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 주민에게 개구리, 거북이 고기 공급하라(?)/북, 대중 관계에 고민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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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개구리와 거북이 등을 양식하는 양서류 농장이 있습니다. 지난해 촬영한 위성사진에도 북한 평양에 대동강거북이 농장이 새로 들어선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농장은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 주민에게 최고의 고기를 공급하라"는 지시에 따라 지어졌다고 합니다.

이 농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0월 직접 시찰하기도 했는데요, 러시아 내 친북성향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북한의 양서류 농장에서 일하는 일꾼들이 개구리와 거북이를 기르거나 수집하는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북한 최대의 곡창지대인 황해도 지역에서도 쌀이 없어 북한 주민이 바닷물에 절인 무를 먹는가 하면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이 속출하고 심지어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인권단체의 주장도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 주민에게 개구리와 거북이 고기를 공급하라는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지시는 현실성 없게 들립니다. 이전에도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형토끼를 기르기도 했지만 토끼고기를 먹었다는 북한 주민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양서류 농장에서 기른 개구리와 거북이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소원해진 북․중 관계와 관련해 북한 지도층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는 건데요, 앞으로 북한의 대중, 대미 관계의 돌파구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중요한 시기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지난해 북한과 유럽연합 간 교역에서 북한이 8천100만 유로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도보다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었는데요, 비록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유럽연합과 교역에서 차지하는 북한의 비중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북․중 간 이상기류, 어떻게 풀어갈지 고심하는 듯
- 북․중, 북․미 관계는 북한 내부세력 대립의 동기부여 - 속단할 수 없어
- 미국의 대북정책 중요한 시기, 하지만 대선이 변수

“북한이 중국과 관계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중국의 대북소식통과 일부 전문가들이 요즘 북․중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부터 북한과 중국 간에 이상기류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경제적으로 중국과 관계가 다소 소원해지면서 북한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아졌다는 설명입니다.

대북소식통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이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판하는 등 입장의 변화를 보이는 것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는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고심하는 것으로 안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중국식의 개방개혁에 대한 가능성을 조금씩 내비치고 있지만 중국이 북한에 대한 국영투자를 모두 금지하고 민간 부문도 투자를 꺼리는 가운데 중국과 관계가 경색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는 겁니다. 또 이같은 국제관계의 변화는 북한 내부에 파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 공연을 이끌었던 중국 동북아연구소의 배경환 선임고문입니다.

[배경환] 이 여파가 앞으로 나타날 겁니다. 외부에서 발생한 국제관계로서의 변화, 즉 북한의 내부 세력이 충돌할 수 있는 명분이 국제관계에서 오지 않겠느냐는 거죠. 대미 관계나 대중 관계 등 국제관계를 통해 북한의 집권세력과 다른 어떤 세력의 충돌이 오지 않겠느냐는 거죠. 여진이 오겠죠. 이번에 미사일에 관한 중국의 입장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과 중국 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중요한 시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도 미국과 관계개선에 무게중심을 두고 중국과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맞물려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큰 가운데 대통령 선거 전까지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북한과 대화에 나서기보다 강경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요, 미국 맨스필드재단, 고든 플레이크 이사장의 설명입니다.

[Gordon Flake] 만약에 지금 다시 협상장에 앉게 된다면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 측에서 뭐라고 할 수 있겠죠. 많은 비판을 받게 될 텐데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또 다른 협상이나 외교적 노력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결국, 중국과 미국에 대한 북한의 외교 관계가 북한 내부에서 친중파와 친미파 간 대립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요즘과 같은 국제관계에서는 북한이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둘 것인지도 고민이라고 대북소식통과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배경환] 북한 내부에서는 친중파와 친미파 간 대립의 동기부여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거죠. 하지만 워낙 민감하고 어느 쪽으로 누울지 모르니까 속단할 수 없죠. 또 어느 시점에는 대중관계나 대미 관계에 급진적으로 돌파구가 생길 수 있고...아마 미국과 중국도 물밑에서 치열할 겁니다.

한편,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최근 불거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관한 총리설이 전혀 근거 없이 확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그가 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북한 내부에서 경제개방으로 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으며 대화와 개방을 추구하는 세력이 어느 시점에 목소리를 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북, 지난해 유럽연합에 8천100만 유로 흑자...비중은?

- 대 유럽연합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
- 유럽연합의 대북 수출 규모 168위, 수입 규모 131위
- 북, 악기와 의료장비, 게임기, 장난감, 운동용품 등도 수출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 Commission)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유럽연합과의 무역에서 8천100만 유로, 미화로 1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북한으로부터 1억 2천200만 유로의 물건을 수입한 반면, 4천100만 유로 상당의 수출을 기록한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유럽연합이 북한에서 수입한 무역액은 2010년도(9천900만 유로)보다 2천만 유로 이상 늘어났지만 수출 규모는 오히려 2천700만 유로가 감소해 적자 폭이 더 커졌습니다. 또 2009년 이후 유럽연합이 북한으로부터 수입한 양은 계속 늘어났지만 수출량이 계속 줄어든 점도 눈에 띕니다.

북한이 유럽연합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광물자원과 석유제품으로 약 7천100만 유로, 남성용, 여성용 의류를 비롯한 섬유제품이 2천300만 유로 정도이며 다음으로는 전자제품이(1천만 유로)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북한은 유럽연합으로부터 기계류, 전자기기 등을 가장 많이 수입했고, 각종 제조품도 뒤를 이었는데요, 특히 유럽연합 국가 중에서 네덜란드와 독일, 영국 등이 주요 무역 대상국이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유럽연합과 교역에서 8천100만 유로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유럽연합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데요, 유럽연합의 주요 수입국으로서 북한은 전 세계 국가 가운데 131위, 주요 수출국으로서의 비중도 168위에 불과합니다. 유럽연합의 주요 수․출입국인 미국, 중국과 비교하면 수출입액의 규모는 수천 배에 달합니다. 수출과 수입을 모두 합한 무역규모에서도 북한은 전 세계에서 156위로 유럽연합의 주요 무역 국가에서 한참이나 뒤떨어지는데요, 무역규모만 볼 때 북한은 유럽연합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국가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연합이 북한에 물건을 팔기는 쉽지 않지만 유럽 국가는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북한에 얼마든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유럽연합에 수출하는 물품 가운데에는 몇 가지 특이한 것이 눈에 띄는데요, 악기를 비롯해 의료장비, 가구, 장난감과 운동용품과 비누 등 생활용품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