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 미국 인터넷 사이트 접속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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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노정민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은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함께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어느덧 5월입니다. 한국은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의미의 5월을 맞고 계십니까?

먼저 오늘 다룰 소식을 소개하는 <오늘의 초점>입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에서 미국의 컴퓨터 운영체제를 이용해 '구글'과 '자유아시아방송' 등 미국 홈페이지에 접속한 횟수가 최근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미국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있다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 이후에도 방문자가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2008년을 기준으로 북한 내 100세 이상의 장수노인이 64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인데요, 하지만 국제사회의 지원과 도움으로 생활․의료 환경이 개선돼 앞으로 100세 이상의 장수 노인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 구글 등 접속

북한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구글(Google)' 등 미국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한다는 지난달 15일 보도 이후 다시 북한의 접속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지난 2월부터 3월 한 달간 북한에서 ‘자유아시아방송’에 접속한 횟수는 약 10회에 달했지만 이후 3월 16일부터 4월 27일까지의 방문자 수는 19회. 북한에서 미국과 한국 내 대북방송에 접속하고 있다는 보도 이후에도 방문횟수는 2배 가까이 더 늘었습니다.

또 이들 홈페이지에 머문 시간이 1분이 채 안 되는 때도 있었지만 30분에서 60분가량 머문 사례도 눈에 띄었습니다. 또 하루에 복수의 사람이 '구글'과 ‘자유아시아방송’ 등에 접속하기도 했습니다. 접속한 지역을 추적해 보니 장소는 이전과 같은 ‘하남리(Hanam-ni)'.

북한에서 접속한 5개의 컴퓨터 고유주소(IP Address)를 추적해보니 모두 미국이 개발한 운영체제 ’윈도우 XP'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미국 내 홈페이지를 자유롭게 드나들었습니다. 접속한 시간대는 오후 2시와 오후 9시, 새벽 5시 등 다양합니다.

특히, 북한에서 검색한 자유아시아방송의 기사 가운데는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된 내용을 비롯해 ‘한미합동군사훈련’과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한글로 된 기사이지만 영문 기사를 검색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북한은 북한 주민의 인터넷 사용을 차단하고 소수 특권층에게만 이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미국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외국의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은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북한 내 외국인이나 일부 특수계층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북한의 접속자는 지난 1월에 한국의 대북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국제적 언론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는 최근 북한을 ‘인터넷 적대국’으로 지정해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군은 현대전에 맞게 군 통신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해서 내부 전산망을 초고속 인터넷 전용선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 100세 이상 장수 노인 늘어날 가능성

미국의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내 100세 이상의 인구는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7만 명이 넘습니다. 20년 전의 3만 7천 명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인데요, 미국 내 100세 이상의 인구는 전 세계 국가 중에서도 가장 많고 또 가장 빠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100세 이상의 인구 증가는 의학기술의 발달과 영아 사망률의 하락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유엔인구기금(UNFPA)이 집계한 북한 내 100세 이상의 장수 노인은 2008년을 기준으로 64명. 유엔인구기금의 윌리엄 라이언 공보 담당관은 2008년까지 100세 이상의 노인이 64명이고 모두가 여성이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확인했습니다. 2006년 한국 내 100세 이상의 노인이 1천 명에 육박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인구참조국(Population Reference Bureau)의 북한 전문가인 칼 하브(Carl Haub) 선임 연구원은 100세 이상의 장수 인구가 이전보다 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저히 낮은 수치라고 평가했습니다.

Carl Haub: (64명은)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의 의료, 생활환경이 좋지 않았고 기대수명이 낮기 때문인데요, 이는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교해도 매우 적은 숫자입니다. 또 모두 여성이라는 점은 북한 남성이 군대와 광산 등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에 장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100세 이상 장수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비롯한 기본적인 의료․생활환경이 마련돼야 하는데 북한은 매우 열악한데다 계속된 식량난으로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장수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 하브 연구원 설명입니다.

하지만, 하브 연구원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북한의 생활․의료 환경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서 북한 내 100세 이상의 장수 인구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는데요, 결국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의 수는 그 나라의 경제와 삶의 질, 생활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Carl Haub: 한국을 보세요. 북한보다 100세 이상의 장수 노인도 많고, 기대 수명도 높습니다. 영아 사망률도 낮고요, 한반도에서 두 나라의 차이는 너무나 극명합니다. 북한 주민의 기대수명과 장수 노인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주체사상보다는 외부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들여 의료․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삶의 질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높아지면서 '100세 시대'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100번째 생일을 맞은 북한 주민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으로 생일상을 차려주고 방송매체를 통해 이를 널리 알리는 등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북한에서 100세 이상 장수한 노인들의 비결을 들어보면 된장과 두부, 콩으로 만든 음식과 채소를 자주 접하고 꾸준히 노동을 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했다고 하는데요, 이밖에도 미국의 전문가들은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태도', '삶에 대한 애정과 유머', '정신적인 건강과 용기' 등을 장수의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한편, 인구참조국은 북한 내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전체 인구의 9%로 북한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으며 평균 수명도 지금보다 더 늘어나 의료지원을 비롯한 국가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