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 노동자를 최대한 파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한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현재 전 세계 40개국에 나가 있는 3만 명 이상의 노동자 외에 올해 1만 명의 노동자를 추가로 파견할 계획을 세웠다고 27일 보도했는데요,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자금난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해외 근로자들이 1년에 벌어들이는 외화는 1억 달러가 넘는다고 하죠. 이는 대부분 충성자금의 명목으로 북한 당국에 들어갑니다.
한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북한의 평양에서는 고급 외제 승용차의 수가 늘어나고 있고 고급술과 사치품도 넘쳐나 북한 상류층의 생활은 전혀 변함이 없다고 외신들이 전했는데요, 이 소식을 접하면서 식량난과 전력난 속에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일반 북한 주민이 떠오르는 것이 저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다른 지방마다 전국 각지에서 다 했지요. 그저 모여서 규탄대회 했지요. 토론 좀 하고...어쨌든 다 모여야 하니까...”
일본의 '아시아프레스(ASIAPRESS)'가 27일 접촉한 북한 주민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 수만 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규탄대회가 계속됐지만 정작 북한 주민은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월의 정치행사를 모두 끝낸 북한 주민은 이제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북한 당국의 강경 분위기와 달리 북한 주민 사이에는 특별한 긴장감이 없다고 합니다.
“거기서 오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그렇단 말입니다. 애들이 맥이 없어서 학교를 못가고...거기서 지금 그렇단 말이 들립니다.”
북한의 곡창지대인 황해도 지방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북한 당국의 대책은 없다고 하는데요, 직접 북한 주민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4월 정치행사에 피로감, 이제는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
- 북한의 언론매체와 달리 내부 긴장감은 덜 해
- 평양에서 15만 명이 모여 남한을 규탄하는 성토대회를 했다는데, 그쪽에서는 안 했소?
[함경북도 주민] 다른 지방마다 전국 각지에서 다 했지요. 그저 모여서 규탄대회 했지요. 토론 좀 하고...
일본의 ‘아시아프레스(ASIAPRESS)’ 가 27일 북한 함경북도의 주민과 통화한 내용입니다. 최근 한국에 대한 규탄대회에 참석한 이 여성은 당시 약 3~4만 명이 모였으며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한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돌아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여성의 대화에서 한국에 대한 분노나 규탄대회의 심각성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사람들이 뭐라고 했나?
[함경북도 주민] 그저 이명박(대통령)이를 욕하지 뭐.
- 그리고 KBS나 MBC 방송국도 말하고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하데?
[함경북도 주민] 예
- 4만 명이면 사람들이 많이 모였네.
[함경북도 주민] 그렇게 됩니다. 어쨌든 다 모여야 하니까
북한군이 지난 23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대남도발을 예고하듯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라고 밝히고 전국적인 규탄대회를 통해 북한 주민의 동참을 이끌고 있지만 정작 북한 주민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북한의 중요한 정치행사가 다 끝났고, 이제는 농사나 장사 등 먹고살기 위한 일에 관심이 쏠려있단 설명인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아시다시피 북한에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모임이 계속되지 않습니까? 특히 북한의 매체들은 한국에 대해서 공격적인 비판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내부 주민은 긴장상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4월의 정치적 행사가 끝났잖아요. 매우 바쁘게 지났는데요, 이제 정치 행사가 다 끝났고, 이제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한 생활 투쟁에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농사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북한 주민은 정치행사나 한국을 비판하는 규탄대회에는 관심이 없어 북한 당국의 발언과 달리 긴장상태는 아니라는 겁니다.
[Ishimaru Jiro] 정치행사는 해도, 온 국민을 긴장상태에 두는 것은 어렵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시급하기 때문에 북한 언론에서 떠드는 것을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가 저의 견해입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황해남도에서 아사자 소식, 아직 대책은 없어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에서도 식량난이 매우 심각해 농촌 지역의 주민이 바닷물에 절인 무를 먹는가 하면 사리원역 앞에는 수많은 꽃제비가 모여 있을 정도라고 지난 <라디오세상>시간(4월10일)에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지난해 황해도 지역은 농사가 잘 되지 않았고, 큰물 피해를 입은 데다 군량미와 수도미까지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농촌 지방에서는 2~3월부터 먹을 것이 부족했다고 하는데요, 인근 바닷가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던 것도 군인이 통제하고 장사도 여의치 않아 생활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인권단체인 ‘좋은 벗들’도 최근 황해남도 전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아시아프레스가 접촉한 북한 주민도 이에 대해 같은 말을 합니다.
- 황해남도에 식량이 곤란해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오.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소?
[북한 주민] 예, 많습니다. 거기서 오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그렇단 말입니다. 애들이 맥이 없어서 학교를 못가고...거기서 지금 그렇단 말이 들립니다.
- 그래서 무슨 어떤 대책을 세웠다는 말은 없소?
[북한 주민] 예, 없습니다. 무슨 대책을 어떻게 세우겠습니까?
- 군량미를 풀어서 뭐 백성을 먹였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북한 주민] 그건 못 들었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배급이 있고 다 집집마다 소토지가 조금씩 있으니까 좀 낫습니다. 그래도 그저 함경북도가 좀 낫습니다.
황해도의 농촌 지역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통제가 강화되면서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도 문제가 됐는데요, 중국 방문은 물론, 밀수나 월경 등 사람과 물자의 유통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황해도 지역의 생활고는 더 악화하고 있습니다.
강성대국 선포, 100회 태양절,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그리고 인민군 창건일까지 정신없이 달려온 4월의 정치행사. 정치행사가 많았던 만큼 북한 당국이 쏟아 부은 돈도 많아 앞으로 심각한 경제적 악화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장기적인 정책이나 청사진은커녕 당장 식량난을 겪고 있는 황해도 지역에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요, 북한 주민이 북한 당국에 느끼는 피로감과 실망은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