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해 오해하는 것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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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북한 사람들이 많이 깨었습니다. 자기 머리로 생각해서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그리고 지도자가 하라는 대로 다 안 합니다."

일반적으로 북한과 관련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배고픈 나라', '세뇌된 북한 주민',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절대적 복종' 등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무조건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요, 미국을 방문 중인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 사회와 북한 주민의 의식이 많이 변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 체제가 불안정성을 보이며 많이 약해졌다고 판단했는데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있었던 이시마루 대표의 강연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북한 주민은 세뇌된 로봇 같은 사람이다?'

- '북한은 기아의 나라, 배고픈 나라이다?'

- '북한은 최고 지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나라다?'

- 북한 사회 많이 변하고 주민 의식 깨어있어

- "이젠 하라는 것 안 하고, 하지 말라는 것 한다."

- 김정은 체제, 뜻대로 안 되고 많이 약해진 것 확실


정보의 흐름이 허용되지 않는 나라 북한, 외부 세계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첫 시선과 이미지는 '기아의 나라' 또는 '최고 지도자의 지시만 따르는 체제'입니다. 하지만 이는 모두 북한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팀장이자 오사카 사무소의 대표인 이시마루 지로 씨는 오늘날 북한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습과 많이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7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에서 학생, 관계자들과 만난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관점 3가지를 지적했는데요, '북한 주민이 세뇌되어 있다', '북한은 기아의 나라이다', 그리고 '한 명의 지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란 이미지가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하나는 '북한 사람은 폐쇄적인 사회에서 정보에 접할 수 없으니까 세뇌된 로봇과 같은 사람이다'. 두 번째는 '북한은 기아의 나라이고, 사람들이 다 배고프다'. 그리고 세 번째는 '북한은 지도자가 하라는 대로 하고, 한 명의 지도자가 모든 것을 파악하고 결정하는 나라다'인데요, (물론 식량이 부족하지만) 그런데 북한 사람들 모두 배고픈 것은 아니고요, 또 북한 사람들이 많이 깨었습니다. 자기 머리로 생각해서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그리고 지도자가 하라는 대로 다 안 합니다. 하지 말라고 해도 합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이에 관한 증거로 일부 동영상을 소개했습니다. 2013년,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에는 군용 차량이 손님을 태우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요, 군대가 차량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겁니다.

또 작년에 생긴 오토바이 택시. 원래는 짐만 싣고 다니도록 허락을 받았는데 지금을 사람을 태우는 택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불법이지만 북한 당국이 대중교통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군용 차량과 오토바이 택시 등이 돈도 벌며 사회적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으로부터 배급과 월급이 끊기면서 먹고 살기 위해 장사에 뛰어든 북한 주민, 그래서 이동이 많은데요, 10년 전에도 없었던 장거리 버스가 생겼고, 이제 평성에서 출발하는 버스 노선만 49개나 생겼습니다.

개인 사업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군부에 뇌물을 주고 사업권을 따내 중고 버스를 구매한 뒤 운전사를 고용하는 건데요, 이처럼 북한 사회에도 시장경제식 운영이 많이 확산하고 있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시장 경제식 운영입니다. 경찰, 군대, 당 기관 등에서 밑에 회사를 만들어 운영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하는 것은 개인이에요. 사회주의식 경제방식이 많이 약해지고 자본주의식 시장경제가 많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 주민의 의식이 바뀐 것도 사실입니다. 이전에는 정보도 없고, 시장 활동도 몰랐기 때문에 북한 당국과 지도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자립해서 살 수 있게 됐는데요, 그만큼 현 김정은 체제가 많이 약해졌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 같지 않다는 건데요,

[Ishimaru Jiro] 그러나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되면서 북한 체제는 확실히 약해졌습니다. 어떤 면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 하나는 아버지가 죽은 뒤 아들이 최고 권력에 올라섰다고 해서 북한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는 것은 아니거든요. 간부부터 일반 주민까지 김정은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김정은이 민심은 물론 주민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갖게끔 열심히 하는데 잘 안 돼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장성택 숙청이 있지 않았습니까? 불과 2년 안에 군대의 최고 책임자와 최대의 실력자를 없앴습니다. 이것은 권력 핵심층 안에서 불안정성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이시마루 대표는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청중들에게 '북한에 다녀온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약 4~5명의 참석자가 손을 들었는데요, 대부분 관광을 통해서였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자신이 북한을 방문한 경험과 함께 '영양실조에 걸려 병원으로 후송되는 북한 군인', '북한 군인 옆에서 음식을 주워 먹는 꼬제비' '전력난 때문에 멈춰선 기차' 등 북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소개했는데요, 외국인을 대상으로 겉으로 보여진 모습이 아닌 북한 내부의 정확한 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은 북한 사람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북한 내부에서 목숨을 걸고 취재활동을 하는 시민 기자의 활약도 소개했는데요,

[북한 시민 기자] '내가 지금 인권유린을 어떻게 당하고 있는가?' 이런 것을 깨우쳐주기 위해서라도 현재 인권을 유린당하는 실질적인 사례들을 수집하고 알려서 저 사람들을 깨우쳐줘야겠다...사람들이 나를 민족 반역자라 할지라도 나는 민주화를 위해서 내가 해야 겠다. 무조건 해야 겠다...

'아시아프레스'는 현재 북․중 국경지방을 중심으로 평양과 청진 등 여러 지역에 걸쳐 내부 협조자를 통해 북한 내부의 상황을 외부 사회에 전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북한 사회의 변화와 의미를 분석하고 있는데요, 목숨을 걸고 취재하는 북한 내부 기자의 역할을 통해 오늘날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사실과 생각 등이 하나 둘씩 정확히 알려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