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노정민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은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함께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북한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포함됐습니다. 타임은 "김정은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난하고 핵을 보유한 국가의 통치자로 선정됐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4년과 2005년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먼저 오늘 다룰 소식을 소개하는 <오늘의 초점>입니다.
<오늘의 초점>
- 미국과 북한 간 민간교류가 활발히 전개되는 가운데 올여름 방북할 예정이던 미국의 의료 대표단이 한국 정부 측의 반대 분위기로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미국과 북한 간 민간교류가 2009년을 연상케 하는데요, 하지만 당시처럼 이른 시일 내에 미국 관리의 방북이나 북․미 접촉의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워싱턴의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에서 미국 시민권자 전용수 씨가 석방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 지난 19일 발표된 미국의 행정명령으로 북한의 상품과 기술 등은 직접․간접적으로 미국 내 수입이 금지되는데요, 북한에서 만들어진 청바지 '노코진'이 지금까지 10차례 이상 미국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한국정부 반대 분위기
최근 미국과 북한 간 민간교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과 3월 북한의 과학자 대표단과 경제 대표단이 각각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오는 5월에는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이 곧 미국의 동부도시를 찾을 예정입니다. 또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이달 26일 북한을 방문하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곧 방북을 준비 중입니다.
이처럼 활발한 민간교류의 움직임 가운데 최근 미국과 북한 간 의료교류가 추진됐지만 민간교류에 대한 한국 정부 측의 반대 분위기로 계획이 연기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올여름 미국 내 한국계 의료진의 방북을 추진하던 미국 내 핵심 관계자는 의료차원의 민간교류를 위해 방북 일정까지 세웠지만 한국 총영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의 불편한 분위기를 느껴 일단 연기했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관계자] 미국에서는 인도주의적 사안은 허가하는 상황인데, 한국 측 정부 차원에서 이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느껴지고, 상당히 부정적인 말이 공관을 통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일정까지 잡았지만 연기한 상황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의료교류를 해 온 이 핵심관계자는 이번에도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평양 과학기술대학교의 지원을 비롯해 미․북 간 의료교류를 추진했는데 미국 측에서는 이에 대해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의 반대 분위기를 느껴 방북 계획을 연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관계자] 미국 정부에서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는 자제를 안 하고 간다고 해서 막지는 않으니까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정책에 어긋나면서까지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미․북 간 민간교류의 사정에 밝은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도 이같은 한국 정부의 반대를 느끼기는 마찬가지라고 전했습니다. 단순히 분위기 정도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원칙적이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있는 한국 정부가 미국과 북한 간 민간교류에 대해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도 한국 정부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재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미․북 간 민간교류를 반대하지 않는 가운데 이달 26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대북 식량 지원의 재개가 맞물리면 미․북 간 민간교류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는 게 한반도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미 관리 방북 시점 아니다, 미 시민권자 석방 가능성
최근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미국과 북한의 민간교류. 계속 이어지고 있는 미․북 간 민간교류는 2009년을 연상케 하는데요, 당시에도 정치, 경제, 과학,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민간교류가 활발히 전개됐습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미․북 간 민간교류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대북 식량지원의 재개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양국 관계에 모처럼 훈풍이 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고위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은 일단 이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강경하고 원칙적인데다 미국 관리의 방북, 북․미 접촉과 같은 신호는 찾아볼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일단 미국 국무부의 고위 관리는 남북 관계의 개선이 먼저라며 미국 정부의 관리가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핵 협상을 강조해온 미국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Leon Sigal) 박사도 여전히 우라늄 농축 활동, 플루토늄의 생산 등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 도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진정성 없이 협상과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을 도모할 움직임은 느끼지 못했다고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다시 말해 2009년의 분위기와는 다르다는 건데요,
미국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되지만 이른 시일 내에 미국 관리의 방북이나 북․미 접촉은 현재로서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봤습니다. (Any American officials go to N. Korea in the near future, I doubt that will happen.)
그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지난 19일 대북제재와 관련한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비핵화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원칙을 고수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권자, 전용수 씨가 풀려날 가능성을 전망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습니다. 시걸 박사를 비롯해 한반도 전문가인 미국의 래리 닉시 박사 등은 북한이 관계 개선과 협상의 진전 등을 위해 전 씨를 석방할 것이란 분석인데요,
닉시 박사의 설명입니다.
[Larry Nicksh] 가능하다고 봅니다. 카터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에 방북했는데 북한이 왜 또 8개월 만에 다시 카터 전 대통령을 초청했을까, 저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터 전 대통령이 미국인 시민권자를 데려오는 목적도 있다고 봅니다.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미국의 대북정책. 그런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이 예상되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이를 통한 북한의 메시지가 미․북 관계와 한반도 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국무부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사전에 계획된 개인자격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북한산 '노코진스', 10여 차례 미국 판매
북한에서 만든 청바지 '노코진'이 지금까지 10차례 이상 미국 내 소비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난 19일, 새로 발표한 행정명령으로 북한에서 만든 상품과 서비스, 기술 등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미국으로 수입이 전면 금지되는 가운데 눈길을 끕니다.
'노코진스'의 소피아 존슨 공보관은 지금까지 10차례 넘게 청바지를 미국 내 소비자에게 판매했으며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청바지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는데요, (We have shipped to the US about ten times and until now we haven't had any problems. We cannot guarantee that the package actually will get trough costums, but we can give it a try.)
'노코진스' 측은 그동안 미국에서 북한산 청바지를 구매하려면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공지해 왔습니다. '노코진스' 측은 이번에 발효된 행정 명령에 관한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