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한국 정부, 기업인들과 마찬가지로 생계가 막막해진 북한 주민의 속도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는데요, 개성공단의 폐쇄와 관련해 북한 당국을 바라보는 북한 주민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또 빼앗는 것이 아니냐?'는 건데요, 북한 주민의 말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 미국과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제안한 이후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세게 나가니까 한국이 기가 죽었다", "곧 한국에서 지원이 올 것이다"란 말이 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기본적인 대북정책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개성공단도 여기서 빼앗자는 거겠지"
- "금강산이랑, 그동안 빼앗은 것이 얼마나 많소"
- "한국에서 뭐라고 했다는데, 그게 빼앗자는 거지"
- 개성공단으로 먹고살던 북 주민․상인, 생계 막막
개성공단이 지난 9일부터 가동을 중단한 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북한이 통행제한 조치를 취한 지는 이미 2주가 지났지만 아직 개성공단의 재개와 관련해 북한 측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 주민도 한국 정부와 개성공단을 운영하는 기업인만큼 개성공단의 존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해 '북한 당국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는 북한 주민의 생각도 엿들을 수 있었는데요, 폐쇄의 원인이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일본의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10일, 북한 내부의 취재협조자와 통화한 내용입니다.
- 그리고 개성공단 문 닫은 것 암메,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함메?
[내부 협조자] 거, 뭐 어떻게 생각한단 게 있소. 그저 그렇지. 아, 개성공단도 여기서 빼앗자는 거겠지. 금강산이랑 다 거기서 꾸려 놓은 다음에 빼앗았지 않소.
-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함메?
[내부 협조자] 대부분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 할거요. 그렇게 한 게 얼마나 많소. 그런 실례가 많은데 무슨...
- 그거 빼앗아도 자기네가 운영하기 힘들겠는데, 공단 같은 것도.
[내부 협조자] 그래도 무슨 생각이 있으니까 빼앗았겠지. 보도를 보니 그쪽에서 뭐라고 해서 철수한다는 데, 그게 빼앗겠다는 거지 뭐겠소.
북한 내부 취재협조자는 개성공단의 폐쇄로 북한 근로자가 겪을 어려움에 대해서도 우려했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를 선발할 때 가정살림이 어려운 사람도 뽑았기 때문입니다.
[내부 협조자] 아마 앞 지대는 좀 힘들겠지. 그래도 그 공단에서 사람 뽑을 때 여기서 가정살림이 어려운 사람들로 뽑았는데.
- 아 그랬소?
[내부 협조자] 야, 영예군인 가족이랑 자식이 많은 집이랑 그런 집에서 한 사람씩 뽑았었소.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접촉한 평양 주민도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한국 물건을 구경하기 더욱 어려워지면서 북한 주민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개성공단과 가까운 황해남도 주민 중 상당수는 개성공단에서 흘러나오는 한국 물건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인데요, '아시아프레스'가 접촉한 취재 협조자도 개성공단에서 나온 한국 물건을 북한 장마당에서 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한국의 인터넷 대북매체인 '데일리NK'도 16일 최근 입수한 장마당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개성공단에서 나온 한국 라면과 초코파이 등이 북한 전역의 장마당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따라서 개성공단의 폐쇄 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이 북한 당국을 그저 좋은 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인데요, 최근 북한 내부에서 고조된 전쟁 분위기로 장마당의 폐쇄, 강제 동원, 공출 등 경제적인 부담이 많은 가운데 비교적 넉넉하게 살았던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앞날도 불투명해지면서 이는 오히려 북한 정부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재개와 관련해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는 북한, 이미 개성공단에 관한 소식이 북한 주민 사이에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그나마 개성공단을 통해 먹고 살았던 근로자들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한국․미국, 북한에 대화 제의한 이후...> - "우리가 세게 나가니까 기가 팍 죽었다?"
- 곧 한국에서 지원한다는 소문 퍼져
-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 역 이용하는 분위기
- 국무부 관리 "전제조건 있는 대화, 기본 정책에서 변화 없다"
"우리가 세게 나가니까 한국에서 기가 팍 죽었다는구먼!"
"나도 들었어. 한국에서 각종 지원을 하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안 받고 있다는구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최근 북한에 대화를 제안한 지 하루 만인 지난 13일, 가슴에 배지를 단 북한 주민 4명이 나눈 대화의 일부입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지난 주말 북한 주민의 이같은 대화 내용을 직접 들었다며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를 또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꼬집었는데요, 또 다른 대북소식통도 국영상점 지배인의 말을 인용해 "조금 있으면 한국에서 많은 지원이 올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국제의무를 준수하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한국과 미국 정부의 발언이 이용당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는데요, 그동안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제안하거나 물자를 지원할 때마다 북한 정부가 이를 자신의 체제에 유리하도록 선전했다는 정황은 이미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과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대화는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대화란 전제조건이 붙어 있으며 북한이 스스로 수용한 약속을 지키고 국제의무를 준수하는 것도 대화의 조건입니다. 또 대화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원치 않는다는 것이 한국과 미국 정부의 공통된 입장입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입니다. 6자회담이나 양자회담을 통해 우리가 말하는 진정한 미래를 협의할 수 있는 대화를 원합니다.
대화를 제안한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한국 정부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어떠한 위협이나 도발에 대해 굳건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는 일부 북한 주민이 이해하고 있는 대화의 성격과 크게 다릅니다.
한국 정부도 무조건적인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히 응징하겠지만 북한이 변화를 받아들여 대화의 장에 나오면 상호 신뢰를 쌓아나가 공동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한반도 상의 긴장이 고조되는 때에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제안함으로써 한반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을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국무부의 관리는 이는 조건 없는 대화가 아닌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을 전제로 한 제안임을 재차 강조하면서 기존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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