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오는 5월, 평양에서 열리는 제7차 노동당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와 관련해 각 지방의 1차 선발자들이 4월 초 평양에 모일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됐습니다. 2차 선발을 평양이 아닌 각 지방에서 하기로 했는데요, 최대 1만 명에 달하는 참가자의 관리와 치안 문제 등이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평양에 올라가면 몇천 명 이상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숙박․식사 등을 준비하는 것이 부담돼 그런 것이 아닌가? 특히 평양에 가는 이동 통제가 강화될 텐데, 벌써 평양에 들어가는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평양으로의 이동 통제는 김정은 시대를 선포해야 하는 큰 행사를 앞두고 당 대회와 관련한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한 북한 당국의 자구책일 가능성도 제기되는데요, 이런 가운데 당 대회에 대한 일반 주민의 무관심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각 지방에서 선출된 1차 선발자들 대상
- 4월 초 평양에서 2차 선발 예정됐지만, 돌연 취소
- 최대 1만 명에 대한 숙박․식사 부담에 치안도 문제
- 당 대회 관련 소식 외부 유출도 우려, 이동통제 강화
- 평안남도에서도 60세 이상 선발에서 제외 확인
북한 당국이 5월 초로 예정된 제7차 노동당 대회와 관련해 평양에서 예정된 2차 선발 일정을 돌연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각 지방에서 당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에 대한 1차 선발이 마무리됐고, 4월 초 평양에서 1차 선발자를 대상으로 최종 참가자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취소됐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평안북도의 취재협력자는 "1차 선발자들이 평양에 갈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는데, 돌연 취소됐다"며 "2차 선발도 각 지방에서 실시하게 됐다"고 전했는데요,
북한에는 지방행정기관과 직장, 학교, 사회단체 등 모든 기관에 노동당 조직이 설치돼 있으며 전국의 총당원 수는 약 300만 명, 이 가운데 당 대회 참가자를 뽑기 위한 1차 선발에서 기관마다 1~3명이 선발됐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5월에 예정된 당 대회 참가자들을 뽑아야 하는데, 3월 말에 지방에서 기관별로 참가자에 대한 1차 선발을 했습니다. 또 선발된 사람을 평양에 보내 2차 선발로 실제 당 대회에 참가할 대표를 뽑을 예정이었습니다. 뽑힌 사람들이 4월 초에 평양에 가게 돼 평양 구경을 할 수 있다며 매우 반가워했는데, 갑자기 취소됐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평양에서 예정된 2차 선발을 돌연 취소한 배경은 두 가지로 추정됩니다.
첫째, 최대 1만 명까지 추산되는 1차 선발자에 대한 관리의 어려움인데요, 전국의 기관에서 선발된 인원이 최소 5천 명에서 1만 명까지 예상되는데, 평양에 모인 이들에게 제공할 숙박과 식사 준비가 큰 부담이 된다는 겁니다.
둘째는 '치안 문제' 인데요, 중국에 나온 평양의 취재협력자는 "4월 들어 지방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한 제한이 많아지고 있다"며 "보위부는 지방 도시 당원이 평양에 모인 가운데 불온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보위부의 지인에 따르면 "남조선 당국이 당 대회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공작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보위부가 늘 비상사태"라는 겁니다. 이런 때에 수천 명의 지방 도시 당원이 평양에 모이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Ishimaru Jiro] 한꺼번에 평양에 올라가면 몇 천 명 이상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숙박․식사 등을 준비하는 것이 부담돼 그런 것이 아닌가? 라는 거죠. 또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경비도 강화하고 있고, 당 대회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철저히 경비를 서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평양에 가는 이동 통제가 강화될 텐데, 벌써 평양에 들어가는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당원을 평양에 보내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이시마루 대표는 최근 강화된 이동 통제와 관련해 북한 당국이 외부 정보의 유출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당 대회가 새로운 시대를 선포하는 큰 행사로 진행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보안을 위해 당 대회와 관련된 인원을 통제하고 있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전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북한 내에서 발생한 일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외부로 유출되고, 전 세계에 보도됩니다. 그런데 당 대회라는 것이 최대 행사임이 틀림없고, 당 대회 준비 기간이나 당 대회 기간에 혹시 부정적인 일, 예를 들어 당 대회를 반대하거나,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다는 일들이 알려지면 김정은의 권위에 큰 상처가 되지 않습니까? 이런 것을 봉쇄하기 위해서도 사람의 이동, 특히 평양을 오가는 사람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닌가? 란 생각이 들어요.
이런 가운데 북한 함경북도에서는 당 대회 참가자 선발 과정에서 60세 이상은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나이 제한은 평안북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모든 60세 이상이 제외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함경북도에 이어 평안북도에서도 확인된 만큼 전국적으로 '60세 이상 나이 제한'이란 원칙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아직도 당 대회 날짜를 정식으로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도 당 대회가 불과 몇 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 주민에게 당 대회 날짜를 알리지 않은 것도 의문이라면서 북한 주민 사이에서 당 대회에 대한 무관심도 여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Ishimaru Jiro] 당 대회 분위기가 어떠냐고 자주 질문합니다. 역시 주민 사이에서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위에서는 크게 떠들지만, 일반 주민은 별로 관심이 없다는 대답이 많습니다. 당 대회가 36년 만에 열리는 것에 대해 많이 선전하고 '70일 전투'까지 벌였지만, 내부 분위기는 이같은 선전에도 크게 고조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특히 5월은 올해 농사 준비로 북한 주민에게 바쁘고 중요한 달입니다. 북한 주민에게는 기대할 것 없는 당 대회보다 먹고사는 데 더 중요한 농사 준비와 장사가 더 현실적인데요,
북한 최대의 명절인 김일성의 생일, 태양절에도 과거처럼 4․15 정치행사에 참석하기보다 지방에 장사하러 간다는 북한 주민의 모습에서 이같은 북한 사회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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