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 외교적으로만 대하는 중국에 불만/이집트 국민에게 북한은 잊혀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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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부터 북한과 중국 간에 이상기류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노동당과 공산당으로서 특별한 혈맹관계를 기대했던 북한 당국이 외교부-외무성의 일반적인 관계를 내세운 중국 정부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국영 기업의 대북 투자를 전면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정치․경제적 안정이 시급한 이집트의 일반 국민 사이에서 북한은 잊혀진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 호감을 느끼는 계층은 60~70대의 군부 출신뿐이라고 하는데요, 이집트의 안정에 북한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관심도 호감도 없다고 합니다. 또 이집트 정부와 북한 당국도 형식적인 관계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북은 ‘공산당 대 노동당’ 관계 원하지만, 중국은 ‘외교부 대 외무성’
- 특별한 혈맹관계 아닌 일반적 대우에 북측 불만
- 김정일 사후 중국의 입장변화 기류, 북은 위기감․실망감 느껴
- 중,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포기 못 해- 북의 대미․대중관계 주목

“북한은 중국이 유일한 혈맹으로 대우해주길 바랐지만, 중국이 자꾸 외교부를 내세우면서 서운한 생각을 가졌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부터 북․중 관계에 이상기류가 감지됐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당이 아닌 외교부를 내세우면서 북한이 서운한 생각을 하게 됐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북측, 중국 측 인사들과 접촉한 이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의 공산당과 북한의 노동당 간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이 북한을 유일한 혈맹으로 대우해주길 기대했지만 김 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중국의 입장이 변한 것에 대해 실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당 대 당보다 외교부와 외무성의 관계를 내세우면서 이전처럼 특별대우가 아닌 일반적인 대우를 보이는 것에 대해 북한의 불만이 크다는 겁니다.

[소식통] (북한은 중국이) 유일한 혈맹, 특별한 관계로 대해주길 바랐는데, (중국) 외교부를 내세우니까 서운한 생각을 많이 가졌죠. 전통적인 사회주의 국가로 공산당과 노동당의 관계지, 외교부와 외무성의 관계는 아니라는 거죠. 북쪽에서 생각할 때 자기들의 레벨을 일반화시키고 한 계단 격화시킨 자세라고 생각하는 거죠. 아버지(김정일 위원장)가 죽고 난 뒤 괄시한다는 말이죠.

한국의 주요 언론들도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북한과 중국 사이의 고위급 소통이 거의 단절 상태로 파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중국 측이 고위급 인사를 평양에 파견하려 했지만 북한 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또 지난 15일 북한의 태양절 행사 때 중국의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이 참석하려 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했다고 일본의 ‘아사히신문’이 18일 전했습니다.

결국, 중국 외교부의 고위 관리가 방북을 추진한 것이나 태양절 행사 때 중국의 당 차원이 아닌 전직 외교부 관리가 참석하려 한 것은 중국의 대표 사절단이 간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대해 대북 소식통과 전문가들은 중국의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전략적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가운데서도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당 대 당이 아닌 일반적인 외교관계로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고 북한은 이에 대해 소외감과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겁니다.

[소식통] 중국은 북한도 경제적이나 외교적으로 국제사회에 들어와서 자기들의 힘을 덜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이제는 벗어나고 싶은 거죠. 그래서 일반적인 외교관계로 바꾸고 싶겠죠. 김정일 때에는 무시를 못하고 세대가 바뀌니까 자연스럽게 바꿔나가고 싶었던 거죠. 정상적인 외교관계로 바꾸는 시도를 하는 건데 북한으로서는 위기감,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 강했겠죠.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동북아시아센터 소장도 중국이 교류의 통로를 외교부로 바꾸고 북한이 이에 대해 불만을 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한 것은 명백해 보인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아직도 화가 많이 나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국영기업에 대해서는 북한에 투자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올해 태양절과 관련해 김정일 위원장이 생존했을 당시 추진했던 몇 가지 대형 사업도 이후 중국 정부의 반대로 도중에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강도 높은 대북 제재안을 담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이 신속하게 채택된 배경에는 이례적으로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길들이기의 성격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정책이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면을 볼 때 북한과 전략적인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중국 내부에서는 북한과 관련한 문제들로 고민과 갈등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합니다.

이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태도가 바뀐 중국에 대해 북한은 어떤 정책과 관계를 유지할지 또 중국이 아닌 미국과 관계를 어떻게 전개할지도 지켜봐야 할 사안입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 이집트의 젊은 층은 북한에 관심, 호감 없어
- 잘 살고 도움되는 한국과 비교, “남한이냐, 북한이냐?”는 물어봐
- 얼마 전 북한도 다녀왔지만...이집트, 형식적 외교관계만 유지

이집트의 독재자였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권력에서 물러난 뒤 끈끈한 혈맹관계였던 이집트와 북한은 이제 형식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소원한 사이가 됐습니다.

특히 이집트에 과도정부가 들어서고 정치적, 경제적 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집트 국민에게 북한은 별 볼 일 없는 나라가 됐습니다. 북한과 교류․ 협력이 이집트 국민의 생활과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거의 잊혀진 존재란 설명입니다.

이집트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경제를 담당하는 김성은 참사관입니다.

[김성은 참사관] 군인 이외의 사람을 만나면 북한에 대한 호감은 없고, 거의 잊혀진 존재죠. 다만 ‘코리아’라고 하면 남한이냐, 북한이냐를 물어봐요. 한국과 여러 가지 협력이 북한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물론 이집트의 60~70대 군부 세력은 여전히 북한에 대해 혈맹국가로서 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세대교체가 이뤄지면 북한은 더욱 사라진 존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이집트 외교부의 차관보가 북한에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북한이 강력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집트 정부와 북한 당국도 형식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듯 보입니다.

[김성은 참사관] (이집트] 외교부의 차관보가 북한에 다녀온 적이 있죠. 북한이 강력하게 요청해서 다녀왔다고 하던데, 형식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은 외교단 행사에 나타나지도 않고, 활동도 없고..., 이집트와 북한이 옛날은 좋은 관계였지만 지금은 끊을 수도 없고. 여러 가지로 한국과 비교가 안 돼요.

이집트 총선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와 정의당’에서 외교정책을 담당하는 카레드 알 카자즈 조정관은 이달 초 앞으로 대북정책에 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우리는 모든 국가와 친구관계를 유지할 것이다”라고 말해 이집트와 북한의 외교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도정부가 들어선 이집트는 현재 치안 문제와 함께 식량과 전력 부족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떠올랐고 낮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물가, 청년실업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과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데요, 북한이 이집트와 같은 마음으로 민주화, 경제개혁의 길을 함께 가지 않으면 혈맹 국가로서의 끈끈했던 우정은 옛 추억이 될지도 모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