지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는데요, 이 철조망은 북한 주민의 도강을 막는 것도 있지만 민생과 치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Ishimaru Jiro] 밀수나 도강방지죠. 중국 쪽에서는 국경경비를 강화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북한 주민이 넘어와서 도둑질을 하거나 때로는 살인사건도 적지 않게 발생하거든요. 그러니까 중국 쪽에서도 국경질서의 유지는 아주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대북매체인 ‘데일리 NK'도 지난 1월 함경북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무산군과 중국의 접경지역에서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지역은 대부분 철조망이 설치되고 있고 심지어 시내 앞에도 철조망이 설치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함경북도 북한 주민이 탈북이나 밀수를 시도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밖에도 무산군 주민의 휴대전화 사용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계속 방해전파를 보내면서 이 지역은 물론 무산군 앞 중국 화룡현 지역에서도 여전히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북 주민, 김정은에 불만과 기대 교차

- 새로운 조직개편 가능성에 관심
- 군부 측근 “개방하려면 지금처럼 군부가 집권하면 안 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2월에 사망하고 그 뒤를 이은 김정은 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권력을 이어받은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김정은 부위원장은 오는 11일에 있을 당대표자회에서 당 총비서직 승계가 예상되고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도 국방위원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북한의 통치자로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국방위원장 직함 대신 새로운 통치기구를 만들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대규모 정치 행사로 분주한 4월을 맞아 김정은 시대에 접어든 북한사회에 변화의 조짐은 없는지 또 북한 주민은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합니다. 김준호 특파원!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중국입니다.

-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어 김정은 부위원장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서 공식 직함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우선 이에 대한 북한 주민의 반응부터 살펴보고 싶은데요,

[김준호 특파원] 네. 우선 김정은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것이란 것은 이미 예고된 일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도 신선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반면 기대를 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는데요,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국에서 접촉한 북한주민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면 “어린애가 뭐 알겠느냐?”, “고생 한 번 안 하고 호강하며 자랐는데 어려운 사람 사정을 제대로 알기나 하겠는가?”, “장성택 같은 기존 세력에 둘러싸여서 제대로 힘이나 쓰겠는가?” 등 이런 말들을 합니다.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지요.

반면, 아직 기대감을 나타내는 북한 주민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교원생활을 한 평양의 한 주민은 무엇보다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다는 것, 그래서 “발전한 서방 세계에서 보고 들은 것이 많을 테니 기존의 내부권력자들과 뭔가 다를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나이는 어리지만, 세상 물정을 모를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젊기 때문에 더 신선한 생각을 할 수 있고 패기 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그의 생모인 고영희가 자유세계인 일본 출신이라는 것을 듣고 이와 연관 지어 긍정적인 기대를 하는 북한주민도 있습니다. 모친으로부터 어떤 형태로든지 자유세계의 장점에 관한 영향을 받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이지요. 이처럼 북한주민의 말을 들어보면 김정은 시대에 무관심 또는 우려감을 나타내는 것이 대세이지만 그 가운데에서 작은 기대를 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 네, 많은 의견은 아니겠지만, 특히 김정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는 말이 눈길을 끄는데요, 이렇게 기대를 하게 된 배경이나 혹은 과거 김 위원장 시절과 다른 점이 있는지요?

[김준호 특파원] 눈에 띄는 것을 찾기를 어려운데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요, 지난 2월 16일 김 위원장의 생일 때 김정은 부위원장이 군량미 창고를 헐어서라도 북한 주민에게 배급을 시행하라고 했는데 군부 측의 완강한 반대로 시행되지 못했다는 소식이 있고요, 김 위원장의 동상을 건립하기 위해 주민으로부터 돈을 걷는 일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말도 있습니다. 또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에 파견하는 무역 일꾼들을 실력 있는 젊은 사람들로 교체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물론 이런 일들이 별것 아닌 사소한 것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과거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일들이라는 겁니다.

- 하지만 탈북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거나 최근 ‘광명성 3호’라는 장거리 로켓의 발사를 강행하는 것을 보면 이전 김 위원장의 시대와 다르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거든요.

[김준호 특파원] 그렇습니다. 김정은 부위원장이 아무리 이전과 다른 정책을 펴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체제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하는 것이지 그 테두리를 넘어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김정은 부위원장이 북한의 최고 통치자 자리에 올랐지만,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아버지 시대의 사람들이라는 건데요,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최근 북한 군부의 최고 실력자의 측근으로부터 “우리도 개방은 할 것인데, 그렇게 하자면 지금처럼 무식한 군부가 정권을 틀어쥐고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김정일 대신 김정은 한 사람만 바뀐 지금으로서는 아직 김정은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는데요, 그래서 오는 4월 11에 있을 당대표대회와 13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시대를 열어갈 실질적인 주역들, 다시 말해 김정은의 생각과 뜻을 수행해줄 인물로 진용이 새롭게 짜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김정은 부위원장이 선군정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의 모습에서 고 김일성 주석을 따라 해 온 행보를 고려하면 이전과 다른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감사합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