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4월 들어 북한 내부의 모습은 예년과 비슷합니다. 한껏 고조됐던 전쟁 분위기는 수그러들고, 농사 준비나 장사도 이전의 모습을 되찾은 데다 이동제한 조치도 완화되면서 정세가 좀 나아졌다는 것이 북한 내부 주민의 설명인데요,
"4월 하순에도 '아시아프레스'의 내부 협조자들은 장사나 농사가 평년과 같은 분위기로 되어 가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농촌 지방은 물론 군대 내부의 식량난은 여전하며, 북한 당국에 대한 비난도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합니다. 오늘은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를 통해 4월의 북한 내부를 정리해봤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북 주민 "요즘 정세는 좀 낫소"
- 북 당국 "여전히 전시상황, 주민에게 피해 없다"
- 농사 준비․장마당 활동 예년과 비슷, 이동 제한도 풀려
- 군인 도둑질 기승 "전쟁보다 군대가 더 무섭다"
- 북한 당국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도 나타내
올해 들어 한껏 고조된 북한 내부의 전쟁 분위기는 4월 들어 점차 수그러진 듯 보입니다.
북한 당국이 여전히 전시상태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요즘은 북한 교도대나 적위대의 훈련도 없고, 농사 준비나 장마당의 활동은 예년과 비슷한데다 북한 주민의 이동 제한도 완화되면서 내부의 전쟁 분위기는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 북한 주민의 설명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양강도 혜산의 내부 협조자와 통화한 내용입니다.
- 요즘 분위기는 어때요?
[취재 협조자] 요즘은 정세가 좀 났소.
- 지금은 분위기가 호전됐고, 전시상태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판단해도 되나요?
[취재 협조자] 아니요. '준전시'나 '전시'라고 한단 말이오. 우리 그냥 사는 것이 전시라고 한단 말이오.
- 전시라고 해놓고 사는 것은 그냥 일상적으로 산단 말이죠?
[취재 협조자] 그러니까 우리 전쟁하는 군대는 따로 있고, 우리 주민은 그냥 본래대로 살고. 전쟁은 군대가 하기 때문에 우리 인민들에게는 전쟁 피해를 안 준다...그렇게 함메.
다시 말해 북한 당국이 지금도 여전히 전시상태임을 강조하면서도 싸우는 군대는 따로 있다고 선전하면서 주민에게는 피해가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북한도 두 달 넘게 지속한 긴장상태를 유지하기 쉽지 않고 주민의 경제적인 부담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내부의 전쟁분위기를 다소 완화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의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말입니다.
[Ishimaru Jiro] 4월 들어 북한 내부의 전쟁분위기는 조금씩 완화하는 것 같습니다. 4월 하순에도 '아시아프레스'의 내부 협조자들은 장사나 농사가 평년과 같은 분위기로 되어 가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또 최근 특별히 사건이나 긴장 상황은 전해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의 식량 사정은 여전히 열악합니다. 취재 협조자에 따르면 군인들도 훈련 대신 농사를 하는데,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도둑질하는 군인이 많아 요즘은 '전쟁보다 군대가 더 무섭다'는 말도 나온다고 취재 협조자는 덧붙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내 농촌 지역의 식량난은 쌀이나 감자는커녕 소금도 없어 못 먹을 정도로 말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이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움만 계속되는 가운데 전쟁 분위기만 고조되자 북한 주민이 당국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는 것도 흔한 일이 됐습니다.
- 요즘 사람들끼리, 가족이나 속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불만 같은 것 말하는 거 있나요?
[취재협조자] 이야. 그런 것 보통이지. 사람들 그저 이렇게 말을 못해서 그렇지, (공개적으로) 이제는 다 말 반동이요. 이제는 다 막말함메.
-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취재협조자] 이제는 다 한다는 소리가 "꼭대기 사람들이 잘 먹고 잘사니까 밑에 사람들을 하등 모른다"는 걸로 막말한단 말이오. 이제는 자기네 배부르니까..." 간부들에 대해서도 막 헐뜯는 소리를 한다는 소리요.
이런 가운데 최근 박봉주 내각 총리가 총리직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황해남도 해주시를 방문해 현지의 농사실태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박봉주 총리가 첫 시찰장소로 협동농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북한이 올해 농업분야에 주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처럼 '아시아프레스'가 접촉한 북한 내부의 취재협조자들은 요즘 비교적 조용한 4월을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전시상황이라면서 북한 주민에게 평범한 일상생활을 강조하고 한편으로는 외교적으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북한 당국으로서는 그리 조용하기만 한 4월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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