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숨진 ‘향산별장’ 철거됐다

2013년 10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향산별장이 사라지고 묘목이 심어져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2013년 10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향산별장이 사라지고 묘목이 심어져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2013년 촬영된 위성사진, '향산별장' 사라져

- 함경북도 경성의 김일성 별장도 이미 철거

- 할아버지, 아버지가 사용한 별장 허물고 뭘 짓나?

- 철거 후 뚜렷한 변화 없지만, 공원․휴양지 전용 가능성


김일성 전 국가주석이 숨진 곳으로 알려진 북한 평안북도의 '향산별장'.

'향산별장'은 묘향산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호랑령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옥 형태의 대형 복합건물로 지어진 초호화 별장으로 1981년에 착공해 1984년에 완공됐습니다.

실제로 2004년 당시 위성사진에 포착된 '향산별장'은 웅장하고 주변이 잘 정돈된 모습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첫번째 사진) 2013년 10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는 '향산별장'이 사라졌습니다. 별장이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는 어린 묘목만이 심어져 있는데요, (두번째 사진)

위성사진을 통해 '향산별장'의 철거를 확인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별장 인근에 있던 기간시설 등은 그대로 남아 있어 앞으로 공원이나 새로운 휴양지로 전용될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특히 '향산별장'은 김일성 국가주석이 실제 숨진 곳이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불길한 마음에 이후 한 번도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일성 국가주석이 애용한 별장이 어느 한순간 없어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함경북도 경성군의 김일성 별장 자리. 2008년 이전 허물어진 뒤 방치되어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함경북도 경성군의 김일성 별장 자리. 2008년 이전 허물어진 뒤 방치되어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김일성 주석이 이용한 별장이 철거된 것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함경북도 경성군에 있는 또 다른 별장도 2008년 이전에 허물어진 것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는데요, (세번째 사진) 별장이 철거된 이후 지금까지 방치돼 있지만 인근의 기간 시설이 보존된 것을 볼 때 앞으로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제1비서가 북한의 최고 지도자에 오른 이후 북한 곳곳에 전용공관과 전용별장 공사가 이어졌는데요, 2009년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용하던 함경북도 경성군의 별장을 폭파하고 그 자리에 전용별장을 지었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국의 북한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 제1비서가 이전 별장을 폭파하고 그 자리에 최신 디자인과 수입 건축자재로 자신만의 전용별장을 건설하려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공사에 동원되고 농경지가 매몰돼 북한 주민의 불만이 커졌다고 언론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위성사진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김일성 주석의 별장이 사라진 자리에는 뚜렷한 변화의 움직임은 없습니다. 또 부지가 앞으로 누구를 위해 어떤 용도로 사용될 지도 현재로써는 알 수 없는데요, (I do not know what the plans are for the Kyongsong property. Is has not undergone significant modifications since June 2008. It is left in pretty much the same state as the Hyangsan property: The main palace building has been torn down and cleared, but the support buildings and infrastructure are seemingly left in place for a future use) 단지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초호화 별장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된 이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한 일은 놀이공원과 휴양지, 각종 오락 시설 등을 건설하는 일이었는데요, 옛 별장을 허문 자리에 또 무엇을 지을지, 정말 자신을 위한 별장을 건설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