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관 ‘태양절 연회’ 취소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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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노정민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은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함께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먼저 오늘 이 시간에서 다룰 소식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오늘의 초점]

- 고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매년 연회를 개최한 폴란드 내 북한 대사관이 올해는 연회를 취소했습니다. 전 폴란드 대통령의 비행기 추락사 1주년을 추모하기 위해서지만 자금난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 요즘 한국에서는 일본 앞바다에 흘러든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로 수산물을 멀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반도, 특히 북한 연안의 수산물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 지난해 북한지역에서 수해가 발생한 지 9개월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내 민간단체와 국제사회의 지원과 노력으로 복구에 큰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전 대통령 비행기 추락사 1주년 추모"-"자금난"

고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세계 각국의 북한 대사관에서는 의례적으로 연회를 열지만 폴란드 내 북한 대사관에서는 올해 연회를 취소했습니다. 북한 대사관은 '레흐 카친스킨' 전 폴란드 대통령의 추락사 1주년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취소한다고 밝혔지만, 자금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폴란드 내 북한대사관 측은 지난 13일, 작년에 발생한 '카친스킨' 전 폴란드 대통령의 비행기 추락사 1주년을 추모하며, 태양절 연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는데요, 북한과 폴란드 간 유대관계에 따라 폴란드의 국가적인 추모일에 아픔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매년 사회주의 국가의 친북인사와 폴란드 내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던 폴란드 북한 대사관의 태양절 연회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태양절 연회가 취소된 것은 북한 대사관의 자금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폴란드의 북한 전문가인 '폴란드 아시아 연구 센터'의 니콜라스 레비(Nicolas Levi, www.polska-azja.pl) 분석관은 "이미 폴란드 대사관의 연회는 몇 년 전부터 열리지 않았다며 이는 자금난 때문"이라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Due to a lack of money, a reception was cancelled a few years ago. The North Korea embassy in Poland has not been able to hold Kim Jong Il's birthday party in the embassy in 2006 due to financial problems.)

레비 씨는 2006년에도 돈이 부족해 태양절 연회를 열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폴란드를 비롯한 해외 대사관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호주의 북한 대사관은 자금난으로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또 북한 대사관은 올해 초에도 폴란드 정부에 식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 대사관은 그동안 폴란드 정부에 꾸준히 지원을 요청했지만 폴란드 정부가 이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에 북한이 거래 계약에 근거해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아 신뢰를 많이 잃은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내 각 국가의 북한 대사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과 고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에 연회를 개최하는데요, 올해 폴란드에서는 대사관 연회를 취소하는 대신 지난 1일, 북한 대사관 관계자와 '모택동주의(maoist)' 단체들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북한의 평양에서는 태양절을 맞아 수만 명의 청년 대학생들이 충성 모임을 가졌고, 수백 명에 달하는 동유럽 국가의 예술인들을 초청해 '친선 예술 축전'을 거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의 찬양가 '발걸음'이 등장하면서 올해 태양절은 후계구축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일본 방사능, 북한 수산물 영향 없어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산물에 대한 한국 국민의 걱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가 한국 내 수산물 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건데요, 실제로 한국 내 수산물 시장에 가보면 찾는 사람이 줄어 썰렁한데다 매출도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기 전보다 많게는 50%가량 떨어졌다고 합니다.

한반도 연안, 특히 북한 해역에서 잡히는 수산물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될 가능성은 어떨까요? 한국의 '국립수산과학원'은 일단 그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북한은 한국보다 해류 상으로 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방사성 물질이) 해류 상 북한 쪽으로 덜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쪽은 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미국 내 전문가에 따르면 한반도는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받지만 양도 적고 해류가 한반도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방사성 물질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 북한 쪽으로는 이보다 물이 더 적게 올라가고 시간도 더 걸리기 때문에 한국보다 더 안전하다는 설명입니다.

또 쿠로시오 해류는 바람의 세기나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적어 북한 앞바다의 수산물이 방사성 물질의 피해를 볼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에서도 최근 일본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중국 내 대북소식통은 북한 주민 사이에서 방사성 물질이 화제가 될 수 있어도 수산물에 대한 위협은 별로 느끼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시행된 남북 교류의 중단 이후 북한산 수산물은 더 이상 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대다수 북한산 수산물이 중국으로 수출되지만 중국 상인이 인수한 것을 한국 업자가 다시 구매한 뒤 중국산으로 둔갑해 한국에 들어가기도 한다고 이 대북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 수해 복구, 큰 진전 이뤄

작년 여름 신의주를 비롯한 북한의 함경남도와 평안남북도, 자강도 일대를 강타했던 수해가 발생한 지 9개월이 지났습니다. 당시 수해로 3만여 가구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수많은 사상자도 나왔는데요,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최근 북한의 수해지역이 많이 회복됐다는 것이 미국 내 민간단체와 국제기구의 평가입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머시 코'의 조이 포텔라 공보 담당관은 그동안 미국의 '머시코'와 '사마리탄스 퍼스',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 등이 110톤에 달하는 의약품과 식수 정화시설, 위생장비, 그리고 비타민과 같은 영양식품 등을 수해 지역에 전달했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세 개의 민간단체가 지난 수개월 동안 건설과, 의료, 식량 등 지원을 통해 수해 지역이 크게 회복되는 것을 봤고 도움이 필요한 북한 주민에게도 충분한 지원 됐다는 것이 미국 내 민간단체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During the past few months, all three agencies have seen great improvement in the areas that had been affected and we believe our relief efforts were sufficient to meet the needs of those most severely affected.)

당시 미국 정부는 북한의 수해 복구를 위해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를 통해서 75만 달러를 전달했고 IFRC, 즉 국제적십자사도 최근까지 진행한 수해 지원과 복구의 노력으로 북한의 피해 지역이 많이 회복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의 프랜시스 마커스 동아시아 담당 대변인은 "특히 '국제적십자사'가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의 수해 복구를 위한 '긴급 재난 복구 기금'으로 약 42만 5천 달러를 받아 무너진 건물을 세우고, 식수를 개선하며, 위생 장비를 제공하는 사업을 펼쳤고 평안도 지방을 중심으로 수만 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식수 정화 시설도 대부분 마무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작년 여름에 겪은 수해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인다는 것이 국제기구와 민간단체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올여름 또 큰 비가 내리면 다시 큰물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도 이들의 하나 된 목소리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국제기구와 민간단체 등은 지원과 교육을 통해 큰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북한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