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노정민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은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함께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번주 북한 인권의 참상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인권운동가와 탈북자,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개선을 외치고 있습니다.
먼저 오늘 다룰 소식을 소개하는 <오늘의 초점>입니다.
<오늘의 초점>
- 예멘에서 문을 연 북한 한의원이 현지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최근 발생한 반정부 민주화 시위로 손님이 뚝 끊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멘과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에서 발생한 반정부 민주화 시위로 현지 북한 근로자의 외화벌이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 요즘 한국 음식을 세계에 알리자는 '한식의 세계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북한 음식도 세계화를 향한 작은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북한 음식도 세계에 진출하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어떤 음식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 의사, 간호사 6~7명 상주
예멘에서 발생한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석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반정부 시위로 33년간 예멘을 통치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이른 시일 내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믿지 못하는 국민은 당장 물러나라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예멘 시위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난. 여기에 장기 집권에 대한 불만이 더해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했는데요, 현지 한인의 설명입니다.
[예멘 현지인] 국민의 40% 정도가 하루 2달러로 살아가는 경제적인 부분, 또 다른 중동국가에 비해 낙후된 경제 시설과 높은 실업률 때문에 젊은 층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련해 예멘의 살레 대통령이 곧 퇴진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이에 서명하지 않았고 국민도 이를 신뢰하지 않고 있어서 예멘 내 반정부 시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예멘에는 약 150명의 북한 근로자가 건설과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특히 예멘의 수도 '사나'에는 예멘 사람을 대상으로 한방과 물리치료를 하는 북한 의사와 간호사 등 6~7명이 머물고 있습니다.
북한 한의사들은 예멘 사람을 대상으로 쑥뜸과 부황, 물리치료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데 매우 진지하고 치료 효과도 있어 현지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직접 치료를 받아 본 예멘 '사나'의 최홍섭 씨의 설명입니다.
[최홍섭 씨] 마늘을 잘게 썰어 혈에 올리고, 그 위에 쑥을 올려서 불을 붙입니다. 또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입니다. 좀 차이가 있죠? 그래도 진지해요. 환자와 상담도 15분 이상 하고,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예멘에서 북한 한의원이 문을 연 때는 2008년. '고려전통동방약센터'란 이름의 이 한의원은 당시 북한 측에서 공동 사업을 제안하고 숙련된 의료진을 보내 완성했는데 선진 의학기술을 접하지 못한 예멘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치료비용이 비교적 비싼 편이기 때문에 북한의 외화벌이에도 큰 역할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일어난 예멘 내 반정부 민주화 시위로 손님들이 뜸해져 외화벌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이밖에도 북한 한의원의 의료 장비는 매우 열악한데요, 한 예로 일회용 라이터를 비롯해 머리를 말리는 데 쓰는 '헤어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으로 배를 치료하는 모습은 북한의 의료 장비 수준을 가늠케 한다고 최홍섭 씨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예멘에 거주하는 북한의 건설 노동자들도 반정부 민주화 시위로 외화벌이에 타격을 받았을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집트 내 300여 명, 리비아 내 200여 명의 북한 근로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내 전문가와 탈북자들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잇따라 발생하고 독재정권이 붕괴할수록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도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북한 음식도 세계화에 도전한다
요즘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는 '서울 국제식품 산업대전'이 26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데요, 45개 나라에서 식품과 유통에 관련한 1천100개 업체가 참가하는 데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각종 공연도 선보인다고 합니다.
또 한국의 '농림식품부'와 '한식재단'이 다음달 20일까지 미국의 뉴욕 곳곳을 다니면서 한국의 맛을 홍보하고 있는데요, 이같은 한식의 세계화 열풍 속에 북한 음식도 세계화를 향한 작은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오는 10월, 한국에서 국제적인 종교행사가 열리는데요, 이날의 음식이 모두 북한음식으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어떤 북한 음식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을까요? 우선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의 최현옥 씨의 말입니다.
[최현옥 씨] 음식 맛이 순하고,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 독특하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대사관 부인들과 유학생들이 음식 맛이 좋다며 정기적으로 오고 있는데요, 보쌈김치, 간단한 전, 냉면에 대해 관심을 보여서 직접 가르쳤습니다.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의 원장으로 있는 탈북여성 이애란 박사도 북한 음식 중에도 세계화에 나설 수 있는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북한 음식은 상차림보다 요리가 발달해 있어서 세계화로 진출하기 위한 효율성을 높이는 데 더 유리하다는 설명입니다.
[이애란 원장] 북한 지역은 남쪽보다 상차림에 대한 개념이 약해요. 북한 음식은 요리로 발달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효율성을 높이는데 더 유리하죠. 오는 10월경에 여의도 순복음 교회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하는데 북한 음식으로 행사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북한 음식으로 시식회를 했는데 정말 맛있고 담백해서 좋아한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최근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비빔밥. 특히 매운 고추장을 먹지 못하는 외국인에게는 고추장이 아닌 간장에 비벼 먹는 북한식 '해주비빔밥'이 상당히 선호하는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닭 육수에 채소, 닭고기를 넣어 먹는 평양 온반은 소화가 잘 되고 밤으로 만든 수프는 맛과 영양에서 외국인들의 호응이 좋습니다.
[이애란 원장] 녹두전도 좋아했고, 평양 온반도 외국인들이 상당히 좋아하셨어요. 미국 사람이었는데 세 그릇을 드셨어요. 또 밤으로 수프를 만들었는데 밤은 영양도 좋은 음식이거든요. 이런 것들은 시대에 알려질 수 있는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처럼 이애란 원장은 젓갈류가 발달한 황해도, 식혜와 감자요리가 많은 함경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평안도 등 북한 지역의 기후와 지형, 음식재료에 따라 발달한 음식이 서로 다르지만 개발을 잘한다면 북한 음식도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한식의 세계화'는 2008년에 한국 음식을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고 다각적인 노력으로 한식에 대한 인식은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음식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고, 음식은 그 나라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데요, 세계인이 북한 음식을 즐기는 그날까지 이를 위한 숨은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